-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주는 위로 -
가끔 어떤 삶이 성공한 삶일까? 라는 질문을 지인들에게 던져보기도 한다.
돌아오는 대답은 10에 8할은 "잘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잘사는 것이란 원래의 의미처럼 사람답게 사는 것을 말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물질적 성공만을 말한다.
며칠 전에는 유명가수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의혹이 방송되었다.
정황상 음주운전으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공연을 감행하고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검찰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고용해 법적다툼을 예고했다.
모든 것이 돈이면 해결되는 세상이니 물질적 성공이라는 답변을 탓할 게 못된다.
고위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를 보면 우리나라 상위그룹중에 뜻있는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지 않고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은 드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통령과 가족들을 보라.
일반인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짓을 저지르고도 "박정하지 못해서"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부끄러움없이 버젓이 대통령 행세를 하고있다.
여권의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동훈은 가장 비싸다는 집에서 살면서 고가의 차량을 구매할 때 고작 얼마 안 되는 자동차세를 내지않으려고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주소를 옮겼다.
내가 이렇게 그들의 민낮을 글로 옮기는 것은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지 않으며,헛된 야망이나 비겁한 타협이 아니라 많은 도덕적 인내와 절재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의 성취를 기꺼이 타인과 나누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럴듯한 허울을 열망하며 주연만을 꿈꾸는 자들의 위선과 아집보다 소박하지만 일상에 충실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노동의 가치를 아는 정삼이사들의 평범한 삶이 더욱 빛나는 삶이다고 말해주고 싶다.
위대함과 소박함, 비범함과 평범함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해도 그것은 본질적인 차이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다.
경제적 사회적 지위 그 속에서 열등감과 우월감이 나뉘지만 인생 끝자락에서 돌아보면 오십보 백보인 삶이다.
위대하고 찬란한 삶을 살아온 범부들을 위해 중국 황제가 사흘 밤낮을 먹고 마셨다는 만한전석(滿漢全席)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요리코스로 안내해보고자 한다.
지하철 동묘역에서 하차.
동묘 벼룩시장 재민이네집에서 고기튀김에 막걸리 한잔.
벽에 쓰여진 낙서에서 '손홍민 왔다감'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움중 하나다.
바로 밑에 한글로 '베컴도 왔다감'이라고 써진 위트있는 글은 그야말로 웃음폭탄.
재민에네 바로 앞집 녹두삼계탕과 순댓국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장은
고흥군 도화면 출신의 박종렬씨.
주변에서 정이 많고 인심도 후하다고해서 다음에 꼭 들리기로 함.
세상 온갖 박물이 모인 벼룩시장을 구경후에 시원한 코코넛열매쥬스 한잔.
쥬스를 마시고 코코넛 열매 속에 든 속살을 수저로 파서 먹을 것,
천원하는 토스트와 미숫가루 흡입.
다시 관우를 모신 동묘를 구경하다
한 그릇에 3.500원 하는 송해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
동묘에서 걸어서 종로 4가 광장시장 진입중 이영애가 입었다던 티셔츠가 단 돈 2.000원에 팔리는 걸 목격함.
세발짝 걸어가니 이영애 타령을 하시던 그분 이번에는 가죽자켓을 들고 영화배우 최민수가 오토바이 타면서 입었다고 하면서 봉이 김선달로 빙의중.
광장시장에 들러 제일먼저 수백겹으로 이뤄진 바삭하고 고소한 어니언 피자 한조각과 아메리카노로 떨어진 당 채움.
광장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종로입구쪽에 있는 꽈배기집에서 갓 튀겨낸 꽈배기 하나랑 수수부꾸미집에서 수수부꾸미 집어들고 작은 쉼터에서 앉아서 시식.
은희네 매운탕집 구경시켜주면서 그림의 떡이라는 화중지병(畵中之餠)에 대해 설명해주고 구경만 시켜줌.
우이락 고추튀김은 참을 수 없어 흡입.
눈요기만 할 요량으로 육회골목 들어섰다가 육회 1인분을 포장으로 파는 자매집의 유혹에 넘어가 1인분 구입.
골목어귀에서 육회를 먹으니 급작스레 칼칼한 것이 땡김.
가차없이 제주산 월동 무를 채쳐서 떡볶이 국물에 투입하여 시원칼칼함이 좋은 정가네떡볶이집에서 또 다시 1인분.
이때부터 뱃살이 출렁거리고 혁대 한 칸을 풀어줌.
넷플릭스 '길 위의 세프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외국인들이 줄을 서는 고향칼국수는 보는 것만으로 대리만족하기로함.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램지가 다녀갔가는 동문A24호 오빠네 김밥집에 폼나게 들렸다가 배에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거부하길래 참기름 냄새만 맡는 것으로 타협하고 돌아섬.
숭어알로 만든 어란이 매달려있는 가게 앞에서 군침만 삼키고 돌다 빈대떡집 앞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춤.
터질듯한 뱃살이 모든 음식을 거부하지만 머릿 속에서는 "그래도 광장시장 왔는데 빈대떡을 안 먹고 가는 것은 용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을 그리지않는 것고 같다고 메아리처럼 울려퍼져 설득당함.
빈대떡은 포장해서 집에서 먹기로 절충,"나는 야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자뻑함.
빈대떡 곁에서 "나는 한입거리도 안됨"이라고 레이져를 쏘는 꼬마김밥(마약김밥)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스스로 "이건 디저트야" 자위하며 소화기에 넣음.
내 몸뚱이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와 양심을 지키기위해서 광장시장에서
방산시장을 거쳐 을지로4가역까지 걸어서 지하철 탑승 후 귀가.
광장시장과 역 사이에 있는 방산시장 은주정 김치찌개가 나를 부르는 이산가족처럼 환청이 들려왔지만
개 무시함.
마음 속에 '참 잘했어요'도장 찍어줌
오늘 하루 자평
" 지금 이 순간이면 충분했고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었다 평범하여 찬란한 삶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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