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공격당한지 6일만에 반격
이란 '최대수준 대응' 사전경고
전면전 충돌-보복 악순환 우려
아시아 증시 급락...유가 급등
이스라엘이 이란으로부터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한 지 엿새 만에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재보복을 강행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폿격에 대응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한
재보복 성격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는 '보복의 악순환'을 지속하며 긴장을 높여가는 모양새라 자칫 중동 지역 양대
군사강국 간 본격적인 전면전울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ABC방송 등은이스라엘이 19일 이란 내 목표불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오전 4시경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350km 떨어진 이스파한 상공에서 무인기(드론) 3기가
목격됐고, 방공체계가 가동돼 모두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익명으로 외신에 '군이 이란 본토를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이번 공격과 관련된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스파한에는 이란 육군항공대 기지 등 군사시설은 물론이고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등 이란의 '핵 인프라'가 밀접해 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시설에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으로 갚아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킴 도저 CNN방송 글로벌 이슈 분석가는 '양국 간 이러한 확전 사다리(escakation ladder)'가정말 끔찍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보복 공격에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요둉쳤다.
코스피는 19일 장중 한때 3% 이상 급락했다가 오후 들어서는 낙폭을 줄여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에 마감했다.
원.달러 한율도 장중 20원 가까이 오르며 달러당 1390원 선을 돌파했다가 결국엔 9.3원 오른 달러당 1382.2원에 거래를 맞췄다.
알본 증시도 2,7%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중동의 긴장 고조에 국제 유가도 이날 한때 4% 이상 급등했다.
미 긴축에 중동위기 겹쳐...한미일 시장개입에도 약발 안먹혀
코스피 1.63% 닛케이 2.66% 급락
원달러 환율 장중 20원 급등 널뛰기
한 경제 외풍 취약...신3고 위기 우려
중동 전쟁의 위기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악재가 중첩되면서 국내금융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강달러에 말려 원화 및 엔화가치가 연일 떨어지자 한국과 일본, 미국 재무장관이 사상 처음으로 회의를 갖고
초유의 시장개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금융시장을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장충격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신3고 위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긴축 악재에 중동 리스크 강타
19일 국내 증시는 전날 밤 미4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내에서 '금리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든 데다
반도체 관련 주의 조정까지 겹치면서 1.3%가량 급락한 채 출발했다.
그러다가 오전에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속보가 날아들며 순식간에 낙폭을 키워 2.558.55까지 내려갔다.
코스피가장중 2,550대까지 후퇴한 것은 2월2일 이후 2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증시 역시 오전 때 3.5% 안팎까지 급락하고 주변국 증시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검은 금요일'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낙폭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이란의 피해가 예상보다 작았다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보다 장중 20원 급등했다가 낙폭을 줄여 9.3원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인ㄹ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하루 동안 각각 3000억 원, 600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미국 반도체 관련주 하락의 여파로 삼성전자(-2.51%) SK하이닉스(-4.94%)가 크게 떨어진 것도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사장의 공포 심리가 커지면서 자산 가격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ICE 건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한때 전날 대비 4.2% 오르면서 배럴당 90.75달러까지 치솟았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다시 2400달러를 넘어섰고,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폭락하면서 6만 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대외 충격에 유난히 취약...'백약이 무효'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내 시장의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서 한국 경제가 유독 외풍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다시 한 번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주요국 지수의 변동 폭이 미국이나 유럽은 3~4%에 그치는 반면에
코스피는 7%를 넘나들고 있다'며 '외국인의 과격한 선물 매매가 증시 급등락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불안이 가시지 않자 정부는 한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 개입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나섰다.
또 미국 워싱턴에서 역대 첫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원화와 엔화가치 절하를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특단의 조치'에 다른 약발은 당일 하루에 그쳤을 뿐, 다음 날에는 다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연일 되풀이
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이달 11일 이후 매일같이 10원 안팎 급등락을 하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저문가들은 고환율 공포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외 악재들이 더해 4월 배당 시즌을 맞아 외국인들의 달러 송금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점은 원화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상황과 관련해
'상황별 대응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통화 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근 외환시장 문제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동훈 기자
미연준 인사 '연내 금리 못내릴 수도' ,,,일은 추가 인상 시사
연준 2인자 '인하 시습성 못느껴'
일은행 총재 '금융정책 변경 가능'
고물가 속 '인플레 대응 우선' 판단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잇따라 기준금리에 대한 매파적(토오하 긴축 선호)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인상,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 일본 등은 '달러 1강'에 따른 환율 상승(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도 덜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18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의 실질적 '2인자' 존 월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 경제의 성장세 덕에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는 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월리엄스 총재는 이전까지는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해 왔는데
이제 '올해'를 뺴고 '언젠가는'으로 표현을 바꾼 것이다.
심지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 말까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물가가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말했다.
미연준 고나계자들의 표현이 달라진 것은 끈적이는 물가, 뜨거운 성장세, 중동 정세의 불호가실성이 복합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속적으로 2%대 물가상승을 회복을 자신해 왔다.
하지만 3월에도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3.5%로 나타나자, 다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리셋' 상황이다.
연준의 돌변에 맞춰 미 금융기관도 줄줄이 금리 인하 전망치를 바꾸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첫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을 기준 6월에서 12월로 옮겼다.
3월 그리 인하를 확신했던 골든만삭스는 7월부터 두 차례 인하로 전망을 바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이 된다면 금융정책 변경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엔저로 수입 물가가 계속 오르면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뜻을 나타낸 것이다.
올 초 달러당 14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엔저 가속화로 155엔에 육박하고 있다. 뉴욕=김현수/도쿄 이상훈 특파원
휘발유 5개월만에 1700원 돌파, 물가 관리 빨간불
방미 최상목, 화상 긴급점검회의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중동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 경제팀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고금리 속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물가 관리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19일 최상옥 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화상으로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 이날 오전 이스라엘이 이란 내 시설을 타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예정했던 회의를 격상시켜
긴급 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그 어느 떄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범부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 달라'며
'외환시장의 경우 펀더멘텔과 괴리된 과도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조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정부의 물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하반기(7~12월)에는 2%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자신해 왔지만 돌발 악재가 늘어난 것이다.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오르면서 최근 식품업계는 잇달아 가공식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국제유가를 반영하며 상승 중인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8일 1701.69원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700원 선을 넘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오름세에 편승해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야당의 추가경쟁예산 편성 요구에 대해 '추경은 보통 경기 침체기 올 경우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18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민생이나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한 타깃(목표) 계층을 향해 지원하는 것이
재정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새종=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