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튼 미드필더 압둘라예 두쿠레는 이달 영어권 스포츠 사이트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지난 시즌을 회상한 두쿠레는 '팀을 떠날 뻔한 순간'부터 '시즌 마지막날 팀을 구해낸 순간' 등에 대해 회상했습니다. 다음은 두쿠레 인터뷰 원문입니다.:
압둘라예 두쿠레에게는 여전히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에버튼의 2022/23시즌 마지막날 본머스전때 아마두 오나나가 한 마디를 전달했을 때처럼요.: "나 너가 골 넣을 줄 알았어."
정작 두쿠레는 팀을 두 시즌 연속 강등권 싸움에서 구해내는 골을 넣었을때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두쿠레는 그날 경기가 끝났을 때 벅찼던 감정 그리고 '커리어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2022/23시즌 최종전 본머스전 1-0 승 이후
압둘라예 두쿠레, 에버튼 미드필더 : "진짜 긴장되는 순간이었어요. (본머스전) 종료까지 30분 남은 상황이었고, (같은 시간) 레스터는 이기고 있었죠. 구디슨 내부가 스트레스로 가득찼어요. 선수들도 긴장감을 느꼈죠. 우리가 골 못 넣으면 그대로 강등이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골 기회를 잡고자) 세컨볼을 쫓았고, 모든 노력을 다했어요."
"골 넣었을 때 제가 뭐라고 소리 질렀는지 기억 안 나요. 근데 아마두 (오나나)가 '너가 골 넣을 줄 알았어'라고 말한거는 기억나더라고요. 왜냐하면 하프타임때도 얘가 저한테 '너가 골 넣을 거다' 말했거든요. 사실 저도 '찬스 한 번만 오면 무조건 넣는다'고 생각 했었죠."
"엄청난 감정이 밀려온거 같아요. 진짜 시즌 내내 별별 순간을 다 겪었죠. 올해 (2023년)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너무 힘든 순간이었어요. 시즌 막판에 제가 (한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었는데... 그게 이 문제였어요. 아버지 생각하니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램파드 전임 감독과의 갈등에 대해 말하다
만약 상황이 조금만 바뀌었다면, '두쿠레가 시즌 마지막날 본머스전에서 에버튼을 구해낸다'는 상황도 현실화되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 시즌 상반기에 프랭크 램파드 전임 감독 체제에서 주전 외 전력이 됐던 두쿠레는 대다수 경기 출전이 교체 투입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쿠레는 더 고립됐었죠.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프로 생활하면서 경기에 많이 못 나왔던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거든요. 제가 모르는 이런저런 이유들때문이었죠. 저는 (전반기) 당시에도 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선수들 중 하나였어요. 모든 노력을 다하는 선수였고요. 팀이 연패를 겪는 등 부진에 빠졌을 때도 피치에서 도울 수가 없으니까 미치겠더라고요."
지난 1월 에버튼이 홈에서 사우스햄튼에 1-2로 패한 뒤, 두쿠레와 램파드는 감정적으로 대립했고, 급기야 서로를 무시하는 상황까지 일어났습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두쿠레의 에버튼 커리어는 끝난 것처럼 보였죠. 실제로 두쿠레는 타 팀 이적을 물색했었고, 풀럼을 포함한 여러 팀들이 두쿠레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몇 주 뒤, 램파드가 경질됐고, 상황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전임 감독님이 몇 주만 더 팀에 있었으면 전 떠났을 거에요."
"1년 내내 경기에 못 나오는건 불가능한 일이죠. 근데 당시 전임 감독님 체제에선 계획적으로 절 안 썼으니 '그럴 수 있다'고 봤어요. 제가 훈련을 잘하고 좋은 컨디션을 갖춰도 감독님이 안 썼을거라 생각해요. 뭔가 개인적으로 저한테 안 좋은 감정이 있던거 같더라고요."
"사실 구단에서 감독을 교체하면 저한테 기회가 다시 올 수도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전임 감독과 갈등 속에서도) 계속 열심히 훈련하면서 제 기회를 노렸죠. 결과적으로 잘된 거 같아요. 제가 팀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를 확정짓는 골을 넣어서 기쁩니다."
"지난 시즌은 좋을 때랑 안 좋을 때가 분명했던 시즌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즌이었죠. 하지만, 제가 더 성숙해지고 더 큰 성공을 얻는데 도움이 됐을 거라 봐요. 새 감독님이 오신 후, 선수들 모두 진짜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우리 팀은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할 자격이 있었어요."
"팀을 떠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는데... 그래도 에버튼에 남아서 팀을 도와 기뻤어요."
다이치 감독 밑에서 부활한 두쿠레
두쿠레는 션 다이치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빛을 찾아냈습니다. 한동안 1군 팀 훈련에서 제외됐던 두쿠레는 다이치 감독 부임 후 곧장 1군 훈련에 복귀했습니다. 그 이후, 두쿠레는 다이치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죠. 감독 교체는 말리 국가대표 미드필더 두쿠레에게 기회를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두쿠레는 다이치 감독의 에버튼 감독 데뷔전인 아스날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1-0 승리를 도왔습니다. 그 이후 두쿠레는 더 이상 이전 상황을 신경 쓰지 않게 됐습니다.
"(다이치) 감독님은 특별한 얘기 안 하셨어요. 그냥 '너 잘하는 거 계속 해라' 말씀하시면서 제게 출전 기회를 주셨죠. 다이치 감독님이나 새 코칭스태프분들 모두 제가 (한동안) 경기를 못 뛰었던거에 놀랐던 거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저 프리미어 리그에서만 6~7년 뛰었잖아요. 제가 어떤 선수인지 웬만한 코치님들도 다 아실텐데..."
"아무튼 감독님은 우리 팀에서 몇 몇 선수들을 핵심으로 의지하려 했고 그 중 하나가 저였어요."
프리미어 리그에 살아남은 에버튼
두쿠레는 다이치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습니다. 팀에서 공격과 미드필드를 잇는 역할을 맡은 두쿠레는 시즌 마지막 2달동안 5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활약했습니다. 특히 두쿠레는 5-1 대승을 거둔 브라이튼전에서 2골을 기록했고, 팀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본머스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었죠.
물론 '옥의 티'가 없던건 아니었습니다. 특히, 토트넘전에서 해리 케인과의 신경전 중 레드카드를 받아 3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던 것은 전혀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에버튼의 시즌 후반기에 두쿠레가 팀 핵심 자원으로 거듭난 것은 분명했죠.
두쿠레는 팀이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팀 전체가 더 강한 전력을 갖춰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지난 시즌 같은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아요. 에버튼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건 기본이어야죠. 그래서 선수들끼리 최종전 전에도 '우리가 다시 잔류하더라도 크게 자축하지 말자'고 말했고요. 이런 상황이 익숙해지면 안돼요."
"물론 (본머스전때는) 경기 종료 30분전까지 강등 위기였고, 어쨌거나 이겨서 잔류했으니 기쁘긴 했어요. 하지만, 크게 자축할 상황은 아니었죠. 선수들 모두 '더 이상은 안된다'고 생각했고요."
최근 몇 년간 에버튼의 하향세에 대한 두쿠레의 생각은?
에버튼이 UEFA 대회 출전권 싸움을 벌이던 시절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에버튼은 프리미어 리그 강등권 싸움을 벌이는 위치에 놓이고 말았죠.
3년 전 두쿠레가 약 20m 파운드의 이적료로 왓포드에서 에버튼에 합류할 때만해도 에버튼은 '도약 중인 팀'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간 피치 안밖에서 실책을 범한 에버튼은 크게 무너졌습니다.
"많은 문제가 있었어요. 몇 몇 감독님들은 이 팀에 맞지 않았고요. 도미닉 (칼버트-르윈)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의 부상도 문제였어요. 우리가 제대로 된 No.9 공격수 없이 경기를 치룬 적도 많았죠."
"실책도 많이 범한거 같아요. 사실 선수로서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겠죠."
"우리는 많은 변화가 필요해요. 다이치 감독님도 많은 변화를 줬는데 (감독님이 준 변화들이 제대로 된 변화의) 시작점인거 같아요. 변화를 위해선 구단을 잘 이해하고 대표할 감독님이 있어야죠. 감독님은 새 선수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더 치열한 주전 경쟁이 필요한게 사실이니까요."
"우리 팀의 문제는 스쿼드 뎁쓰가 얇은 거거든요.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 벌일 스쿼드 뎁쓰가 필요하죠."
지난 시즌 막판 에버튼은 두쿠레와의 계약을 1년 연장 (연장 옵션 발동)했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두쿠레의 기존 계약은 올해 6월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계약 연장을 통해 계약기간이 2024년 6월까지 연장됐죠.
"기뻤어요. (계약 연장은) 구단의 결정이었고요. 저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에버튼과 계약을 1년보다 더 길게 연장했으면 싶거든요. 올해 1월만해도 저는 곧 FA가 될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어쩌면 이번 시즌이 제가 에버튼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일지도 모를텐데... (재계약 여부는) 상황을 더 봐야겠죠."
"저는 최근 폼도 괜찮고 즐거워요. 저를 잘 이해하고 제 실력을 알아주는 감독님도 있고요. 에버튼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싶어요."
두쿠레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에버튼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팀 순위 상승의 임무를 안고 시즌에 임할 두쿠레는 자신의 주 포지션은 '세컨 톱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라 말합니다.
"저 역할은 언제나 미드필드에서 뛰는거였어요. 중원 자원이 두 명이든 세 명이든 그 중 하나가 저였죠. 하지만 작년에는 감독님이 저한테 더 공격적인 역할을 원했고요. 그래서 평소보다 높은 위치에서 뛰었어요. 감독님도 제가 세컨 톱이나 중앙 미드필더나 모두 소화할 수 있을거라 봤으니까요."
"솔직하게 말해서 세컨 톱은 제 주 포지션이 아니잖아요. 저는 No.10 (중앙 공격수)이 아니에요. No.8 역할이나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 역할을 하는 선수죠. 작년에 세컨 톱으로 좋은 성과를 냈지만, 임시 방편이었던거 같아요."
그러면 두쿠레가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 다른 역할을 소화할까요?
"그럴 거 같아요. 이번 시즌에 감독님은 신선한 시작, 신선한 미드필드를 원할 테니까요. 저는 (지난 시즌보다) 더 낮은 위치에서 좋은 역할을 할 거 같아요."
다이치 체제에서 다시 살아난 두쿠레는 새 시즌에 돌입할 준비가 됐습니다. '에버튼의 모두가 지난 몇 년간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한 두쿠레는 '다이치 감독 체제의 에버튼은 지난 시즌과 다를 것'이라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다이치 감독님은 솔직하게 생각하는 바를 전달하는 감독님이에요. 아무도 (감독님을) 속일 수 없어요. 그게 선수로서 가장 중요하죠.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선수 자신도) 그 이유를 알 겁니다. 감독님은 솔직하게 이유를 말씀해주시니까요. 감독님 성향 마음에 들어요. 정말 열심히 하면 이에 맞는 기회를 주시니까요."
"감독님은 변화를 주는 것 혹은 조언을 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시죠. 저나 가나 (이드리사 게예의 애칭)처럼 프리미어 리그에서 수년간 뛴 선수들한테도 좋은 조언을 주시고요. 선수가 기대 이하일 때는 과감히 전력에서 제외하시죠. 일단 우리 모두 새 선수들이 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더 치열한 주전 경쟁도 기대하고 있고요."
"우리 모두 지난 시즌 같은 시즌을 원하지 않으니까요."
https://theathletic.com/4705907/2023/07/21/doucoure-everton-interview/
첫댓글 고생했다 두쿠레 ㅠㅠ 이번에도 잘 부탁해
사랑해
통통튀는 터치만 개선좀 ㅋㅋ
다 좋은데 중미는 좀...터치가 안되는걸
올해도 잘해줬으면 좋겠네요
올해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