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로 포인트 봄 처녀 분위기 내보자
봄은 여자의 옷에서부터 온다고 했던가. 벌써부터 길거리에 예사롭지 않은 패션으로 시선을 끄는 여자들이 목격된다. 그렇다면 유행을 몰고 다니는 우리 동네 패셔니스타 주부는 누굴까. 이번 주엔 행복플러스 리포터들이 직접 길거리 현장으로 나가 추위에 떨며 찾아낸 패셔니스타 주부를 소개한다.
일산대표_이은경씨
바람은 아직 쌀쌀하지만 웨스턴돔에서 만난 이은경(36ㆍ일산동구 장항동) 주부에게선 봄내음이 물씬하다. “보기 예쁜 옷보단 입어서 편한 옷이 좋아해요.”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플레어 스커트에 몸매를 잘 살린 빨간색 쇼트 카디건, 여기에 스타킹 대신 레깅스를 신어 지루함을 덜었고 굽 낮은 플랫슈즈를 신어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을 살렸다. 아무렇게나 두른 것 같은 흰 머플러와 핸드백이 오늘 패션의 포인트. 8살 난 딸아이 엄마의 모습은커녕 날아갈 듯한 봄 처녀 분위기다.
“몸에 붙는 스키니 진보다 풍성한 느낌의 스커트나 바지를 요즘 즐겨 입죠. 보기에도 안정감 있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170㎝의 키에 55사이즈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축복받은 몸매’라 평소 주위에서 “스타일 좋다”는 말을 곧잘 듣는단다.
“어릴 적 디자이너가 꿈이었고 디스플레이 공부도 했던 터라 옷 입기에 관심이 많아요.” 정장으로 한 벌을 입기보다 기본 색상의 스커트와 상의를 잘 매치시켜 입는 것이 나름의 패션전략. 이 때문에 지인들은 이씨가 옷이 많은 줄 알지만 사실 기본컬러 민소매 셔츠와 카디건, 스커트를 조화시켜 여러 벌의 느낌으로 입기 때문이란다.
“많이 입어보면 내게 맞는 색상이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지인들이 인정하는 패셔니스트 이씨는 백화점보다는 시장ㆍ상가의 보세 옷집을 단골집으로 드나든단다. 특히 구두 욕심이 좀 많은 편이어서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한 구두를 40여 켤레 갖고 있다고. 하지만 고가의 명품은 없다. 이씨는 옷을 살 때는 맘에 드는 색이라고 무조건 사지는 않는다. “가지고 있는 옷을 고려해 어울리는지 생각하고 구입해요.” 계획 쇼핑도 그녀만의 노하우다.
“유행이라고 남들과 똑같이 입는 것도 싫지만 너무 뒤쳐지지도 않으려고 해요. 내게 맞는 옷, 누구에게나 편하게 보이는 옷이 좋은 것 같아요.” 한 가지 더.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게 있다. “어울리는 옷차림이 나이 한 살씩 먹을 때마다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노력은 평생 해야 할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하지 않나요?”
/ 전민진 리포터
- ▲ (좌)이은경 패션 리스트 니트가디건-동대문 디자이너클럽 3만4000원 치마-웨스턴돔 러브레터 4만8000원 머플러-웨스턴돔 러브레터 2만6000원 레깅스-웨스턴돔 러브레터 1만원 플랫슈즈-웨스턴돔 러브레터 2만8000원 핸드백-동대문 남평화시장 4만4000원 / (우)엄마 오선미씨 패션 리스트 상의 이너웨어-홍대앞 보세의류 전문숍 ‘단장’ 3만원 후드 재킷-A615만원선 스커트-동대문새벽시장 5만원 슈즈-남대문 시장 삼익타운 상가 6만원 핸드백-동대문 새벽시장 12만원 딸 소윤이 패션리스트 스트라이프 셔츠- 블루독 4만원 후드재킷-펌프킨스 4만8000원 스커트-직접 제작 운동화-블루독 7만원 선 타이즈-블루독 1만5000원
양천·강서대표_오선미씨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조금 쌀쌀한 날씬데도 주부 오선미(44ㆍ양천구 목동)씨는 딸 소윤(4)이와 함께 목동 현대백화점으로 봄나들이를 나섰다. 두꺼운 외투를 입은 백화점 소핑객들 사이로 봄이 한창인 모녀의 패션이 단연 튄다.
대학시절 현대무용을 전공한 오씨는 170cm키에 군살 한 점 없는 완벽한 몸매 덕분에 사실 아무것이나 걸쳐도 스타일리시 해 보인다. 평범한 청바지 하나를 입어도 그냥 안 입는다는 그녀는 “‘오늘은 뭘 입을까?’ ‘무슨 액세서리로 마무리를 할까?’
고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오씨가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곳은 동대문 새벽시장이다. 가족 모두가 자는 밤에, 작성한 쇼핑 목록을 들고 나홀로 쇼핑을 나선단다. 아무렇게나 고르는 것 같아도, 입으면 똑 떨어지는 그녀의 패션감각에 주위에서 서로 함께 쇼핑 가자고 조른다고. “친구들과 함께 쇼핑하러 갈 때도 있지만, 서로 자기 옷 골라달라는 성화에 제 쇼핑을 잘 못해서 혼자 갈 때가 많아요.”
비싸게 사서 입는다고 다 멋있는 건 아니라는 게 그녀의 쇼핑 철학. 저렴하게 사서 멋있게 소화해 내는 것이 그녀만의 코디 노하우다. 리폼도 보통 수준이 아니다. 평범한 셔츠에 진주를 달고 보색 테이프를 달아 입었더니 주변에서 “또 옷 샀냐, 어디서 샀냐”고 물을 정도라고. 딸 소윤이도 엄마의 패션 감각을 닮아 벌써부터 스스로 옷을 골라 입는단다. 오씨의 또 다른 취미는 재봉틀로 옷 만들기다.
결혼 전, 연예인 코디네이터를 했었는데, 원하는 컨셉트의 옷을 구하지 못할 경우 직접 만들어 냈다. 그 때 그 실력을 살려 요즘엔 딸 아이 옷을 뚝딱 만들어 낸다. 아이가 더 크면, 본격적으로 취미를 일로 해 볼 계획이란다. “엄마 옷과 아이 옷을 동시에 쇼핑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오픈 하고 싶어요. 그때까지 많이 만들어보고 입어볼 거예요.”
- ▲ (좌)윤수연씨 패션니스트 재킷-이태원 보세상가 20만원 대.블라우스-캐나다 아울렛에서 구입. 100~200$ 사이.가방-마이클 코어스 현지구입으로 360~400$ 사이. 귀걸이-백화점에서 구입. 20만원 대. / (우)김수정씨 패션니스트 코트-인터넷에서 구입 8~9만원. 원피스-인터넷에서 구입 3만원. 벨트-인터넷에서 구입 1만원. 가방-이태원 수입상가 7만원 대. 팔찌-스와로브스키 12만원 대.
강남대표_윤수연씨, 김수정씨
‘면세점에서 쇼핑하지 않는다. 남들 다 하는 것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걸쳐보지 않고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입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윤수연(37ㆍ강남구 청담동)씨가 말하는 옷 잘 입는 비법이다. 그녀는 옷가지들 대부분을 제일평화시장이나 이태원에서 구입하고 있단다. 백화점에서는 오래 입을 수 있는 겨울외투 정도만 세일기간에 산다고. 액세서리 역시 동대문종합상가를 이용하거나 자신이 직접 만들어 착용한다. 윤씨가 한 목걸이도 직접 만든 그녀의 작품. “남과 같아지기 보다는 나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아본다”며 밝게 웃는 윤씨. 청담사거리 한 복판에서도 그녀가 눈에 띄는 이유일 것이다.
서른아홉이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김수정(39ㆍ서초구 잠원동)씨가 말하는 옷 잘 입는 비법은 ‘자신감’이다. 오랜 기간 승무원 생활을 했던 김씨는 어느 날 문득, 실내복 차림으로 평생을 보내는 게 싫다는 생각이 들어 옷 매무새에 신경을 쓰게 됐고 그러다 보니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고. 주로 집 근처 백화점에서 옷을 구경하고, 구입은 인터넷이나 이태원에서 한다. “포털 사이트 속에 입점한 소규모 숍으로 접속해서 직접 찾아보면, 더 좋은 상품을 찾을 수 있다”는 김씨. 오늘 의상처럼 ‘슬립’을 긴 겉옷과 매치 시켜 다양하게 활용하면 신경 쓰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세련된 의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 이현주 리포터
- ▲ (좌)이경미씨 패션 리스트 블라우스-분당 수내동 금호상가 4만 5천원 니트가디건 - 매긴나잇브릿지 20만원대 레깅스 - 신세계백화점 3만 8천원 슈즈 - 분당 구미동 슈즈전문점 3만 5천원 핸드백 - 샤넬 350만원 악세사리 -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 (우) 한옥희씨 패션리스트 블라우스 - 분당 구미동 보세의류상가 5만원 쟈켓 - 분당 구미동 보세의류상가 7만원대 치마 - 동대문 9만원 벨트 - 동대문 4만원대 핸드백 - 분당 구미동 보세의류상가 3만원대
분당ㆍ용인대표_이경미씨, 한옥희씨
쵸컬릿색의 큰 핸드백과 아이보리색 머플러, 귀여운 니트가디건까지. 불혹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이경미(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씨는 친구들과 브런치 모임을 갖기 위해 정자동으로 나오던 중 리포터에게 붙잡혔다. 이씨의 패션포인트는 레깅스와 실버 색상의 하이힐이다. “평소에 정장과 캐쥬얼을 믹스매치 하는 걸 즐긴다”는 이씨는 쇼핑도 백화점부터 동대문까지 다양한 곳에서 즐긴다.
“전체적으로 살이 찐 스타일은 아닌데 허리가 짧아서 허리선이 없는 게 단점이에요. 그래서 하이웨이스트의 짧은 원피스형 카디건을 입고 타이트한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를 입죠.” 옷은 심플한 단색을 즐기지만 악세서리는 대담하고 화려한 색상과 소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의상에 맞춰 직접 만든다고.
그녀가 착용한 귀걸이는 백화점에서 70만원 대에 팔리고 있는 디자인을 샘플링 해서 만든 것이다. 재료는 동대문종합상가에서 구입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엄마라지만 젊고 세련된 패션 감각 덕분에 10년은 더 젊어 보이는 듯.
화사한 애플그린색 스커트와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뱀피 무늬 가죽소재 토드백을 들고 나서 리포터의 레이더에 걸린 한옥희씨(31ㆍ분당구 구미동)의 패션포인트는 여성스러운 레이스 소재와 화사한 그린색상이 돋보이는 플레어스커트다. 봄 처녀가 따로 없다. “평소에 남들이 소화하기 힘든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을 즐긴다”는 그녀는 주로 집 앞 보세의류 매장에서 쇼핑을 한다.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레이스나 프릴이 달린 옷을 주로 구매한다고. “하지만 173cm라는 큰 키에 귀여운 의상을 소화하려면 전체적으로 스타일을 잡아줄 수 있는 심플한 단색의상이나 악세사리는 필수”라고 얘기한다. 가끔 친구들로부터 “이건 너 밖에 못 입을 것이다”라는 평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는 한씨는 초등학교 3학년, 6세, 3세인 딸 셋과 함께 스타일을 맞춰 입는다고.
“올 봄엔 그린이 좋아서주로 그린색 의상으로 맞춰 입는데 전체적으로 다 그린색을 입어주면 복잡하게만 보이기 때문에 큰 아이는 상의를, 둘째는 하의를, 셋째는 모자나 액세서리 등 한 가지 아이템만 그린을 택하는 게 포인트”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