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시골 노인의 글
어느 아버지가 명절 뒤끝에 아들 삼 형제에게 보낸 글입니다.
글솜씨도 좋지만 한번 읽어보면 우리의 사회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목: 그믐이 되얏는가?
어린 중천에 초승달 걸렸는데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
무더기에 마음이 시리네.
명절에 맏이네는 큰놈
중간고사라고 차례상 앞에
궁둥이 두어 번 조아린 뒤 그 길로
내빼더니 전교 1등은 따 놓은
당상이렷다.
둘째네는 보리와 콩도
분간 못 하는 코흘리개를 데리고
명절에 유럽으로 역사여행 간다더니
이순신보다 나폴레옹 생애를 줄줄
외는 신동이 나겠구나.
막내며느리는 당직이라고
우는 시늉을 하더니 혹 몸져누운
것이냐.
요즘처럼 황망한 세상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삼 형제가 약속이나 한 듯 감감하니
아비 어미 죽어 달포가 지나도
부고 낼 자식이 없을까 두렵도다.
내 오늘 단체 카카오톡을 소집한 것은
중차대해 전할 말이 있어서다.
너희 어머니, 즉 내 아내가 쓰러졌다.
당나라 군대에 쫓기듯
차례상 걷기 무섭게 달아난
자식들이 남긴 설거지와 빨래,
먼지 더미를 사흘 내 쓸고 닦더니
새벽녘 밭일 간다고 나서다 고꾸라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의사 왈, 고혈압, 당뇨, 갑상샘 약을
달고 사는 노인네가 끼니는 거르고
중노동만 하니 몸이 배겨내겠소.
그 와중에도 자식들 심란하게 전화 걸지 말라는 너희 어미를 보며 내 가슴을 쳤노라.
저 여자는 무슨 죄 이서
평생 구두쇠 서방 잔소리에 망나니
사내자식들 키우면서 쓰다 달다
말이 없는가.
제사도 1회, 명절도 1회로 줄였거늘
그도 못마땅해 입이 댓 발 나온
며느리들 눈치 보느라 전전긍긍하는
저 여인은 바보인가 천치인가!
두 늙은이 굽은 등으로
다리 절며, 고추며, 열무를 수확해
앞앞이 택배를 올려보내도 고맙다
전화 한 통 없는 자식들은 원수인가?
애물단지 인가하여 결단했느니,
앞으로 우리 집안에
명절은 없다. 제사도 없다.
칠순이고, 팔순이고, 생일잔치도
막살할 것이며, 어버이날이니
크리스마스니 하여 요란 떨 일은
더더욱 없다.
고로 상속도 없다.
우리 부부 가진 거라곤
벼룩 콧등만 한 집 한 채
뿐이나 무덤에 지고 갈지언정
너희한테 물려주지 않겠다.
군청 말단으로 취직해 봉급은
쥐꼬리만 하나 손끝 맵고 짜게
살림하는 여인 만나 아끼고 쟁여온
덕에 죄다 간 장만한 재산이다.
이를 남김없이 갖다 팔아
바다 건너라고는 울릉도밖에
못 가본 저 늙은 아내와
세계 곳곳을 주유천하며
몽땅 써버리고 죽으련다.
나의 아내에게도 면세점이란
그곳에서 외제 화장품, 외제 손가방도
사줘 보고,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연애했다던 프랑스 카페에 가서
쓰디쓴 커피도 한 잔씩 마셔볼 것이며,
천국과 한 뼘 거리라는 융프라우에 올라
온 세상 발밑에 두고 사진 한 방 멋지게
남겨보련다.
우리가 돈을 쓸 줄 몰라 허리띠
졸라맨 줄 아느냐. 영어를 몰라 해외여행 마다한 줄 아느냐.
한 치 앞 안 보이는 세상, 앞길 구만리인 자식들에게 한 푼이라도 보탬이 될까?
이 악물고 살아온 죄밖에 없느니, 그런
우리한테 꼰대니 틀딱이니 손가락질
하는 인심이 기가 차기만 한 대,
내 자식도 별수 없다.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내 비록 날 샌 올빼미 신세이나
가장(家長)의 이름으로 남기는
마지막 부탁은 부디 덕과 예로써
세상을 살거라. 의로운 것이 아니면
머리카락 한 올도 취하지 말고,
자식들은 재주보다 덕(德)이 앞서는
사람으로 키워라.
또한 아끼며 살거라.
사람 잡아 가두느라 온 나라가
시끄럽고 권세가들 헛된 꿈과
아전들 잔꾀에 백성들 곳간엔 해
넘길 양식이 없나니,
밤낮 궁둥이에서 비파 소리 나게
놀러만 다니다간 쌀독이 바닥날 터.
사방에 승냥이 떼들 덤빈다고
분기탱천하지도 말거라.
적을 두려워하며 대처하는 자는
이길 것이나, 세상에 나만 한 사람
없다고 믿는 자는 망하리라.
아닌 밤 홍두깨 유언에 요강
뚜껑으로 물 떠먹은 낯빛일 것 없다.
바람처럼 와서 구름처럼 머물다
가는 것이 인생. 천지간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창공을 훨훨 나는 두 마리
학처럼 세상을 떠돌 것이니,
어느 날 우리 내외 부고가
들려와도 슬퍼하지 말거라.
오뉴월 물 오이처럼 쑥쑥 자랄 내 손주들
못 보는 것이 다만 애통할진저.
※P.S: 여행 갈 때 등산복
좀 입지 말라고 눈 흘긴 게 둘째더냐.
너희가 멀쩡한 바지를 찢어 입든
꿰매 입든 내 일절 참견하지
않았느니,
우리가 빤스만 입고
비행기를 타든 머리에 태극기를
두르든 괘념치 말라.
-어느 시골 노인의 글에서
'세렌디피티 법칙'
(Serendipity’s Law)란, 노력한 끝에 찾아온 우연한 행운을 말합니다.
18세기 영국 작가 호레이스 월폴이 페르시아 동화 '세렌디프의 세 왕자'라는 내용에서 처음 유래된 이론입니다.
동화 속 왕자들이 생각지 못한 행운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이야기에서 그 의미가 생겨난 것인데, 왕자들은 전설의 보물을 찾아 떠나지만 보물을 찾지 못하고 그 대신 계속되는 우연으로 지혜와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입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거나, 모래 위에 불을 피우다 유리를 개발하거나,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 부력의 원리를 알아내는 것이 해당됩니다.
사무공간에서 흔히 사용되는 '포스트잇'도 비슷한 상황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스펜서 실버란 연구원이 강력접착제를 개발하려다가 실수로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거리지 않는 접착제를 만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실패한 연구였지만, 이를 보고 동료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꽂아 둔 책갈피가 자꾸 떨어져 불편했는데, 이 접착제로 책갈피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결국, 이 접착제로 '포스트잇'이 만들어졌고, 3M을 세계적인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행운은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만 찾아온다고 해서 '세렌디피티의 법칙'을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우연'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준비하고 노력하면 세렌디피티의 행운은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ㅡ 받은 글 ㅡ
《세계미래보고서, AI 시대》 (2)
◆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간 대접 받은 챗GPT, 네이처 ‘2023 과학자’로 선정>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꼽은 2023년 과학계를 만든 인물에 사상 처음으로 비인간(非人間)이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말 공개돼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의 챗GPT가 그 주인공이다.
2011년부터 《네이처》는 매년 연말 ‘네이처10’을 발표해 왔다.
과학계에서 큰 성과를 냈거나 중요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이들이 선정된다.
《네이처》는 “챗GPT는 과학계에 심오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과학자들의 연구 방식을 바꿔 놓았다”면서 “챗GPT 같은 시스템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생성형 AI 혁명은 시작됐고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아직까지 한계가 있지만, 챗GPT를 활용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효율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생성형 AI 중에서 챗GPT를 선정한 데 대해서는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지만, 2022년 11월 챗GPT가 무료로 등장하면서부터 이 기술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또 “앞으로 AI가 새로운 분자를 설계하거나, 세포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는 등의 연구를 하도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네이처》는 “챗GPT는 가짜 참고 문헌을 적고, 사실을 지어내고, 사기꾼과 표절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며, 악용하면 과학의 우물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럽힐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AI 세상, 올해의 단어는 ‘진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인 《메리엄 웹스터》가 2023년의 단어로 ‘Authentic(진짜·진정성)’을 꼽았다.
《메리엄 웹스터》는 “이 단어는 현 시점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쓰이고, 열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우리는 진짜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학생이 진짜로 이 논문을 썼는지, 정치인이 실제 이 발언을 했는지 믿을 수 없게 됐으며 때때로 우리의 눈과 귀까지 믿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단 몇 초 만에 사실 같은 글, 사진, 영상을 만들어내는 챗GPT의 등장과 확산으로 불과 1년 만에 ‘진짜’의 가치가 전에 없이 소중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탈진실(post truth) 시대’에 살고 있으며 진실을 복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허위 정보를 누구나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AI가 만든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버젓이 게재되고, 유명인의 목소리와 영상으로 조작된 혐오 발언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꼽히는 AI가 국경도 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로 일으키는 일이다.
<선거 앞둔 나라마다 ‘AI 가짜 뉴스’ 몸살>
내년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대선, 총선을 앞두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가짜 뉴스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2024년 1월 총선을 앞둔 방글라데시에선 이미 인공지능을 동원한 가짜 뉴스 선거 운동이 현실화됐다.
가짜·진짜 뉴스의 구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우기는 정치인까지 등장했다.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세계 정계에서 AI 가짜 뉴스나 광고는 이미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2023년 초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 치하의 암울한 미래를 묘사한 광고를 공개했다.
정치인들이 생성 AI나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이용해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또 하나의 가족이 되는 AI>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이 함께 사는 가족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런데 미래에는 AI가 ‘함께 사는 가족’으로 또 다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의 고령자는 디지털 친화력이 떨어지지만 미래의 세대는 다르다.
이들 미래세대는 단순히 건강을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 일정을 챙겨주고 생활필수품을 주문해주며, 정신건강까지 돌봐주는 동반자로서의 AI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 AI는 단순한 AI가 아니다.
사망한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특정인의 성격을 재현한 쳇봇일 수도 있고, 이상형을 모아 만든 동반자 쳇봇일 수도 있다.
<번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AI>
독일의 AI 커뮤니케이션 기업 ‘딥엘(DeepL)’은 인공신경망 기반의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한 AI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딥러닝 :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하는 기술)
딥러닝을 통한 번역 서비스의 빠른 발전은 외국어를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말이 통하는 편리함을 누리게 된다.
파파고(Papago)는 한국의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기이다.
Papago는 에스페란토어로 앵무새라는 뜻으로 2016년 8월 8일에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선보였다.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13개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으며, 텍스트나 음성뿐 아니라 사진 속 문자까지 통·번역할 수 있다.
실제 이를 이용한 한국인들의 일본관광이 보다 편리해졌다고 한다.
AI의 번역은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옥스퍼드대학교가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집트 상형문자뿐만 아니라 기록으로 남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초기의 문자체계 중 하나인 기원전 3400년의 설형문자를 AI로 번역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한다.
이제 언어 번역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들의 언어도 AI 번역 서비스로 통역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연구하고 있다.
향유고래, 범고래, 닭의 울음소리, 반려동물과의 대화 및 비언어적인 꿀벌 댄스의 의사소통 등에 대한 연구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창의성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것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게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창의력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무너졌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창작물’이냐 아니냐에 관한 논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생성형 AI가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가 허가를 받지 않은 인터넷 속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이며, 이를 기반으로 생성하는 모든 콘텐츠는 누군가의 창작물을 잠재적으로 복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쳇GPT 개발 회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AI의 창의성에 대하여 부정하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넘어 AGI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창의성은 더 엄청난 결과물로 증명될 것이다.
이는 인간이 우주로 나간 최초의 순간처럼 충격적일 것이다.
참고자료
1) 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박영숙, 제롬 글렌/교보문고
2) 조선일보 2023년11/27, 11/29, 12/15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