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좀 아는 어린이>
이영란 글 · 박상훈 그림
판형 185×245mm
쪽수 104쪽
책값 13,000원
브랜드 풀과바람
대상 초등 3~4학년, 초등 5~6학년
발행일 2023년 5월 30일
ISBN 978-89-8389-153-2 73340
주제어 정치, 평등, 자유, 국민, 시위, 선거, 투표, 민주주의, 정당, 대통령제, 인권, 삼권 분립, 법, 심판 제도
‘정치’는 멀리 있지 않아요!
일상의 정치부터, 어린이를 위한 맞춤 정치 입문서!
○ 기획 의도
지난 5월 6일,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을 주제로 시민 500명이 참여한 첫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최초로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 공론 조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확인해 선거제 개선 논의에 반영하는 데에 의의가 있죠. 이처럼 국민이 참여하는 숙의 과정을 통해 합의를 이룬 선거제 개편안은, 우리 국회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정치 좀 아는 어린이》는 어린이들이 일상의 정치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린이 맞춤 정치 입문서입니다. 딱딱한 정치 이야기에서 벗어나 가족회의, 두발 자율화, 1인 시위, NGO, 선거 등 우리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정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정치 관련 여러 개념과 현상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난 동화적 예시와 유머러스한 삽화, 유명 정치인의 설명 등으로 풀어나간 것이 특징적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정치의 의미는 물론 자유와 평등, 인권, 대통령제, 지방 자치 제도, 정당, 삼권 분립, 시민 단체, 법과 심판 제도 등의 정치 기본 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것입니다. 또한, 자칫 어렵게 느꼈던 정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정치에 대한 궁금증을 풀며 정치가 우리 생활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을 두고 바라보게 될 겁니다.
○ 도서 소개
* 일상의 정치, 우리 모두의 정치!
학교 다녀왔다는 민호의 인사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엄마 아빠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어요. 뒤늦게 아빠는 민호에게 알은체하더니, 형의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엄마 아빠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죠. 부모님은 왜 가족의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의논하는 걸까요? 당사자인 형과 민호와 함께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빵 하나를 놓고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의견이 분분해요. 누군가가 나서서 의견을 내놓으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죠. 다른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요. 그러면 누군가 나서서 의견들을 모아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모두가 큰 불만 없이 빵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정치예요. ‘정치’는 멀리 있지 않죠!
넓은 의미의 정치는 서로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까지 포함해요.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도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죠. 책을 보며 어린이들은 정치가 정치인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계속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의 진짜 속성을 이해하고, 일상 속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 어른도 어린이도 꼭 알아야 할 ‘정치’ 이야기!
두꺼운 앨범 속 사진을 펼쳐 놓고 아리네 가족은 이야기를 나누어요. 까까머리에 검정 교복을 입은 할아버지. 단속 기준 때문에 마음껏 미니스커트를 입지 못한 할머니. 교복을 안 입는 대신 치마 입는 날이 정해져 있고, 영어가 쓰인 옷은 입으면 안 됐다는 고모. 가족들의 학창 시절 이야기는 믿어지지 않아 모두 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죠.
두발 제한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찬반 논란이 있어요.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생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므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찬성하는 쪽에서는 머리가 길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주장해요.
이 책은 이처럼 흥미로운 사례들을 풍성하게 담아 정치와 관련한 다수의 사회 문제들을 여러 관점으로 이해하며 자기 생각을 주장하고 토론하는 단계까지 안내합니다. 스스로 정치와 사회에 관한 능동적인 고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가 트이고 사고력과 논리력, 문제 해결력을 기를 겁니다.
* 오늘,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정치의 힘!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에 1인 시위 하는 사람을 보게 된 미영이는 왠지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 마음을 엄마에게 전하자, 엄마는 엄마야말로 아빠한테 제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군것질하느라 엄마를 한참 기다리게 했거든요. 미영이는 엄마에게 제발 아빠에게 말하지 말라고 애원합니다. 아빠의 잔소리는 정말 끔찍하니까요.
《정치 좀 아는 어린이》는 어린이들이 현실 속 정치 현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원리와 각종 제도, 참여 주체 간의 역할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자의 명쾌하고 쉬운 설명은 정치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었던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또한 장마다 존 스튜어트 밀, 루소, 조지 워싱턴, 링컨 등 유명한 세계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넣어 개인의 삶과 정치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던 정치가 친숙하게 다가와 어린이들은 사회 교과와 뉴스가 점점 쉬워지고, 사회 이슈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며 오늘과 미래를 이끌어가는 정치의 힘을 이해하고, 어린이들이 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 차례
01 우리 생활과 정치 1
- 평등과 자유의 갈림길
02 우리 생활과 정치 2
- 예쁘게 꾸미고 싶은 자유
03 국민의 정치 참여 1
- 외롭지만 강한 목소리
04 국민의 정치 참여 2
– 사이버 외교관은 공무원?
05 대통령제와 군주제
- 영국 여왕이 되고 싶은 꿈
06 선거와 투표 1
- 대선이와 지선이
07 선거와 투표 2
- 공약은 빈말이 돼선 안 돼
08 입법부
- 양복 입은 싸움꾼들
09 법과 심판 제도
-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일
정치 관련 인물 소개
정치 관련 단어 풀이
○ 본문 중에서
외롭지만 강한 목소리
“엄마, 저 사람은 왜 저기 서 있는 거야?”
미영이는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운전대를 잡은 엄마는 힐끔 옆을 쳐다보고는 말했어요.
“1인 시위를 하는 거야.”
“시위? 그건 촛불 시위처럼 아주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하는 거 아니야?”
“시위는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사람들이 관심을 두길 바라는 일이 있나 봐.”
뒷좌석에 앉아 있던 미영이는 양팔로 앞좌석을 붙잡고는 엄마 쪽으로 몸을 가까이하려고 애썼어요.
“보통 시위할 때 두 사람 이상 모이면 ‘우리 시위할 거예요.’ 하고 미리 신고해야 하거든. 안 그러면 불법이라서 잡혀가. 혼자서 할 때는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용기 내서 나오기도 하고.”
“신고해야 한다고?”
“시위가 시작되면 소음도 생기고, 교통에 방해가 되거든. 뉴스 보면 사람들이 도로를 차지하고 행진하잖아. 미리 신고하면 경찰들이 도로가 막히지 않게 교통정리를 해 둘 수 있어. 어디에서 시위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서 대비하라고 알려 주기도 하고.”
미영이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시위자를 찾아 돌아보며 물었어요.
“저렇게 혼자 시위를 하면 효과가 있나?”
“금방 해결되지는 않겠지. 하지만 누군가 신문사나 방송사에 제보해서 관심을 끌도록 도와줄 수 있잖아.”
“아하, 방송국이 있었지. 나도 제보해서 저 사람을 도와줄까?”
백미러에 비친 엄마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어요.
“나야말로 아빠한테 제보할 거야. 너 학원 끝나자마자 군것질하느라 엄마 한참 기다리게 했다고.”
미영이는 귀를 막고 고개를 마구 흔들었어요.
“오 노우 맘. 플리즈 돈 텔 데드. 유 노우 댓. 데드스 네깅 이즈 릴리 테러블(엄마, 제발 아빠에게 말하지 마요. 엄마도 알잖아요. 아빠의 잔소리는 정말 끔찍하다고요).”
1인 시위
시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도록 하거나 시민에게 알리려는 방법이에요. 많은 사람이 공개적으로 모여서 의견을 나타내지요.
반면, 1인 시위는 한 사람이 피켓이나 현수막, 어깨띠 등을 두르고 하는 나 홀로 시위를 말해요. 시위는 도로, 광장, 공원 등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므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어요. 따라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리 신고하고 허가받아야 하지요. 1인 시위는 이런 문제가 없으므로 신고하지 않아도 돼요.
또 국회 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 재판소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 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이 사는 집, 외교 기관 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는 시위할 수 없어요. 하지만 법률에 시위는 2명 이상이 하는 걸로 정해져 있는 만큼, 1인 시위는 할 수 있죠. 이에 1인 시위는 시위하기 어려운 장소에서도 할 수 있는 국민의 정치 참여 활동 중 하나가 됐어요.
‘유관순’의 생각,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
‘시위’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앉아 있거나, 특정 장소를 차지하고 떠나지 않거나, 한자리에 모여 계속해서 의견을 말하기도 해. 또 머리카락을 아주 짧게 자르는 삭발을 하거나 음식을 일정 기간 먹지 않는 단식을 하거나, 장례식을 치르는 듯하거나 인형에 불을 지르기도 하지.
또, 시위자들은 휘발유 등을 넣어 만든 유리병에 불을 질러 던지기도 해. 시위대를 막는 쪽에서는 눈물 콧물 다 흐르게 하는 최루탄을 터트리거나 물대포를 쏘아대.
폭력이 없는 평화 시위에는 밤에 촛불을 들고 항의하는 촛불 시위가 있어. 촛불 시위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미국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 같은 반전 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것이 그 시작이야. 한국에서는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효순이·미선이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 집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 집회 등이 있었어.
유관순의 3·1 운동 시위
조선 시대에는 단체로 상소를 올리거나 성균관 학생들이 다 같이 수업을 거부하는 식으로 의견을 드러냈지. 성균관 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일할 인재들이었어. 그래서 임금과 조정 신하들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배우지 않겠다고 한 거야. 교실에 있어도 못 듣고 안 보이는 척하거나 '아이고~ 아이고~!' 하고 우는 소리를 내면서 임금의 귀를 괴롭히기도 했어.
이런 고상한 방법으로는 뺏긴 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 그렇다고 눈에 띄게 시위를 준비할 수도 없었어. 1919년 2월 8일 일본의 도쿄 한복판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모여 독립 선언을 외쳤어. 나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만세 운동은 뜻은 있지만 감히 나서기 두려워했던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거든. 태극기는 품에 숨겨두면 되고 말이야. 나는 만세 시위 도중에 붙잡히고 말았지만, 만주, 연해주, 미국에서도 만세 운동이 벌어졌다더군.
너희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독립을 이룬 나라의 국민으로 사는 건 어때? 내가 상상한 대로일까?
○ 작가 소개
* 글쓴이 이영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출판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게 물렀거라! 가마꾼 납신다》, 《화학아, 친하게 지내자!》,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가야금》, 《닮았지만 다른 교과 개념 54가지》, 《어린이를 위한 한국의 김치 이야기》, 《화학 원소 아파트》, 《고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성교육을 부탁해》, 《세종 대왕의 한글 연구소》, 《사라진 우리말을 찾아라!》, 《어린이를 위한 바이러스 연구소》, 《어린이가 알아야 할 인체의 모든 것》, 《지구는 왜 23.5도 기울어졌을까?》, 《기후 재난, 인간과 자연은 함께할 수 없을까?》, 《우리나라 유물유적에 신기한 과학이 숨어 있어요!》, 《소금아, 진짜 고마워!》 등이 있습니다.
* 그린이 박상훈
소년 시절 문득 그림에 대한 열정을 느끼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며 무언가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고, 독일 디자인 협회에서 주최하는 아웃풋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였으며 다수의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처음 의학》, 《달나라 도둑》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