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일보) 외국인 노동자 없으면 농사 못 짓는데...뚜렷한 대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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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일보=이민주기자]=충남 서산에서 2000평 규모 마늘 농사를 짓는 A씨는 올해는 농번기에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지난해에는 8만원이었던 인건비가 올해는 14만원까지 올랐다"며 "인력이 부족하니까 외국인들도 입맛대로 이리저리 옮겨 다녀서 돈을 줘도 못 구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가 거주하는 서산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사설 인력사무소를 수소문해서 겨우 인력을 충당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A씨는 "평택에서 농사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산으로도 와달라고 부탁했다"며 "지역 내에서 인력을 충당할 수 없으니까 농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항상 불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농가들이 인력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으려면 농협이나 지자체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급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농협이나 지자체에서 농번기 전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파악해 미리 예약을 받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농가 스스로 농번기 인력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농촌 고령화, 인구 감소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노동자까지 줄면서 농촌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 입국할 외국인 근로자는 6천200명이 배정되었지만 현재 438명만이 입국한 상태다.

농가들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농촌 인력 수급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대부분 농가가 외국인 노동자 부족으로 농번기 인력 수급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을 지자체를 통해 듣고 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가 부족해서 100평 농사 지을 것은 70평밖에 못 지었다는 등 농촌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구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농업 부문 외국 고용인력 유입 정책으로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절근로자 많이 들여오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사례도 있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를 대체할 방안으로 정부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에 130개의 인력중개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는 인건비 등과 인력중개센터 통해서 고용되는 노동자의 교통비, 보험료 등 일부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인력중개센터는 지역 농협, 농업중앙회 지부, 생산자 단체(마늘 생산자 협회 등), 지역 농업회의소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내국인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사설 인력사무소보다 1~2만 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농가에 인력을 수급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번기 인력난 해소를 위해 국비를 지원해서 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농사 일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도시형 인력중개센터를 만들어 서울에서 인력을 구해 농업 교육을 시켜 지역으로 파견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가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추가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