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Art of Making트렌치코트를 만드는데 걸리는 과정은 모두 3백여 단계. 버버리 트렌치의 제작 과정을 예로 들자면 크게 칼라 깃부분, 코트 뒷부분의 여밈, 체크 라이닝, 깃의 체크 부분을 만드는데 섬세한 수작업이 필요하다. 트렌치코트가 매장에 도착하기까지, 최소한 26번의 검열 과정을 거친다.
B Burberry Prorsum우리가 트렌치코트를 ‘바바리’라고 부르고 있는 건, ‘포스트잇’이나 ‘대일밴드’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그 아이템과정확하게 일치하도록 각인되었기 때문. 이제 그 상징이 된 버버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함께 ‘버버리 프로섬’ 라인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C Collaboration올봄, 빈폴레이디스는 SFDF 수상자, 세 팀과 함께 만든 트렌치코트를 선보인다. 트렌치코트로 명성을 날려온 디자이너 정욱준, 미국 〈보그〉 출신으로 트렌치코트를 시그니처 룩으로 선보이고 있는 그라폰의 에이미 조, 그리고 듀오 디자이너 벤소니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트렌치코트를 디자인해 한국에서 선보인다.
D Detective가제트 형사와 콜롬보 형사의 공통점은? 언제나 트렌치코트 깃을 세우고 사건 현장에 나타난다는 것. 영화 〈언터처블〉에서 FBI 요원으로 등장했던 케빈 코스트너처럼 트렌치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채 담배를 한 대 입에 물면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다. 이번 디올쇼의 피날레에서 존 갈리아노가 선택했던 옷 역시 트렌치코트. 이너는 입지 않은 채 중절모만 삐딱하게 쓰고 묘한 눈빛을 날린 그는 역시 쇼마스터!
E Emperor루이 15세처럼 왕실 전속 디자이너의 무겁고 복잡한 의상을 입는 대신, 패션하우스의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관계를 돈독히 하며, 패션 아이콘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현대의 왕족들.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를 비롯, 수많은 현대 왕족들은 오뜨 꾸뛰르 드레스만큼이나 가볍고 실용적인 트렌치코트 또한 즐긴다.
F Fast Fashion트렌치코트의 세계에 부담 없이 입문하고 싶다면, 유니클로나 자라, H&M 등의 패스트 패션 매장을 들러볼 것. 유니클로는 기본에 충실한 트렌치코트를 선보이는 반면, 자라는 유행의 정점에 있는 패셔너블한 트렌치들을, 그리고 H&M은 부담 없는 가격대의 캐주얼한 트렌치 코트를 선보이곤한다. 한국에도 모두 입점한 이들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온갖 트렌치코트를 쇼핑하는 재미를 즐기시라!
G Gabardine트렌치코트 소재로 유명세를 탄 개버딘. 주름이 잘 생기지않고, 방수 기능과 온도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이 소재는 버버리의 성공을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원래 1853년 아쿠아스큐텀이 방수가 뛰어난 아우터를 만들었지만,1870년대 후반 토마스 버버리가 선보인 개버딘 소재의 트렌치코트는 전세를 역전시켰다. 농부들이 입는 ‘리넨 스먹’의 장점(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잘 젖지 않는)을 발견한 그는 마침내 고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집트산 면으로 촘촘하게 직조해 뛰어난 방수 기능을 가진 소재, 개버딘을 만들어낸 것. 개버딘만의 바로 이런 뛰어난 특징 때문에 최초의 남극 탐험을 떠난 아문센을 비롯, 수많은 탐험가와 산악인들은 일찍이 개버딘 소재를 즐겨 입었다.
H Humphrey Bogart
메릴 스트립부터 사라 제시카 파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셀레브리티들이 자신만의 트렌치 룩을 선보였지만, 트렌치코트가 이처럼 멋스러울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린 건 바로 〈카사블랑카〉의 배우, 험프리 보가트. 트렌치코트를 입고 우수에 가득 찬 눈빛을 날리던 그가 없었다면, 트렌치코트의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를 일.
I Identity 아쿠아스큐텀, 버버리, 닥스, 매킨토시에 이르기까지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트렌치를 주력으로 선보이면서, 각각의 하우스는 그들만의 디자인과 소재를 개발하며 정체성을 분명히 찾기 시작했다. 게다가 다른 패션 브랜드에서도 각자의 색깔이 분명한 트렌치코트를 꾸준히 선보이는 중. 올봄, 토리 버치는 트렌치에 금색 단추를 달아 화려함을 더했고, 니트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하우스프링글은 케이프 스타일을 선보였다. 확실한 정체성을 찾는다면, 이들 중에 또 누가 트렌치코트의 클래식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J Jeans트렌치코트와 잘 어울리는 ‘환상의 짝꿍’은? 그 상위권엔 언제나 데님 소재들이 올라와 있다. 올봄엔 자연스러운 워싱으로 하늘색이 감도는 흐물흐물한 데님 쇼츠, 혹은 밑단을 두세 번쯤 접어 올린 보이 프렌드 진을 매치한다면 쉽게 유행의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다.
K Knott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트렌치코트와 관련해 가장 자주 올라오는 질문은 ‘트렌치코트의 벨트 묶는 법’이다. 벨트를 D링 안에 넣어 깔끔하게 마무리해도 좋지만, 풀어서 주머니속에 쏙 집어넣어도 좋고, 혹은 뒤로 넘겨서 리본을 묶거나두 번 매듭을 지어도 좋다. 같은 소재의 벨트 대신 길고 가느다란 가죽 벨트를 끼워넣거나 화려한 프린트의 스카프를 매치해도 기분 전환에 확실한 도움이 될 듯.
L Leather트렌치코트로 좀더 강한 이미지를 더하고 싶다면 가죽이 정답이다. 1994년, 뉴욕의 한 전철역에서 열렸던 도나 카란의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가죽 트렌치코트는 가죽 바이커 재킷보다는 우아하고, 개버딘 소재의 트렌치보다는 거친 분위기를 살렸다(〈매트릭스〉의 주인공을 떠올리면 될 듯!). 그리고 2003년 F/W 요지 야마모토, 2006년 F/W에르메스 등에서도 가죽 트렌치가 컬렉션에 무게감을 더했다. 여름 가죽이 트렌드의 정점에 선 올해에 돋보인 가죽 트렌치 스타일링은? 네온 컬러의 브라와 함께 스웨이드 가죽 트렌치를 매치한 로에베!
M Military군복에서 시작했기 때문일까. 유틸리티 재킷과 트렌치코트의 사이는 아주 가깝다. 따라서 어깨 장식은 그대로 두고투버튼은 원 버튼으로 바꾸고, 실용적인 포켓을 가슴과 허리 양쪽에 4개씩 달면 순식간에 유틸리티 재킷, 혹은 사파리 재킷으로 변신한다. 오래된 트렌치코트의 기장을 싹둑 잘라내고, 단추와 포켓 장식만 조금 다르게 하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쉽게 리폼할 수 있다는 말씀!
N New Romanticism남자 군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던 트렌치코트가 이처럼 여성스럽게 진화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1964년에 개봉한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서 까뜨린느 드뇌브는 트렌치코트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널리 알렸다. 2010년 현재 프랑스풍 로맨티시즘을 부활시킨 니나리찌, 소녀와 숙녀사이를 오가는 알베르타 페레티가 트렌치코트의 새로운시대를 열고 있다.
O Office Look커리어우먼들이라면 누구나 옷장에 한벌쯤 가지고 있을 트렌치코트. 한여름과한겨울을 제외하곤 언제 어디서나 쉽게 걸칠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킬힐이나 플랫슈즈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 시간이 빠듯한 날엔 화이트 셔츠에 얇은 카디건을 입고, 진주 목걸이에 트렌치코트만 걸친다면 어떤 장소에서도 당당한 오피스 룩이완성된다. 기본적인 무릎 길이 트렌치는 물론, 기장이 짧은 크롭트 트렌치코트도 옷장에 하나쯤은 넣어두면 좋을 듯.
P Pastel트렌치코트라고 파스텔 컬러의 열풍에서 빠질 순 없다. 에메랄드, 피스타치오, 라벤더, 레몬, 연분홍 트렌치코트는 화사한 봄의 기운을 몰고 다닐 것만 같다. 단, 파스텔 컬러의 트렌치코트를 입을 땐, 투명한 피부톤과 딸기크림을 살짝 묻힌 듯한 사랑스러운 연핑크색 립스틱은 기본!
Q Quilted Inner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도 트렌치코트를 입고 싶다면, 탈부착이 가능한 퀼팅 이너 하나만 있으면 오케이! 단체크 프린트가 양쪽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는지, 퀼팅바느질이 샤넬의 2.55 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게 마무리되었는지 꼭 확인하는 게 좋다.
R Rain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트렌치코트의 옷깃은 반드시 세울 것! 꽃무늬의 접는 우산보다는 체크무늬 장우산을 준비할 것! 마지막으로 부슬부슬 비가 내릴 땐, 영국 사람들처럼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비 사이로 뚫고 지나갈 것!
S Spring Coat트렌치코트를 가을에만 입은 옷이라고만 생각한다면, 당신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사람이다. 트렌치코트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인들이 입기에 아주 적절한 간절기 아이템. 봄날의 트렌치코트는 유용한데다 멋스럽기까지 하다.특히 라펠 부분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러플 같은 효과를 낸 트렌치코트는 가을보다 봄에 더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T Trench얼핏 들으면 ‘프렌치’와 발음이 비슷한 ‘트렌치’의 원래 뜻은? 전쟁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로 도랑, 참호를 일컫는다.이 곳을 드나드는 군인들을 위해 만들어져서 트렌치코트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1945년, 군복무를 하던 어빙 펜도 사진에서처럼 군복의 하나였던 트렌치코트를 입었다).세계 1차 대전 당시에 트렌치코트를 입고 ‘트렌치’ 아래에서 식사를 하는 군인들의 사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U Unisex내 몸에 딱 맞는 여자 사이즈의 트렌치코트만 입어야 한다고? No! 오히려 남자 트렌치코트를 입고, 단추는 잠그지 않은 채 벨트만 슬쩍 묶어 헐렁하게 뚝 떨어지는 느낌을 살려는 것이 때론 더 멋스럽다. 이번 시즌 막스마라는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풍성한 트렌치코트에 샌들을 매치해 드레스 같은 효과를 주기도 했다.
V Variety트렌치코트는 어느날 갑자기 발명된 옷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진화와 변화를 거듭해온 옷이다. 꼼데 가르쏭과 장 폴 고티에는 매 시즌, 아이디어 넘치는 트렌치코트로, 셀린으로 돌아온 피비 필로는 클래식에 기본을 둔 브라운 트렌치코트로 선택의 다양성을 넓혀줬다.
W Water Proof개버딘을 뛰어넘어 완벽한 방수가 되는 트렌치코트를 원한다면? 소니아 리키엘의 PVC 트렌치코트는 어떨까? 안에 입은 옷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재치만점 트렌치코트라면 한여름 장마에도 거뜬할 것이다.
X Extreme트렌치의 가격은 어느 정도까지 치솟을 수 있을까? 반짝이는 메탈릭한 파이톤으로 만들어진 디올의 꾸뛰르급 트렌치는 자동차 한 대 가격과 맞먹을 정도. 실용성을 바탕으로 시작된 트렌치 코트의 역사는 이렇게 럭셔리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Y Young Designers올 봄 컬렉션에서 트렌치코트 뒤에 숨겨진 무궁무진한 세계를 발견해낸 디자이너 송자인. “지난 컬렉션을 정리하면서, 트렌치코트처럼 영원히 변치 않는 클래식한 아이템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그녀가 올봄 선보인 올인원팬츠, 플레어 스커트 등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언제든 입기 좋은 트렌치 아이템이다.
Z Zoom-in꼼꼼하게 쇼핑 아이템을 체크하는 타입이라면 다음의 디테일을 꼭 확인할 것. 라펠의 폭과 각도가 얼굴형과 잘 어울리는가? 원래는 군인들이 수류탄이나 칼을 꽂기 위해 만들어진 ‘D-링(D-ring)’은 옷의 소재와 잘 어울리는 컬러와 소재인가? 10개의 버튼이 옷을 여몄을 때 안정적인 위치에 달려 있는가? 어깨 스트랩 때문에 어깨가 넓어 보이거나 좁아 보이지는 않나? 좀더 꼼꼼하게 사소한 디테일까지 확인할수록 오랫동안 멋스러운 트렌치코트를 내 손 안에 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