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의 단꿈
인묵 김형식
나는 더위가
언제 절정에 이르는지
잘 안다
폭염에 지친 육신 둘 곳 없어
안절부절하다가
어느 시인*의 시를 읽다가
죽부인 껴안고 잠이 든
칠월 어느날 오수의 단꿈
나는 과감하게
폭염을 쓰러뜨리고
그녀의 속적삼 풀어헤친다
아, 이 뜨거운 젖가슴
부채 하나로 숲을 헤집고
계곡을 찾아드는 한 사내 , 그리고
질벅한 물놀이
계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변강쇠
폭염은 까무러지고
알몸으로 누워있는 그녀 곁에
앉아 신선이 된
나는 더위가 언제
절정에 이를 줄을 잘알고있다
*오세영의 시 [푸른 스커트의 지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