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대우GM 등 제품 고유가로 주목… 연비 향상ㆍ가격 경쟁력 제고 등 숙제
요즘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 사이에선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구입이 유행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해리슨 포드,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메릴 스트립 등이 모두 프리우스 오너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Google) 창업자로 억만장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프리우스를 탄다.
올 들어 미국에서 프리우스를 사려면 수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차값이 동급 소형차값의 배에 달하는 2만2000달러지만 대기 수요가 넘쳐 1만달러 이상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살 수 있을 정도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출시된 프리우스는 이처럼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배기가스가 적고 가솔린 엔진에 비해 몇 배나 연비가 좋은 친환경차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 차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현대차와 GM대우가 나란히 하이브리드카 시판계획을 발표했다. 가솔린, 디젤엔진이 아닌 새로운 제3의 엔진인 하이브리드엔진을 단 차가 서울 거리를 질주할 날도 머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카 S3X=GM대우는 지난달 18일 컨셉트카 S3X를 소개했다. 이 차는 BAS(Belt Alternator Starter)라는 시스템이 장착된 하이브리드카. BAS시스템은 공회전 시 엔진을 끄고 감속 도중에는 연료 공급을 조기 차단함으로써 연료효율을 높여준다. 현재 하이브리드카는 아직 연료절감 효과가 크지 않지만 2007년에는 가솔린엔진에 비해 35% 연비가 좋은 AHSⅡ(Advanced Hybrid SystemⅡ)를 단 픽업과 SUV가 미국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회사 측은 말했다.
실제 시승해 본 결과, 운행 중 정지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엔진이 아예 꺼진다. 발을 떼자 엔진이 금세 작동한다. 정지 시 엔진을 아예 멈춰 연료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것. 물론 예전에 시승해 본 프리우스에 비해 소음이 컸지만 아직 시작차여서 양산모델로 나올 때는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기모터 겸용 발전기를 장착해 구동력이 전기로 전환돼 충전이 되도록 했다.
차 크기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와 비슷하다. 향후 2.0ℓ 디젤엔진을 장착해 2006년 3월 출시될 예정이며, 2007년께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로도 시판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 출시 러시=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초 하이브리드카인 클릭을 소개하고 환경부에 50대를 납품했다. 현대차는 내년에 베르나 후속 모델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해 2006년 말부터는 일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GM대우의 하이브리드카 상품 전략은 사뭇 다르다. 유기준 GM대우 기술연구소장은 "GM대우는 향후 대형버스,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대형차나 고가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고가라 소형차보다는 비싼 대형차에 탑재하는 것이 소비자 부담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전략은 이와 반대다. 현대차는 클릭, 베르나처럼 소형차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는 도요타나 혼다의 전략과 같다.
▶세계적인 하이브리드카 바람=최근 고유가로 하이브리드카의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2010년에는 전체 시장의 20%, 2015년에는 80%를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도요타는 SUV 하이브리드카인 `RX400h`를 미국 유럽 등에 출시할 예정. 혼다도 소형차 시빅에 이어 중형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내 시판한다. 포드도 조만간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다.
이 밖에 내년 이후에는 닛산이 알티마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픽업차 닷지에 각각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판매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카의 단점 중 하나는 차값이 비싸다는 것. 하지만 일반 가솔린 차와 가격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 소장은 "과거 5000~6000달러에 달하던 하이브리드 엔진 값이 최근 2000~30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프리우스가 최고 ℓ당 35㎞를 달리지만 현대차 클릭 하이브리드카는 연비가 ℓ당 18㎞인 점에서 드러나듯이 연비를 끌어올리고 대당 억원대에 육박하는 생산비용을 하루 빨리 낮추는 것이 국내 업체들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