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작년 11월과 올해 1월에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고 든 생각을 간략하게 적고자 합니다. 전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39세 이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입니다. 논의에 필요한 인포그래픽을 캡처하여 첨부하였으며 더 자세한 자료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election2022/president/poll_youth.html
두 여론조사 사이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대결 및 김종인 위원장의 퇴장, 여성주의 공약의 전반적인 수정이 있었으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여성주의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출연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습니다. 야권단일화와 관련된 의제들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캠프측의 멸공 캠페인과 북한 선제타격 등의 외교적 이슈는 반영되지 않은 기간입니다.
KBS 청년층(2030대상) 여론조사의 자료를 살펴보고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윤석열 캠프의 헛발질로 안철수 후보가 청년층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이탈표와 더불어 부동층의 지지도 일부 얻는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말연초 국민의힘에서 보여준 자중지란과 더불어, 이수정, 신지예 사퇴와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대표되는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 선회로 인해 국민의힘 청년 여성 지지세가 급감한 정황이 역력합니다. 그렇다고 여성 표심이 이재명 후보에게 가지는 않고 안철수 후보 쪽으로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더하여 심상정 후보의 표도 안철수 후보로 옮겨갔습니다. 사표를 막으려는 심리라 생각하는데 어쨌든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반면에 이준석 대표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20대 남성 표심은 신지예의 사퇴와 여가부 폐지 공약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에 비해 오히려 감소하였습니다. 근소하지만 오차범위 밖의 값이었습니다. 젠더 이슈와 별개로 연말연초 국민의힘에서 보여진 대혼란에 대해 실망한 청년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일부분 이동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젠더 이슈에 민감한 20대 남성에게조차 윤석열 캠프의 자중지란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자중지란의 결과로 30대 남성의 표심은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내용수정]
안철수 후보는 청년층 사이에서 야권단일화 후보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세가 안철수로 옮겨갔다는 정황에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2030 남녀 모두를 통틀어 거의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야권 단일화가 불발한다면 이득인 결과이겠으나, 윤석열 후보의 표가 직접적으로 이재명 후보로 유입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재명 캠프는 고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끝으로, 젠더 이슈는 사회적 재생산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의제임은 사실이지만 결국 의식주와 연결된 주거, 노동 의제들에 대해 무심한 후보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사견을 덧붙여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내용추가]
다시 자료를 검토해보니 젠더 이슈가 30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30대 여성의 국민의힘 이탈에 젠더 이슈가 연관되어 있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30대 남성도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을뿐 방향성 자체는 30대 여성과 동일하게 움직였습니다. 20대와 비교할 때 30대에서는 젠더 이슈가 중시되는 정도가 낮고, 선순위의 다른 평가기준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30대 초반과 후반의 차이가 클 것이라 추측합니다.
첫댓글 언론에서 늘상 2030을 묶어서 지칭을 하는데
막상보면 30대 남성사이에서 20대남성에서와는 달리 이재명이 윤안합친것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력은 확보했고
여성의 경우에는 심상정이나 윤석열 지지율을 보면 20하고 30간에 차이가 엄청 심하게 나는게 눈에 띄네요
말씀에 동의합니다. 애초에 세대론의 유효성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위 자료를 보면 20대 남성 여성이라는 구분도 어느 정도 유용한 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편의상 쓰는 구분임에 유의해야할 것입니다.
댓글에서 말씀하신 내용에 여운이 남아 다시 자료를 검토해보고, 글 말미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윤도 윤이지만 이재명 뽑아도 나라 망한다는 인식이 있으니 안 가는 거겠죠
카페 의사분들이 이재명에게 보이는 반응이 딱 그런 인식을 반영한다고 느낍니다
오븐구이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맞다면 상당부분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반면 언론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너무나 강합니다
근데 사실 이재명은 너무 말을 잘해서 입으로 사람을 구워삶을 줄 알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말하는 것과 진의가 다르거나 구릴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것 같은게
진짜 구린 것처럼 물타기 하기 너무 쉽습니다
어차피 이런다고 핵심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일부 이른바 '중도'들(이라고 쓰고 중립척 빠돌이로 읽습니다) 또한 이재명 뽑는건 질색하는 단점도 분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중립척 쿨게이에 병적으로 갈등을 기피하고 갈등에 연루되었다 하면 팩트체크 따위 무시하고 문제아로 낙인 찍는 국민이 너무 많은지라..
갠적으론 그런 ㅂㅅ 같은 태도가 아주 짜증나고 싫긴 합니다만 어쨌든 현실은 현실로 인정해야할 부분이죠
안철수 후보에게도 나름의 중요한 미덕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기계적 중립과 정치혐오에 호소하는 부정적인 면모 때문에 이번 결과가 좀 아쉽긴 합니다.
철수맛이 오래되지 않았는데.
다시 맛봐야되는건가 ㅜ ㅜ
다행히(?) 안철수 후보는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는 이보다 더 낮은 지지세를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생각해볼게 있다면 펨코 같은 인터넷 여론이 꼭 현실 여론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예시 되겠습니다ㅋㅋㅋ 누가 올라섰건 아직 표면상으로는 둠이1위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절대 잊으면 안 될 사실입니다. 다만 인터넷의 여론 형성 기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