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보] 니뽕, 배를 타고 가시겠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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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면이 바다로 막혀있는 데다 위로는 삼팔선이 지익 그어진 분단 반도국가의 운명상 우리는 해외를 나갈라치면 뱅기를 이용치 않을 수 없는 시츄에이숑이다. 그래서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기차 밖 풍경이 영국에서 프랑스로 바뀌고 다시 스위스로 바뀌는 꼬라지가 한 편 신기하기도 하고, 날개없는 달구지가 창공을 나는 독수리 바라보는 심정으로 부러워 죽갔기도 하다. 그나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일본이란 나라가 옆에 있어서 다행은 다행이다. 뱅기를 타지 않고 바닷길로 왔다리 갔다리 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도 이 경우에 해당하지만 뱃길이 활성화된 쪽은 단연 한일 구간이다. 대표적인 한일 구간인 부산과 큐슈의 경우는 흔히 보따리장사라 불리는 사람들부터, 싼 맛에 부산과 일본 여행을 즐기려는 두 나라 사람들, 기타 이런 저런 이유로 배편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성수기에는 뱅기 만큼이나 좌석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만화, 영화 등 일본 문화의 한국 내 개방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일명 '자팬족' 이 엄청 늘어나는 추세여서 특히 직딩을 중심으로 일본 자유 여행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그 바람의 한 가운데 두둥실 선박여행이 떠 있다. 여행사에서도 선박 상품을 무진장 활기차게 출시하고 있다. 항공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좌석 수급이 용이한 것이 그 이유다. 그런데.. 뱅기는 비록 타보지 않았더라도 우덜은 대략의 내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좌석이 있겠고, 쭉빵의 승무원도 있겠고, 기내식도 줄 거구, 영화도 틀어주는.. 그리고 그림이랄 것도 없는 것이, 뱅기는 그야말로 순수한 운송 수단이므로 좌석벨트 잘 매고 앉아서 원하는 곳까지 안전하게 가면 장땡이다. 무슨 특별한 편의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뜨.. 선박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크기도 천차만별이고 속도도 다 다르고, 안의 부대시설이 어케 되어 있으며, 안전도는 어떠한지, 통통배부터 타이타닉 같은 그레이트 크루즈까지 종류별로 다 다르다. 그럼에도 여행사 쪽에서는 배에 대한 정보를 충실히 전달해주지 못하고 있다. 크루즈니 초호화 유람선이니 쾌속선이니 하는 멋드러진 단어를 전방에 세우고 자유여행부터 효도관광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기는 바쁘지만, 이용객이 미리 충분한 리뷰를 할 만큼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본 청장이 늘 그러하듯, 일본으로 떠나는 대표적인 선박 두 개를 직접 시승해 보고, 옥수탕 때밀이 아저씨 작업하시듯, 세밀하고 씨원하게 배의 구석구석을 디벼줄까 한다. 잘 읽어보시고, 일본 여행을 배로 할지 뱅기로 할지, 배로 할 거라면 어떤 것으로 할지 등에 참조 받으시라. 자 이제 본 청장의 손을 꼭 잡고 탑승을 시작해보자. 멀미 있는 거뜰은 귀미테 붙이시고.
현재 부산을 출발하여 일본에 도착하는 선박은 다음과 같다. ![]() ![]() ![]() ![]() 도착지가 전부 네 군데이고 배도 여러 종류로 보이지만 이거뜰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후쿠우카의 관문 하카다 항으로 가는 배, 코비와 비틀은 고속 여객선이다. 약 215 ~ 222 명 정도의 여객 정원을 가지고 워터제트의 추진력으로 물 위를 날아다니는 스피드 보트로 이해하면 되게따. 2 시간 55 분이면 가뿐히 현해탄을 넘어버린다. 반면 나머지 배들은 모두 승객정원 500 명 이상 규모의 대형 선박이다. 하마유의 경우 최대 속력이 20.49 노트라고 하는데 평균 시속 30킬로 정도로 음직인다. 그리고 배들의 구조, 실내 편의시설, 숙박 시설 등도 거의 대동소이하다. 고로 여기서는 두 개를 집중적으로 디벼본다. 고속제트호 한 개랑, 훼리 한 개. 구체적으로 비틀과 성희호다. 특히 성희호를 좀더 꼼꼼히 보자. 왜냐 하면 훼리의 경우는 1 박을 겸한 운송수단이 되는 관계로, 타는 시간도 원나잇으로 길고, 그 만큼 선박에 대한 정보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편.. 주지하다시피, 배들은 모두 부산에서 출발한다. 고로 부산이나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피플들에게 편리하겠다. 만일 설쪽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선박상품이 싸다고 냉큼 예약할 것이 아니라 몇 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설에서 부산가는 개인 비용은 상품가격에 포함이 안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것까지 고려해도 선박상품 이용이 좋다고 판단된다면, 설에서 부산까지의 운송수단은 기차 이용을 권한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이 부산역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뱅기를 타고 설과 부산을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은 돈 낭비(서울 출발 후쿠우카 왕복을 예로 든다면 선박료가 뱅기요금보다 대략 10 ~ 15 만원 정도가 싸다. 즉, 설에서 부산 왕복 항공 운임 정도 만큼 싸다는 것이다), 시간 낭비다(김해공항에서 버스로 1 시간을 가야 배타는 곳이 나온다).
출국 수속은 공항과 비슷한 보딩 과정을 거친다. 출국장을 통과하면 면세점이 나오는데, 거의 동네 슈퍼 수준이므로 여기서 별도의 여행 준비물을 챙기겠다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겠다.
![]() 성희호는 현대 미포조선에서 건조된 여객선으로 2002 년 5 월 20 일에 첫취항을 한 후, 매일 2 척의 배가 서로 교차 운행하고 있다. 흔히 부관페리라고 불리는 성희호 한 대와 관부페리라 불리우는 일본배 하마유 한 대, 이렇게 두 대의 배가 한일 구간을 오며 가며 하는 것이다. 총톤수가 얼마고 전장이니 선폭이 얼마인지는 말해봐야 감도 잘 안잡힐 것이고, 여기 홈페이지에서든 아니면 판매 여행사에서든, 성희호 앞에 반드시 따라 붙는 <초호화 여객선>이라는 수식어가, 진짜로 그런지 안 그런지만 여기서 썰하면 임무 끝일 게다. 그런데 초호화 여객선을 나누는 기준이라는 것이 일단 애매하다. 평소에 국내의 통통배만 타본 사람과 스타크루즈 따위의 쐿가루 뿌린 배를 타본 사람의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글타면, 이 판단은 내 꼴리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글구, 늘 그렇듯이, 본 청장의 꼴림 방향은 틀림이 없다. 먼저 외관을 보자.
부산 앞바다에 두둥 떠 있는 이 배의 외관은 일단.. 쪼까 폼이 난다. 역시 국제선 답게 크기도 그렇고 위용도 그렇고 허접 쪼가리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성희호에 들어가면 일단 로비가 나온다. 로비 한 쪽의 프론트 데스크가 단아한 모습으로등장한다. 카페트 하며 2 층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하며, 입구에서 보게 되면 깨끗하고 그럴 듯한 크루즈 분위기를 한껏 풍긴다. 그런데 배에 잠시만 있다보면, 이 배가 절대 고급스런 배는 아니구나라는 것을 분위기에서 감지한다. 이 배의 주 고객층이 소위 불리우는 아줌마, 아저씨들인데, 지금은 입구에서 왼쪽을 이들의 전용 객실로 배정하고 있지만, 밤에 로비에 나와 있으면 왠지 시골 장터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어수선 그 자체다.
객실을 살펴보자. 이 배가 부산에서 시모노세키 구간을 밤에 이동하다 보니, 단지 운송의 의미가 아닌 숙박이라는 중요한 수단이 되는 탓에 객실의 수준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성희호와 하마유호 모두 객실은 특급부터 1 급, 2 등급으로 나뉘어진다. 그런데 대개 한국에서 판매되는 저가의 자유여행 상품은 2 등급 객실을 사용한다. 성희호의 경우 총 562 명 정원에 2 등실만 404 명이 수용되는 구조인 걸 보면, 거의 대부분 2 등급 객실을 사용하는 것 같다. 하기사 싼 맛에 이용하는 선박 여행에, 비싸게 객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행위도 코미디스럽긴 하겠다. 2 등급 객실은 24 인용이다. 24 명이 한 방을 쓴다는 것이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내무반 생각하면 정답이다. 관물대 대신 사물함이 있을 뿐, 매트리스에 모포까지 거의 내무반과 흡사하다.
화장실.. 공동이다. 샤워실... 작은 대중탕에서 합동으로 한다(개인 세면 도구와 수건, 슬리퍼 등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깔끔떠는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잠들기 힘들다. 담요와 모포도 웬지 꺼름칙하고, 옆에 첨보는 사람이 부시럭거리고, 어떤 아저씨는 한쪽 구석에서 컵라면 드시고 계시고, 게다가 남녀 구별없이 한 방에서 자게 되니, 옷 한 번 제대로 갈아입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로비 쇼파에서 늦게까지 티비 보며 밤시간을 죽인다. 4 인 1 실 혹은 2 인 1 실의 방 역시, 특별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소규모 인원이 한 방을 쓴다는 것과 작지만 별도의 샤워실이 있다는 것만 차이가 있을 뿐, 그저 눈에 띄는 것은 하얀 시트의 침대 뿐이다.
편의 시설을 보자. 로비가 있고, 대형 티비가 있고, 1 층에 작은 게임룸과 좌판기 그리고 미니 면세점이 있다.
2 등급 객실에 별도의 세면시설이 없는 대신 작은 대중탕 시설이 있다. 억수탕 정도를 떠올리면 되는데, 배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는 뜨끈한 물이 제격이고, 운항중인 배에서 목간을 하는 기분도 색다르다.
2 층으로 올라가면 식당이 나오고, 가라오께룸과 작은 빠가 있다. 그런데 썰렁하다. 별로이용하는 사람도 없고, 가라오께의 경우 이용시간이 자정까지로 제한되다 보니 별로 제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크루즈 혹은 호화 유람선의 수식어를 달기에는, 이 배가 가지는 편의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뭘 좀 먹어보자. 보통 저녁 6 시 전에는 탑승이 완료되니까 배에서 저녁과 아침 식사를 하게되는데, 2 층의폴라리스 레스토랑은 한식과 일식, 양식을 판매하고 있다. 우선 가격대.. 비싸다. 한식과 일식이 8 천원에서 12,000 원 수준, 양식이 15,000 원 수준이다. ![]() 음식맛.. 구리구리 양동건스럽다. 그나마 종업원에게 어느 음식이 가장 맛있냐고 물어본 후, 한식을 권해서, 특선 육개장을 먹어봤으나, 아.. 어지럽다. 짜고 맵고..
아침은 어쩔 수없다 해도, 가능하면 저녁은 미리 밖에서 든든히 먹고 오시거나, 간단한 요기 거리를 직접 준비해 가지고 로비에서 먹을 것을 권한다. 이제 안락함을 따져 보자. 즉 배의 흔들림이 어느 정도 인가를 보자는 말이다. 원래 현해탄의 파도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고 한다. 기상이 나쁘면 거의 배가 결항을 할 정도고, 어느 정도의 악천후에서도 배멀미 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고 스태프는 전한다. 실제로 기자가 탑승했을 때는 햇볕 쨍, 바람 잠잠 한 아주 좋은 조건이었음에도, 매트리스에 누워있자니 물침대에서 딸잡을 때 정도의 흔들림을 온몸으로 감지했드랬다. 적당한 리듬감이 오히려 수면을 재촉해줄 수도 있겠다만, 예민한 당신이라면, 담날 토끼눈이 되어 있을 소지가 크다. 그리고 이건 성희호의 문제는 아닌데, 선박 여행의 단점이 천재지변에 따른 결항의 리스크를 탑승객이 져야 한다는 거다. 날씨 안좋아서 배 안뜬다면, 이거 하소연 할 데도 없다. 게다가 돌아오는 날 이런 경우가 생겨버렸다면, 일정이 몹시 꼬여 버린다. 또한 실제 부산-시모노세키 구간의 소요시간은 약 8 시간 ~ 9 시간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배에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초저녁인 6 시까지 탑승을 해서 다음 날 아침 8 시 30 분까지는 죽으나 싫으나 배에 갇혀있어야 한다. 일찍 출발해서 일찍 도착하면 차암 좋겠는데, 도착지 개항 시간에 출항을 맞추는 탓에 이런 시간의 낭비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선박 여행이 좋은 것도 있다. 겨울이 아니라면 갑판에 나가 시원한 밤의 부산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멋스럽다. 애연가에게도 배 여행은 좋다. 갑판에서 한 대 땡기는 담배맛이 또 별미거덩.
대충 이 정도다. 이제 성희호 결론.. 성희호, 호화 유람선 아니다. 성희호를 호화 유람선이라고 부르면 진짜 호화 유람선들이 열받는다. 그냥 한일 정기선 정도로 불러줘야 맞다. 글구.. 또 중요한 거. 하룻밤 불편한 잠자리를 특별히 개의치 않는 대딩들의 단체 수학여행이나, 돈 없는 배낭 여행자, 밤새 어울려 노는 것이 가능한 계모임 여행이나 이 모든 정보를 미리 알고 떠나는 여행자에게는.. 말리고 싶은 마음 없다. 아니 나름대로 괜찮다. 그러나, 혹 허니문이나 부모님 효도 여행으로 선박을 생각하고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 본 기자 같으면 안한다. 워메.. 다와부렀네. 얼렁 내리자. 옆의 아줌마가 '학생, 짐하나만 가지고 나가줘. 돈 줄께' 이러더라도 냉큼 받지 말고... 조때는 수가 있다. ![]()
3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현해탄을 넘다 보니, 이건 어찌보면 바다에 떠있는 뱅기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선체가 해면에서 약 2 미터 이상 뜬 상태에서 질주하니까 뱅기는 뱅기다. 날개가 없어서 그렇지. 최고 속도 시속 45노트(83 km/h)의 이 배를 만든 제조사도 보잉이다. 보잉사는 항공기에는 707, 727, 737, 747 같은 700번 대의 번호, 선박에는 900 번 대의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뱅기회사에서 만들고 물위를 날아다닌다고 해도.. 배는 배다. 역시 어느 정도의 배 흔들림은 감수해야 한다. 소음도 항공기 수준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기에도 버거운 정도의 환경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편의시설이라고 해야 특별한 건 없다. 지정 좌석의 선실 1, 2 층과, 카운터 바, 면세부쓰가 다다.
하루에 3 척씩 8 편을 운항하는 이 배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와 더불어 후쿠오카에의 접근성이다. 성희호의 경우 시모노세키에 내리면서 다시 후쿠오카로 한 시간 정도 전철 혹은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비틀과 제비는 하카타항에 내리게 되면서 시내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비틀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항로가 아닌 바닷길로, 가장 빠르게 일본을 갈 수 있는 운송수단. 그러므로 설명은 여기까지만 한다. 배만 타면 멀미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남,녀,노,소 불문, 어떤 방식의 여행객에게도 괜찮을 수 있는 운송수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