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 중 가장 훌륭한 영화로 꼽는 것입니다. <올란도>의 감독 샐리 포터가 감독/주연을 도맡았구요, 우연한 기회에 탱고공연을 보고 매혹당한 샐리가 스스로 탱고를 배우면서 겪는 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찍었지요. 남자주인공 파블로 베론은 실제 신세대 탱고 스타랍니다. -진짜 멋지고 춤도 잘 추는 히어로입니당.헤~ 샐리 포터는 새로운 영화를 준비하는 동안에 탱고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파트너인 파블로와 사랑에 빠지고, 열정적인 춤을 추지만 뭔가 허전한 것을 느끼고 그를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킵니다. 이 줄거리 안에서 샐리가 준비하는 영화와 현실에서의 남녀,그리고 탱고를 출 때의 남녀의 모습이 아주 교묘하게 교차되면서 나타납니다. 우선 매우 선명한 원색이 난무하는 그녀의 새로운 영화 속에서 남녀의 모습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현실에서 파블로는 탱고를 출 때 여성은 남성의 리드를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고 믿고 있으며, 샐리는 영화를 찍으면서 파블로를 통제하려 합니다. 이런 와중에서 갈등을 겪던 두 사람은 남녀가 대등하게 춤을 추는 새로운 스타일(? 이라고 까지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슴다. ^^;)의 탱고를 통해 대등한 입장을 확인하게 되지요.
가장 상징적이고 의미가 깊게 다가왔던 부분은 샐리가 성당(?)에서 야곱과 천사의 씨름을 모티프로 한 벽화를 보고 무언가를 깨달은 후 그 앞에서 파블로와 자세를 취하는 장면입니다. 둘이는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씨름을 하는 것처럼 힘의 분배가 대등한 그러한 탱고를 춥니다. (요 포스터가 바로 그 장면이지요, 참 절묘하지요?) 그리고 제일 역동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이장면! 스튜디오에서 그녀가 세 명의 남자와 탱고를 추는 장면입니다. 그녀의 주변을 세 사람이 미끄러지듯 얽혀돌아간다고 할까... 아니면 세 남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삼각형 속에서 그녀의 동작들이 현란한 유희를 보여준다고 할까... 춤을 추는 사람들이 멋진 건 논외로 치더라도 카메라의 이동과 장면의 구성이 정말 예술입니다요. 네네..
샐리 포터라는 감독 참 대단합니다. 영화의 재미라는 면에서는 사뭇 다르지만(저한테는^^;;) <올란도>때도 그렇고 이 <탱고레슨>도 그렇고 영화의 주제를 단순하지 않고 풍부하고 유희적인 면모도 갖춘 형식 속에 담아내는데 확실한 정체성과 장점이 있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탱고계에서는 잘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욕을 먹었다네요. 아마추어 수준인 샐리가 혼자서만 파블로를 붙들고 있어서 영화에 등장한 많은 일급댄서들의 실력을 영화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지요. 이 정도만 해도 저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정말 황홀지경입니다만... 샘도 많은지 출연한 유명 여자댄서들은 거의 얼굴도 춤장면도 없고, 게다가 작곡에다가 노래까지 불렀다니...- -;; -앞으로는 샐리를 여자 케네스 브래너라고 불러야 할까봄다.히힛 하여튼 탱고의 매력을 만끽하면서 영화적 완성도도 매우 높은 <탱고레슨>, 감히 수작이라고 확신함, 쾅쾅쾅!!! 여기는 영화 <탱고레슨>의 홈페이지로 가는 지름길임다--> 누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