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김치·시금치·마늘·해조류 “몸에 좋아”
삶거나 살짝 데치는 조리법 “영양 풍부”
하루 3회 이상 나눠서 천천히 “웰빙 식사”
요리 연구가이자 제과 전문가인 이양지씨는 남편에게 매일 저녁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는 양식 요리와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어줬다. 이들 부부의 혀는 즐거웠지만 몸에는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토피가 심해졌고 체중이 계속 불었으며, 이씨 본인에게는 갑상선 과다분비와 저혈당증(당뇨병의 전조)이 나타났다. 그녀의 ‘맛있는 음식’이 그만 가족의 건강을 해친 것이다.
콩은 단백질, 지방이 풍부하고 비타민 A·B·D가 들어 있다. 골다공증, 고혈압 예방, 콜레스테롤 감소 등의 효과가 있으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기능이 비슷한 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여성에게 특히 좋다. 콩으로 만든 두부에는 단백질과 몸에 좋은 필수지방산이 풍부하다. 또 콩나물에는 무기질이 많고 콩 자체에는 들어 있지 않은 비타민C가 발아과정에서 생긴다. 콩나물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있어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 오이에는 엽록소와 비타민C가 많다. 비타민C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오이는 몸을 차게 하는 작용을 해 더위를 먹었을 때나 갈증 해소에도 효과적이라 등산할 때도 애용된다. 당근에는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다. 시력과 가장 관계 깊은 장기(臟器)가 간장이고, 간장에 영양을 공급해 시력을 보호하는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 A다. 쑥에도 비타민A가 많다. 한 접시(100g)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양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다. |
다시마, 미역, 김 등의 해조류는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체내의 중금속을 배출하는 해독 효과가 뛰어나다. 산모가 미역을 먹는 이유는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티록신은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
서양에서 최고의 식재료로 꼽히는 올리브유에는 모유의 주성분인 레놀렌산이 다량 들어 있고, 비타민, 칼슘 등 노화 방지 효소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구르트는 면역 체계와 뼈 조직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에 함유된 리코펜 성분은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국산 과일 역시 몸에 좋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는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살펴보자. 쌀은 밀에 비해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이 들어 있다.
밀의 경우 국산 밀을 고집하는 이유는 농약 때문이다. 수입할 경우 장기간의 운송 과정 때문에 다량의 살충제, 방부제를 살포하기에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또 보리에는 쌀에 부족한 비타민B1이 많이 들어 있어 탄수화물 대사에 도움을 주고,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도 많아 쌀과 보리를 섞어 먹으면 좋다.
쌀과 함께 먹는 고기는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산(몸에 나쁜 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산(몸에 좋은 지방)의 섭취를 늘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 대신 닭, 오리, 생선 등 하얀 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등푸른 생선에는 DHA가 많이 들어 있다. 사람의 뇌에는 DHA 성분이 10% 정도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기억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해서 뇌의 기능을 좋게 한다.
육류를 먹더라도 지방 함량이 높은 갈비, 등심, 삼겹살, 껍질은 피하고 닭 가슴살과 같은 살코기 부위를 먹는 게 좋다. 또 고기를 먹을 때는 상극 음식을 잘 활용하면 좋다. 돼지고기는 새우젓에 찍어 먹는다.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이다. 단백질이 소화되면 펩타이드를 거쳐 아미노산으로 바뀌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다.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 많은 양의 프로테아제를 생성시켜 소화제 역할을 한다. 또 새우젓에는 강력한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가 들어 있어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는다.
식재료 다음으로는 조리 방법을 살펴보자. 조리와 가공을 거치면서 자연 상태의 식재료는 본래의 맛이나 영양소가 변화한다. 최근 비만과 다이어트가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고열량을 방지하는 조리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조리법만 바꿔도 지나친 지방 섭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전통 한식이 재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름에 튀기거나 굽는 대신 삶거나 찌고 데치는 조리법이 발달했다. 나물은 살짝 데침으로써 비타민의 파괴를 막고, 불포화지방산인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만든 건강식이다.
성심여대 식품영양학과 조은자 교수는 “한국 전통음식을 재조명 해보면 세계에 내놓아도 훌륭한 웰빙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튀김보다 전이 많고 기름을 써도 식물성 기름을 많이 쓰기 때문에 지방 섭취량도 적어진다”고 말했다.
식재료와 조리법의 현명한 선택 다음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필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현명한 식생활 습관 갖기이다. 대한영양학회가 권장하는 성인의 1일 열량 섭취량은 남자 2500㎉, 여자 2000㎉다.
1일 영양소의 권장섭취량은 탄수화물 65%, 단백질 20%, 지방 15% 내외다. 전문가들은 각자 필요한 칼로리를 규칙적으로 여러 번 나눠 섭취할 것을 강조한다. 리앤윤 가정의학과 윤지연 원장은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한 것은 체내의 소화 효소와 호르몬 반응 때문”이라며 “안 먹다가 폭식하는 것이 가장 나쁜 식습관”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매일 폭식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오후 12시, 저녁 7시 하루 두 끼만 식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 7시간 사이에 1일 필요 열량을 모두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또 인체는 공복이 길어질수록 들어오는 음식물을 지방으로 축적하는 기능이 강해진다.
이 때문에 두 번 식사보다 세 번이 낫고, 세 번보다는 네 번이나 다섯 번이 나은 것이다. 되도록 식사를 여러 번 나눠서 하는 ‘식(食)테크’는 지방이 쌓일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음으로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첫째 소화가 잘 된다. 음식을 오래 씹으면 소화 효소가 든 침이 음식에 골고루 섞이게 된다.
둘째,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식사 속도가 빠르면 대뇌의 포만 중추가 포만감을 감지(약 10분 소요)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 뇌가 ‘이제 배불러’라는 신호를 내보낼 때면 이미 많은 양의 음식이 입 안을 통과한 뒤다. 식사를 느리게 하면 위가 반 정도만 차도 뇌는 ‘이제 그만’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또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것보다 다양한 영양소를 가진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악에 비유하면 독주회보다는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는 오케스트라를 권장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즉석 면, 냉동음식 등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의 경우 열량은 높지만 무기질,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의 함유량이 매우 낮다. 라면 역시 단백질과 지방이 들어 있는 좋은 열량 식품이지만 라면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도 많이 먹으면 에너지 과잉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에는 소금처럼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다.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위염, 고혈압, 비만 등의 성인병을 부르는데 이는 소금 속의 나트륨 성분 때문이다.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소금을 많이 먹으면 나트륨이 혈관을 수축시켜 고혈압을 발생시킨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1일 소금 섭취량은 10g, 나트륨은 4000㎎이다. 한국인은 평균 20g의 소금을 먹는다.
그래서 특히 한국인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우리 몸의 70%는 물로 이뤄져 있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수분은 2.4ℓ로 음식을 통한 섭취 외에도 하루 8~10잔 정도의 물을 따로 마셔야 한다. 하지만 밥을 먹을 때 물을 마시거나 밥을 물에 말아 먹으면 위액에 있는 소화 효소의 기능이 약해져 소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사 도중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게 좋으며 식사 전 15분, 식사 후 1시간 동안은 가능한 한 삼가는 게 좋다.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전문의는 “물은 기상 후와 식간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물과 함께 야채, 과일 등을 통해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잘 먹고 잘 살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칼로리 이야기 커피, 과자 등은 포만감은 적으면서도 한 끼 식사와 비슷한 칼로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단한 요깃거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휘핑크림이 잔뜩 올려진 커피는 쌀밥 한 공기(210gㆍ313㎉)와 칼로리가 비슷하다. 카페라떼(360g)의 칼로리는 200㎉로, 휘핑크림 한 스푼(35g)을 추가하면 130㎉가 얹혀지는 것이다. 여기에 블루베리 머핀 한 개(101gㆍ380㎉)를 곁들이면 전체 칼로리가 무려 700㎉가 넘는다. 이는 돌솥비빔밥(300gㆍ555㎉)보다 높은 수치다. 햄버거 세트에 들어있는 프렌치 프라이 역시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큰 사이즈(170g)의 열량은 385㎉이다. 디저트로 인기가 높은 크리스피 크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너츠 한 개(52g)의 열량은 200㎉이고, 베스킨라빈스 ‘피스타치오 아몬드 아이스크림’ 한 컵(113g)의 열량은 290㎉이며, 레드망고 ‘저지방 요구르트’ 1인분(160g)의 열량은 176㎉이다. |
|
피자헛 ‘리치골드피자’ 패밀리 사이즈 1조각(258g)은 594㎉이다. 그러니까 피자 두 조각을 먹으면 열량이 1000㎉가 넘는다. 생선초밥도 밥알이 단단히 뭉쳐져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모듬초밥 한 접시(10개ㆍ300g)의 칼로리는 557㎉이다. 짬뽕보다는 자장면의 칼로리가 높다. 짬뽕 한 그릇(626g)은 577㎉이고, 자장면 한 그릇(450g)은 674㎉이다.
◆식품 포장지의 암호들
식품첨가물이란 보통 식품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보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식품 제조, 유통 방법, 식생활의 변화로 식품 첨가물은 없어서는 안 될 재료가 됐다. 물론 일각에서는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용도에 따른 식품첨가물 분류
감미료 : 단 맛을 내는 것으로 사카린나트륨,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이 대표적 합성감미료이다.
착색료 : 식품에 색을 입히는 것. 화학적 합성착색료는 식용 ○색○호라고 명명된다.
증점안정제: 재료를 섞고 점성을 갖게 하여 음식의 촉감을 개선하는 첨가물. 증점제, 겔화제, 안정제 등으로 표시한다. 아르긴산나트륨, 카라기난 등이 쓰인다.
결착제: 햄이나 어묵 등에 쓰는 것으로 섞은 고기들이 서로 달라붙게 한다. 필로린산나트륨, 폴리인산나트륨 등이 주로 이용된다.
유화제: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한다.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자당지방산에스테르 등
산미료: 식품에 신맛을 더하는 첨가물이다. 감귤류의 산미를 내는 구연산이 대표적.
착향료: 보통 향료라고 칭하며 식품 본래의 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향을 첨가하여 식욕을 돋운다. 방향성 화학물질이 섞여서 냄새를 만든다.
팽창제: 과자나 빵을 부풀게 한다. 탄산칼슘, 황산알루미늄 등이 있다.
피막제: 과일 표면에 막을 만들어 수분이 빠지지 않도록 한다. 옥시에틸렌이 대표적.
보존료: 식품의 부패를 방지한다. 소르빈산, 이리단백 등이 쓰인다.
산화방지제: 산화에 의한 변질을 방지한다. BHA(부틸히드록시아니솔), 비타민C, 아황산나트륨 등. 특히 비타민C는 갈변 방지 작용도 하기 때문에 여러 식품에 첨가된다.
발색제: 축육과 어육의 색을 붉은 색으로 유지시킨다. 아질산나트륨, 질산나트륨 등
기타
MSG: 글루타민산나트륨으로 인공조미료의 핵심 물질이다.
정제가공유지: 수소를 첨가시킨 기름으로 다량의 트랜스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