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 하고 있는 40,50대 남성들을 위하여
얼마 전 술자리에서 한 후배가 곧 만으로 오십의 나이가 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다른 친구가 "이제 과로사할 나이가 지났네"라고 받았다.
오십을 넘어서는 자연사라니?
공자는 "논어"에서 40세는 미혹 하지 않았다 해서 '불혹'이라 불렀지만
'마흔에서 쉰,그짧은 사이'(이팝나무)의 저자 요시나가 미치코는 40세야말로 본격적으로
길을 잃고 헤메기 시작하는 시기의 초입이라고 말했다.
30대까지가 직선으로 빠르게 달리는 것이라면 40대는 전환점,커브,골짜기 같은 곡선의 이미지이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격동의 시기라는 것이다.
김하인 장편소설 '남자'(생각의 나무)의 47세 주인공 김민호는 '그 짧은 사이'를
잘 넘기지 못하고 좌절 한다. 그는 19년 동안 정열과 는력을 쏟아부었던 제약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다.그것도 회사의 명령을 수행한 리베이트 사건의 책임을 지고
범죄자까지 되어서 말이다.
쥐꼬리만 한 퇴직금으로 무엇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순간 엎친데 덮친격으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아침에 배달되는 일간지처럼 그렇게 죽음이 쑥 배달"된 것이다.
그는 캐나다로 일자리를 구하러 간다고 말하고 집을 나와 강원도 산속을 떠돈다.
그리고 아내와 고등학생인 아들과 중학생인 딸에게 세 통의 편지를 썼다.
자신을 사람답게 살게 해준 아내에게는 절절한 사랑의 마음을,자식들에게는
잘해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담았다.한 남자의 삶이 온전히 담겨있는
그 편지들은 누군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전달되지 못하고
한 민가의 아궁이로 들어가고 만다.작가는 그것을 "한 남자의 마음이 속절없이
타들어 갔다"고 표현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이 한줌도 안 되는 재로 사라진것이다.
나는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 편지들을 읽었다. 사람의 인생이란 이렇게
덧 없는가? 소설을 읽고 나니 갑자기 헛헛한 기운이 내 몸을 휘감아 어쩌지 못했다.
주인공 김민호처럼 지금도 이 땅에서 분투하고 있는 40,50대의 남자들을 생각 하며
한강으로 갔다. 그리고 혼자서 그들의 영혼에 술 한잔을 따랐다.
요시나가미치코는 40년의 인생이야말로 자신감의 근원이니 40대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생활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과연 지금 한국의 사오십대 남자들은 자신감이 있을까?
김민호처럼 갓슴을 열어 보이지 못하고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가는것은 아닌가?
그런 안타까움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랑하는 이 들에게 미리 편지를
써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작은형이 만 5년의 투병끝에 정월 초이틀에 작고 하고나니 더욱더 주인공
김민호와 작은형이 똑같은 인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 이글을 형님께
바칩니다. 형님의 명복을 빕니다.
1. 새들의 노래 (Song Of Birds) 2. 시냇가의 풍경 (Scenery Of Stream) 3. 초원의 한가로움 (Leisure Of Meadow) 4. 바다 산책 (Taking A Walk On The Sea) 5. 모닥불과의 대화 (Talking With Bonfire) 6. 정상에서 만난 산바람 (Breeze Which Greeted In The Top Of A Mountain) 7. 숲 속의 고요 (Silence In Forest) 8. 꽃들의 유혹 (Temptation Of Flowers) 9. 해변의 태양 (The Sun In The Beach) 10. 폭풍의 밤 (Stormy Nigh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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