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양 쟁탈전에서 내게 패배한 남자들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왜 안 그러겠는가?외모면에서는 나 보다 훨씬 월등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지고 말았으니
속으로 가슴을 치느라 숨이 막힐 지경이었겠지.
그러나 O 양이 나를 선택한 것은 결국 전략의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우리회사 동료들처럼 평상시,O 양에게 집적거리지도 않았고,눈 한번 제대로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랬었기에,사장아들인 K 군을 비롯한 다른 동료들은 나를 자신들의 경쟁자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 연인이 된 두 사람이 갑자기 자기들 눈 앞에 나타났으니 허를 찔린 녀석들은 멘붕 상태가 되고 말았다.
자신들의 대시 방법이 나에 비해서는 전략적인 면에서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난 후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나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K 군이 O 양에게 대시하는 방법은 자신의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떠 벌리리면서 O 양을 귀찮게 하는 것이다.
하루는 O 양이 평소에 즐겨 입던 긴 치마 대신 감색 모직바지를 입고 출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태권도 유단자인 것을 알고 있는 K 군은 쉬는 시간에 O 양이 잠깐 회사 앞 마당에 나왔을때 장난을 걸었다.
헤이!!~~~O 양!~ 오늘은 바지 입었네?그럼 나 하고 겨루기 한번 해 볼까?헤!헤!~~
K 군은 그렇게 실~실~웃으면서 O 양의 어깨와 옆구리를 뒤에서 발로 툭 툭 건드리며 장난을 걸었다.
계속되는 K 군의 장난에 짜증이 났었는지 O 양이 갑자기 뒤 돌아서면서 발을 쭉 뻗으며 옆 차기를 하였는데
그녀가 신은 구두가 K 군의 코 바로 앞에서 멈추자 K 군은 놀래서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갑작스런 O 양의 반격에 뒤로 넘어진 K 군은 머쓱하게 웃으며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한 마디 하였다.
오!!~~유단자 맞네!~~헤!~헤!~헤!~미안 미안!~
K 군은 항상 이런식으로 O 양을 귀찮게 하면서 대시를 했기에 O 양은 그런 K 군이 좋을리가 없었다.
또 다른 동료들은 그저 O 양 앞에서 실~실 웃어가며 싱거운 농담을 하거나 영화표를 가지고 와서 같이 보러가자고
하였지만 O 양은 그런 남자들이 좀 가벼우면서도 별로 진실성 있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중,평소에는 그녀와 말 한마디 하지도 않았고,오가다 마주치면 그냥 가볍게 미소만 짓고 지나던 남자가
어느 날,초코렛을 아무 말 없이 자기 옆에 두고 가더니만 전화로 대뜸 만나자 하니 O 양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리겠다는 말은 여자에게 엄청 부담이 되었지만 여자들은 때론,낯선 방식의 대시에
큰 호기심이 발동한다.
익숙한 것이 아닌 생각지 않은 남자의 접근에 당황하면서도 어? 이 남자는 뭐지?하고
의아해 하기 마련인데 그 호기심에 불을 붙여준 것은 네가 나올때까지 길가 정류장에서 기다리겠노라 하는
나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과연 이런식의 도발적인 전략을 쓰는 남자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방법을 채택했었고
우연찮게도 O 양에게는 그 전략이 적중했다.
그러나 모든 여자들에게 이런 전략이 맞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있으니 여자에 따라서 적절하게 대시의 방법을 선택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나는 그렇게 O 양의 마음을 끄는데 성공하였고 나의 대시 방법이 예쁘고 키 큰 매력적인 여자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 된 셈이었다.
그럼 키크고 예쁜 여자들이 나 처럼 작고 보잘 것 없는 남자들을 좋아하냐구?
여자들이 미쳤는가?
머리에 핵폭탄 맞지 않은 이상,멋진 여자들은 당연히 그에 걸 맞는 남자들을 좋아하는게 당연지사.
그런데,내가 나중에 키 크고 예쁜 여자들을 만나보니까 그런 여자들 중에는 오히려 작고 아담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있었는데 O 양은 바로 그런 여자였던 것이다.
그때 나는 정말 운 좋게도 타이밍을 기가막히게 맞추는 바람에 O 양을 내 여자로 쟁취 할 수 있었던 것.
이제 우리 두 사람이 탄 우주선은 대기권을 뚫고 아름답게 펼쳐진 은하수를 향해 여정을 떠났으니
우리 앞길을 가로 막는 방해물은 전혀 없을 듯 보였다.
그러나 잔잔했던 바다를 항해하던 배가 갑자기 비 바람이 몰아치면서 거센 풍랑을 만나 난파선이 될 수 있듯이
여자와의 연애도 언제든지 그런 위급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시 염두에 두어야 했었다.
안타깝게도 연애 초보자였던 나는 위기 상황이 그렇게나 빠르게 올 줄은 미처 예상치 못하고 그저 우리들
앞 길이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수정 같이 맑고 고요한 바다 위를 미끄러져 가는 줄로만 알았다.
첫댓글 익숙함이 아님 신선함의 이끌림 이군요
한국 여인이 아닌 베트남 여인에 이끌린 우리네 처럼......ㅎ
그렇지요 남들과 똑 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역시 피카소 님 너무 좋습니다
재밌게 사십니다
가을이 오면님도 이제부터는 절대 남 험담하지 말고
좀 즐겁게 살면 좋겠습니다.
남 험담하면서 살기에는 길지 않은 우리네 인생이니까요.
@[양주]피카소 넵 맞는 말씀입니다
길지 않은 우리 인생사
즐겁게 사는 것도 채우지도 못할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