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대한 어원
역사, 사회, 시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봤을, 혹은 즐겁게 챙겨보고 있을 만화 폴란드볼의 주인공 폴란드.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폴란드는 폴란드인의 나라(란드)입니다. 분명 근대까지는 리투아니아와 함께 중부유럽의 강자로 군림하며 영광스런 나날을 보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들이 꼬이더니 나라가 두 번이나 지도에서 증발하고 사랑하는 수도는 잿더미만 남은 주차장 되어버렸다 겨우 복구하고, 지금은 옆 동네 웬수 독일이 유럽수장으로 군림하는 걸 배 아프게 지켜보며 유럽의 찐따, 유럽의 배관공 취급을 받는 안타까운 국가입니다.
개인적으로 폴란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로 다 물거품이 됐네요. 어쨋건, 폴란드인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폴란드인은 독일 바로 옆에 위치하고, 라틴 문자를 조금 변형해 쓰고 있지만, 게르만족이 아닌 서슬라브족의 일원입니다. 따라서 폴란드의 어원 '폴'도 고대 슬라브어에서 왔는데요, 뜻은 '평원'입니다. 즉, 폴란드인은 '평원에 사는 사람들' 이라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늪과 숲이 많은 서쪽 (현 독일, 폴란드 서부) 알프스 산악지형의 남쪽 (체코/슬로바키아) 그리고 척박한 동쪽 (벨로루시 동부) 입장에서 보기에 폴란드는 농사 잘되는 드넓은 평원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평원에 나라를 세웠다는 점은, 번영 시에 나라를 농업생산량으로 펌핑해 주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국난 시 국토 방어가 힘들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18, 19세기부터 세기가 넘도록 폴란드를 지옥 같은 고통에 빠트린 주범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기 960년, 폴란드의 본격적인 역사를 시작했던 미에슈코 1세는 참담한 위치선정으로 까이는 인물입니다.
물론 진지하게 까는 건 아니고, 우리가 단군은 위치선정 x같이 했다고 주변 국가들을 보며 한탄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폴란드는 유럽 국가들 답지 않게 97%가 폴란드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나치 독일 시절에 폴란드 내부의 유대인이 절멸해 버리고 (아우슈비츠가 폴란드에 지어졌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죠)
2차 대전 이후 기존의 서부 영토를 잃으면서 많은 러시아계 사람들이 폴란드 영토에서 나가게 되었으며, 폴란드 정부가 나치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독일계 사람들을 전부 폴란드 영토 밖으로 쫓아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폴란드가 지금은 유럽 2류 국가로 멸시받지만, 그래도 여러 분야에서 영원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여럿 배출해 낸 국가입니다.
모든 피아노 애호가들은 쇼팽을 사랑하고, 여성 과학자들에게 퀴리는 선구자입니다. 레반도프스키는 해외 축구 팬들의 유명인사이며,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랫동안 가톨릭을 이끈 성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