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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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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과 물줄기로 경계를 삼았던 우리 조상들에게 물줄기가 안겨주는 역사와 의미는 아주 중요하다. 신라는 삼국통일 후 경덕왕 16년(757) 수주군(水酒郡: 지금의 예천읍)과 축산현(竺山縣: 지금의 용궁면)을 통합해서 예천군(醴泉郡)이라 했는데, 그 이후 예천이란 지명은 고려 왕조 500년 동안 폐군과 복군을 반복하다가 조선 태종 16년(1416) 전국을 재편성할 때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유지해왔다.
예천이란 ‘물이 감주(甘酒)처럼 달다’는 의미인데, 수주군이란 지명 역시 물맛이 술과 같다는 의미였으니, 예천 지방은 오래 전부터 감주처럼 단 독특한 물맛이 유명했던 것 같다. 예기(禮記)에 ‘하늘은 감로수를 내리며, 땅은 감주처럼 단 샘물을 솟게 한다(天降甘露 地出醴泉)’고 했고, 사람들은 고려시대에 감천현 치소였던 현내리의 감천(甘泉)을 그 진원지라고 말한다. 감천은 가뭄이 들면 들판에도 물을 댈 정도로 풍부했으며, 우수한 온천수를 자랑하는 예천온천도 이곳에 있다.
독특한 물로 유명한 예천에는 봉화군 물야면 선달산(1236m) 기슭에서 발원하여 수많은 산골짜기를 돌아 흘러온 내성천(乃城川)이 용궁면 대은리 마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용틀임하듯 휘감으며 빠져나가는 강물로 형성된 독특한 마을이 있다. 강줄기는 60m도 채 안 되는 산허리를 뚫지 못하고 마을을 마치 조롱박처럼 만들었는데, 이렇게 마을을 350도로 휘감고 돌아가는 내성천이 마치 용틀임하는 것 같다고 해서 회룡포(回龍浦)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다. 내성천에 휘감긴 회룡포 마을은 이곳과 지척인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과 매우 비슷한데,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물길이 휘돌아간다고 해서 마을을 ‘물돌이동’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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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속의 섬’ 회룡포 마을은 전형적인 산태극 수태극(山太極水太極)이어서 정감록에서도 전란이 벌어져도 평안한 전국의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손꼽은 곳인데, 일찍부터 전국의 여행 작가 100인이 추천하는 ‘전국 아름다운 여행지 100곳’ 중 하나인 회룡포는 2002년 모TV드라마 ‘가을 동화’의 촬영지로 소개되었고, 2009년 모TV의 1박2일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국가지정문화재명승 제16호).
사실 회룡포는 한말인 고종 때 경북 의성군에서 살던 경주 김씨 일가가 정착해서 소나무를 베어내고 논밭을 개간한 근래 태어난 마을로서 오랫동안 ‘의성포(義城浦)’라고 불렀다. 그러나 1914년 관할이 의성군에서 예천군으로 바뀌고 또 ‘의성’이라는 지명 때문에 잘못 찾는 사람이 많아져 혼란이 생기자 근래에 회룡포로 고쳤다고 한다. 지금도 경주 김씨 9가구가 오순도순 모여 사는 마을주민들은 오랫동안 바짓가랑이를 걷고 내성천을 건너 읍내를 다니다가 강물이 줄어든 겨울철에는 외나무다리나 섶다리를 놓아서 건너다녔다. 강물이 불어난 여름철에 매일 학교에 다녀야 하는 어린이들은 부모가 고무 대야를 보트처럼 띄워서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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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표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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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다리전경 |
1970년대 말 내성천 제방을 쌓고 제방 길 도로가 생겼어도, 워낙 멀리 돌아야 해서 주민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여전히 불편을 감수하고 강을 건너다니다가 1977년경 예천군이 회룡포마을과 회룡마을 사이의 내성천에 건설공사장에서 사용하는 구멍 뚫린 철판으로 다리를 설치해주었다. 사람들은 철판다리를 걸을 때마다 구멍 사이로 물이 차오르면서 퐁퐁 소리가 난다고 해서 ‘아르방다리(건축용 철판)’ 혹은 ‘퐁퐁 다리’라고 불렀지만, 1978년 한 신문에 ‘뿅뿅 다리’로 잘못 소개된 이후에는 ‘뿅뿅 다리’로 더 유명해졌다. 뿅뿅 다리는 모TV드라마 ‘가을동화’의 주인공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에 놀던 곳이기도 한데, 회룡포마을 하구쪽 용포마을로 통하는 제2뿅뿅 다리도 설치했다. 제2뿅뿅 다리를 건너 약4㎞쯤 가면 삼강주막이 나온다.
예천군에서는 2004년부터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회룡포 마을을 생태체험장 개발에 나서 내성천변을 따라 약2.6km의 올레 길을 만들고, 2012년에는 오토캠핑장도 만들었다. 예천읍에서 문경 쪽으로 약17㎞쯤 떨어진 회룡포마을은 수도권에서는 중앙고속도로 영주나들목을 빠져나가 28번 국도로 예천읍을 거쳐 용궁면소재지에서 924번 지방도(용개로)를 따라 작은 콘크리트 다리인 회룡교를 지나면 된다.
대전 등 남부지방에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나들목을 빠져서 점촌 시내에서 용궁면을 거쳐 34번 국도를 따라서 회룡마을로 갈 수 있는데, 대전복합버스터미널에서 용궁·예천행 직행버스가 1일 5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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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다리 |
그러나 어떤 코스를 택하건 내성천이 회룡포 마을을 휘감고 있어서 회룡마을에서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만일 승용차로 회룡포 마을까지 곧장 가려면 개포면소재지에서 내성천을 따라 쌓은 제방 길을 약7㎞쯤 돌아가야 하는데, 제방 길은 마을주민들의 경운기나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려는 차량이 아니면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그나마 제방 길은 반대방향에서 진행하는 차량과의 교행이 불편할 정도로 비좁고 강바람에 미끄러워서 겨울철에는 매우 위험해서 오토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용주팔경 시비(龍州八景 詩碑)가 있는 회룡마을 주차장에서 내성천의 뿅뿅 다리를 건너서 회룡포마을로 다니고 있다. 용주란 고려시대 행정구역이 1914년 예천군과 통합될 때까지 용궁군 혹은 용궁현이던 용궁면의 옛 지명이다.
회룡포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자 대대로 농사를 짓던 마을주민들도 하나둘 음식점을 겸하는 민박집이 생기고, 최근에는 토마토, 참외 등 청정채소를 재배하여 관광객은 물론 인터넷 판매를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제1뿅뿅 다리가 보이는 제방 길에 만든 올레 길을 산책하거나 전기스쿠터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볼 수도 있는데, 스쿠터 사용료는 5000원이다. 그러나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는 회룡마을을 비롯해서 용궁면소재지 일대가 인근의 삼강주막과 경북선 용궁역의 정취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더 많다.
이렇듯 역사적 유적이나 유물보다 마을 지형의 독특함 때문에 널리 알려진 회룡포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장안사 뒷산인 비룡산(飛龍山; 190m) 전망대다. 전망대는 회룡마을 주차장에서 산길을 1.2㎞쯤 올라가거나 회룡마을 약2km쯤 전방의 회룡교 다리에서 오른쪽 장안사(長安寺)를 거쳐서 올라갈 수 있는데, 회룡마을에서 전망대를 거쳐 내성천 제방을 따라 약3km쯤 떨어진 삼강주막까지 이어지는 생태탐방로가 있다. 회룡교에서 장안사까지 가는 산길은 비탈이 험하고 가팔라서 초보운전자나 겨울철에는 약간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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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촬영지 표지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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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
장안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절이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퇴락해 있다가 최근에 중창된 아주 작은 절인데, 장안사 뒤로 난 산길을 따서 나무계단을 약10분쯤 올라가면 비룡산 정상 전망대다. 파란 강물이 넘실대며 흐를 때에는 회룡포 마을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아름답지만, 갈수기인 가을부터 봄철까지는 모래밭만 보여서 조금은 황량하다.
그나마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진 회룡포 마을로 통하는 뿅뿅 다리도 내성천 상류에 영주 댐을 건설한 뒤, 매년 모래가 쌓이고 있어서 옛날의 정취는 사라지고 있다. 또, 예전에는 외지에서 마을 안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나무 숲이 울창했고, 내성천 제방길이 개통되기 전에는 나룻배가 아니면 회룡포 마을로 접근할 수도 없어서 6·25전쟁 때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던 마을은 지금 주변이 너무 많이 개발되어서 광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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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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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산 전망대 |
첫댓글![안녕](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gif)
하세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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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운 좋은하루 되세요 ![빵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12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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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감사,
고맙습니다
물이 감주처럼
용도 휘돌어 쉬어가던곳
물길 350도로 휘 감은 회룡포마을
울 부회장님의 고향
잘 감상 했습니다
덕분에 늘 배우고
힐링할수 있어 넘 행복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고,
신록이 우거진 5월인데, 사진은 3월 말에 직은 것이어서 조금은 썰렁하지요?
@청실/정승열 허해서 조금은 아쉽네요
그렇지만 회장님의 상세설명과 지도첨부와 함께 상상속에 그림을
그려보니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지면서 살기좋은 고장이네요
늘 애써주심에
감사
고맙습니다
머리숙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