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작 김밥먹으러 여주까지 -
요즘 인공지능계의 이단아 앤디비아의 돌풍이 거세지니 덩달아 반도체 회사들도 몸값이 뛴다.
그중에서도 수혈을 가장많이 받는 곳이 SK하이닉스다.
공장증설로 시스템 구축이 한창이라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나도 덩달아 눈코뜰새없이 바빠졌다.
밤 12시에 출발해서 이천에 들렀다가 업무를 보고나니 점심 시간을 훌쩍넘겨버렸다.
매일 일상처럼 강행군을 하다보니 지칠만도 하지만 나만의 힐링방법이 있다.
바로 좋은거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먹기.
이천과 여주는 가깝기 때문에 오후 잔업 중간에 여주 IC를 빠져나가는 사거리에 위치한 나루터 김밥집을 찾아갔다.
김밥이 거기서 거기겠지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원상숙.맹주희 두 모녀가 우엉김밥으로 생활의 달인 호칭을 받은 곳이다.
도자기의 고장 여주답게 식당 외관은 장독대가 즐비하고, 내부는 도자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전반적 실내분위기는 노랑노랑하다.
식탁도 곽티슈도,이쑤시개 보관함 인형도,조명과 그릇까지...
이 분위기 참 안온하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참매엉' 한 줄을 주문했다.
참매엉은 참치 매운 우엉의 줄임말이다.
원조김밥은 3.500원
참매엉김밥은 6.500원 한다.
도자기 작품을 감상하고
"여기까지 와서 참매엉 안먹으면 서운행"이라고 쓴 그림과 대화도 했다.
"알쓰 먹어주지롱"
제법 두툼한 게 아니라 정말 몽둥이만한 김밥 한줄이 나왔다.
참치와 햄, 맛살 그리고 당근과 오이 일반적인 김밥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왜 생할의 달인 호칭을 받았을까?
바로 정답은 우엉에 있다.
우엉을 볶는데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운맛이 스며들게 해서
약방의 감초처럼 김밥의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엉을 먹으면서 눈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우엉우엉~~나올 것 같았다.
너무 흔해서 고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저 그런 김밥 한줄이지만 이 김밥 하나를 만들기위해 오랜시간을 연구하고 열정을 쏟아 김밥계의 명인이라 칭송받는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
옥을 갈아서 빛을 낸다는 절차탁마(切磋琢磨)가 이 김밥 한줄에 오롯이 깃들어있다.
김밥 한줄에서 큰 배움하나 얻은 날이다.
#여주맛집
#나루터김밥
#참매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