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함성 소리가 수원의 귓가를 찌른다. 오늘은 재덕의 컴백.
1년만에 다시 돌아온 무대에서 재덕은 멋지게 자신의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그러나 수원은 인상을 찡그리며 스튜디오 밖으로 나와 재덕의 대기실에 들어 간다. 벽 한 쪽에는 팬들의 선물이 수북하다.
" 축하 한다. 장수원, 이번에도 뜨는건 문제 없겠다! 역시 넌 천재야"
대기실 문이 열리고 지용이 웃으며 들어 온다. 수원은 의자에 기대어 대수롭지 않은 듯 지용을 한 번 봐주고 눈을 감는다.
"뭐야? 아직도 화난거야?"
"....그럼 웃을까?"
지용은 수원의 대꾸에 애매한 머리만 매만진다.
"진짜...사내 자식이 그딴걸루 아직까지 삐지냐?"
"뭐? 삐져? 야, 고지용!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뭐? 삐져?"
"야, 사람이 실수 할 수도 있지, 너무하다 너! 거기다 재진이가 변상..."
수원은 인상을 구기자 지용은 말을 멈춘다.수원은 지용을 노려 볼 뿐 그에게 덤비지는 않고 애매한 의자만 내리 친다. 밖에 어느새 지용의 팬들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관두자! 너랑 뭔 얘길 하냐? 얼른 나가!
수원은 지용을 팬들에게 선사(?)하고는 대기실 문을 닫는다. 수원은 노트북을 꺼내 전원을 킨다.
수원은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지 않는다. 어린 시절 형의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작곡이었고,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서 학교 친구였던 재덕을 3년 전 가수로 만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연예가에서는 멋대로 '스타 제조기'로 알려졌고, 자신에게 곡을 부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처음엔 예의상 몇 곡을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도 주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음을 내버리는 그들이 싫어 재덕을 끌어 들인 것이다.
"스타 제조기라고? 흥!"
수원은 재덕의 음악을 들으며 코웃음을 쳤다. 수원은 휴대폰을 열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
"형! 나야, 응.....성공이야! ....응...아니...이따가 들릴께.... 응!"
짧은 통화였지만 수원의 기분은 아까보다 좋아졌다. 잠시 후, 재덕이 대기실로 땀범벅이 되어 뛰어 들어 온다. 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덕에게 물과 수건을 던져 준다.
"수고 했어!"
"고맙다. 근데...지원이형 안왔나?"
"뭐? 그 인간이 어딜 와?"
재덕은 번득이는 수원의 눈을 보고 입을 다문다.
컴백 일주일 전, 지용과 지원, 재덕 그리고 재진이 수원의 집에서 재덕의 컴백 파티를 열었는데 수원은 잠시 나가고 재덕과 재진이 술을 사러 간 사이에 지용과 지원이 오락을 하다가 그만 수원의 컴퓨터를 망가뜨리는 사고가 생겼다. 수원이 알까봐 얼른 컴퓨터를 끄고 딴짓을 하고 있엇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세 사람은 재덕의 노래 샘플링을 듣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그러나 화면 자체가 뜨지를 않았고 수원의 얼굴은 굳어가고 있었다.
"수....원...."
"고지용, 은지원 이 왠수들....놔!"
재진과 재덕은 흥분한 수원을 붙잡고 지용과 지원은 그 사이에 도망을 쳤다.
"참그라! 모르고..."
"이 멍청아, 내일 부터 당장 녹음 들어 가야 한다고, 니 음반 자체가 날아 갔단 말이야!"
"뭐?....그.....럼, 엄마야~ 은지원 이 바보..."
재덕은 사태파악이 되자 바로 지원을 수배하러 나갔다. 재진은 수원을 겨우 진정 시키고 컴퓨터를 들고 수리점으로 갔다. 하드와 프로그램들 자체가 이미 반 이상 타있었다. 수원은 좌절을 한체, 그대로 주저 앉아버린다. 재진은 수원에게 새 컴퓨터를 사주고 집으로 갔다. 그날 이후 지용과 한달은 말도하지 않은 재진이었다.
수원은 컴퓨터를 키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따로 노트북에 저장된 것이 있어 작업하기 수월했다. 재덕은 컴백 시기가 늦춰졌고, 수원 역시 몇 곡을 더 만드느라고 몇날몇일을 밤샘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