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볼거리, 먹거리
 
올해도 잘 먹고 잘 놀아보세
 
'올해는 휴일이 며칠이나 되나?' 세어보기, 직장인이라면 아마 누구나 새 달력을 받아들면 하는 일일 겁니다.
올해 달력에 표시된 '빨간 날(일요일·법정 공휴일)'은 66일입니다. 주5일 근무제를 고려해 토요일까지 더하면 모두 122일이 됩니다.
이렇게 많은 휴일, 미리미리 준비해 알차게 즐기시라고 '2016 레저 캘린더'를 준비했습니다.
취재=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양지호 기자,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월별 국내 여행지·제철음식]
그동안 다녀왔던 수많은 국내 여행지들을 엄선, 어디를 가봐야 할지 달별로 알려드립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중 대표·최우수에 포함된 10개를 캘린더에 표기했습니다. 1월 홍어와 복어, 2월 도다리쑥국, 3월 마른 굴비 등 그달에 꼭 맛봐야 할 제철 별미도 모았습니다.
 
■ 홍어·복어
 
전라도 사람들의 ‘소울푸드’ 홍어는 겨울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회나 구이, 찜, 찌개 등 온갖 요리가 다 있지만 역시 홍어는 삭혀야 제맛이다. 흑산도까지 가면 좋겠지만 멀고 힘들다. 목포나 나주 정도만 가도 충분히 맛나게 즐길 수 있다. 속을 푸는 덴 복어국만 한 게 없다. 그 시원한 맛 때문에 일부러 술을 잔뜩 먹고 싶을 정도다.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황복은 복사꽃 피는 봄이 제철이지만, 그 밖에 대부분의 복어는 찬바람 매섭게 부는 겨울이 맛나다.
영산포 '홍어1번지' 홍어삼합.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 복요리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남성식당’의 복국. /김승완, 김종연 기자
|
 
■ 태백산·덕유산
 
태백산(1567m)은 등산꾼들 사이에서 첫손 꼽히는 눈꽃산행지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 노거수들이 주릉을 따라 늘어서 있고, 그 가지마다 밤새 몰아친 눈보라로 상고대(나무서리)가 맺혀있다. 덕유산(1614m)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 이어지는 2.5㎞의 등산로는 설국(雪國)을 조망하는 최고의 코스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된다. 곤돌라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20분 걸어 올라가면 향적봉이다. 등산 장비 없이도 정상에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온천지 눈꽃 가득 핀 덕유산/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
 
 
■ 도다리쑥국·황태
 
통영·마산·거제 등 남도 해안가에서 도다리쑥국은 봄과 동의어이다. 냄비의 물이 끓으면 도다리를 넣는다. 양념은 무·파·마늘 몇 점이 고작. 도다리가 슬쩍 익었다 싶을 때 햇쑥을 넣으면 끝. 별 재료나 기교를 부리지 않았건만 시원하고 향긋하다. 도다리쑥국을 초봄 한 달 남짓밖에 맛보지 못하는 건 쑥 때문이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쑥은 이때가 아니면 뻐세서 쓸 수 없다. 황태는 이때 강원도에 가면 수천 마리가 덕장에 걸린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통영의 명물 '도다리쑥국'. / 김영훈 기자
추워야 바쁜 황태덕장. / 연합뉴스
|
 
■ 제주도
 
수선화는 유채꽃보다도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다. 제주 서남부 대정향교 부근 들녘에 야생 수선화가 많다.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 도로변, 송악산~사계리 해안도로변,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비행장터 등지에서 야생 수선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산일출봉 인근에서는 유채꽃이 피기 시작한다. 제주도는 2월 최고기온이 20도를 넘길 때도 있을 정도로 따뜻하다. 따듯한 삼다도의 바람이 봄꽃 내음을 싣고 불어온다.
제주도 수선화 / 김승완(c.영상미디어)
|
 
 
■ 마른굴비
 
과거에는 조기를 더 짜게 절이고 더 오래 더 바싹 말렸다. 냉장 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굴비는 1㎝ 차이에도 값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도시 사람들이 덜 짜고 통통한 굴비를 더 쳐준다. 7~14일 정도만 말려 물을 뺀 ‘물굴비’를 냉동시켰다가 유통한다. 옛날식으로 꾸덕꾸덕하고 짜게 말린 굴비는 3월 초 짧은 기간 전남 영광에 가면 맛볼 수 있다. 영광에선 ‘마른 굴비’ 혹은 ‘봄굴비’라고 부른다. 쌀뜨물에 담가뒀다가 솥에 쪄내면 예전 ‘밥도둑’ 명성 그대로다.
 
 
■ 거제 지심도
 
섬 모양이 마치 마음 심(心)자를 닮아 지심도다. 거제도에서 배편으로 15분 걸리는 이 섬의 3분의 2는 동백나무로 뒤덮여 있다. 지심도의 동백은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꽃을 피우는데 3월에 절정을 이룬다. 섬이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다. 동백섬이란 별칭이 부끄럽지 않다. 동백림과 더불어 지심도 최고의 절경은 해안 끝에 있는 해식절벽이다. 기암괴석과 함께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남해 바다를 향해 수줍은 자태를 드러낸 거제시 지심도 동백꽃. / 채성진 기자
|
 
 
■ 백합·차
 
거의 모든 조개는 봄에 가장 맛있다. 이 중 백합은 ‘조개의 여왕’으로 극찬받는다.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비린내가 없다. 회, 찜, 탕, 구이, 죽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다. 부안 계화도 앞바다에서 나는 백합을 최고로 쳐왔다. 방조제 사업 후 백합이 거의 나지 않지만, 부안은 여전히 백합을 가장 맛있게 맛볼 수 있는 고장이다. 한반도에서 처음 차나무를 심은 곳으로 추정되는 경남 하동에선 곡우(4월 20일) 앞뒤부터 차를 만든다. 매년 5월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전북 고창 백합탕 / 조선DB
|
 
■ 진해
 
경남 진해에서는 매년 4월 초부터 2주 동안 군항제가 열린다. 진해 시내 35만여 그루 벚꽃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린다. 평소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던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영내는 군항제 기간에 일반인 관람이 허용된다. 우리나라 해군기지 면모와 함께 100년이 넘는 왕벚나무의 자태를 만끽할 수 있다. 강릉 경포호, 경주 보문호도 벚꽃 놀이로 손꼽힌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벚꽃터널. / 남강호 기자
|
 
 
■ 주꾸미·죽순
 
낙지가 싸고 흔하던 시절, 주꾸미는 낙지의 못난 사촌으로 홀대받았다. 바다 환경이 나빠지고 낙지 값이 급등했다. 그제야 사람들은 주꾸미의 진가를 알아봤다. 부드럽고 담백해서 오히려 더 낫다는 칭찬까지 듣게 됐다. 산란기 앞두고 흔히 머리로 아는 몸통에 알이 가득 찬다. 반투명하고 길쭉한 모양이나 쫄깃한 씹는 맛이 영락없는 찹쌀이다. 충남 서천 마량포구와 홍원항에서 매년 봄 주꾸미축제를 연다. 아삭아삭 상쾌한 죽순을 맛보려면 죽향(竹鄕) 전남 담양으로 간다.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
 
■ 보성
 
5~6월, 전남 보성은 능선마다 녹차의 새순이 물결 치고 갓 따낸 햇차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대한다원 차밭 전망대로 가는 108계단을 오르면 광활한 차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편백나무 숲길. 편백나무는 테라핀·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어 아토피 등 피부 질환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성에서 율포해수욕장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활성산 봇재도 녹차밭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이름 높다. 해수에 녹차를 넣고 만든 해수녹차탕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의 한 녹차밭. / 김영근 기자
|
 
 
■ 민어·돌멍게
 
민어는 산란을 앞둔 초여름에 가장 맛 좋다. 민어회는 떡처럼 두툼하게 써는데, 부드럽고 차지기가 인절미 같다. 비린내 없이 담백한 게 기품 있는 맛이다. 회와 전으로 먹고 남은 머리와 뼈로 탕을 끓인다. 마늘과 소금만으로 맑게 끓여도, 고춧가루 풀고 애호박 넣어 얼큰하게 만들어도 기가 막히다. 제대로 먹으려면 역시 전남 목포로 가는 편이 확실하다. 돌멍게도 제철이다. 멍게는 거무튀튀한 자연산 돌멍게와 울긋불긋 화려한 양식산 꽃멍게가 있다.
민어회. 대개 몸통 살에 배받이살과 부레, 껍데기가 곁들여 나온다. 서울 논현동 '노들강'. / 허재성 기자
|
 
■ 단양
 
충북 단양에 있는 천동동굴·고수동굴은 땅속 세계에서 태고의 신비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천동동굴은 약 4억50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길이 470m의 석회동굴이다. 지하수가 고인 연못 속에서 자라나는 포도송이 모양의 포도상구상체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구경거리다. 고수동굴은 15만 년 전 만들어졌다.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과 석순이 화려해 단양 지역 180여 개 석회암 동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동굴 내 온도는 사계절 섭씨 15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단양 천동동굴/한국관광공사 제공
|
|
■ 은어·장어
 
은어는 생선 비린내가 없고 수박 냄새가 난다. 강바닥 돌에 붙은 물이끼만 먹고 일급수에서만 살아서 그렇다. 굵은 소금을 뿌려 센불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천천히 구워야 수박향과 담백한 살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은어 요리는 섬진강이 다양하다. 경남 하동 ‘은어밥’은 밥 짓다가 밥물이 줄면 은어를 박아 넣은 뒤 뚜껑을 덮어 뜸 들인다. 살만 발라 밥과 섞어 양념장에 비벼 먹는다. 장어는 대부분 양식이라 철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여름에 땀 흘리며 먹는 맛이 제일이다.
은어구이 요리. / 유창우 기자
|
 
■ 가평
 
경기 가평은 북한강과 청평호를 잇는 물줄기를 따라 약 30여 곳이 넘는 수상레저업체가 늘어서 있다. 수상스키,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여러 수상레저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물놀이는 명지계곡에서. 경춘가도를 따라 서행을 반복해야 하고 자리 잡기도 어렵지만 그 고생을 해도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 상류는 물이 깊고 하류는 얕다. 물놀이가 식상하다면 철길 따라 강바람을 맞으며 레일바이크를 타보자. 경강역 우체통에서는 6개월 후의 나에게 편지를 띄울 수 있다.
경기도 가평 청평호반에서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수상스키를 타는 젊은이 / 조선DB
|
 
 
■ 자리물회·한치회
 
올여름 제주에 가면 자리회와 한치회를 먹자. 제주 사람들이 가장 먹고 싶다고 그리워 할 만큼 뭍에서는 만나기 힘든 음식들이다. 자리돔은 작은 생선이므로 뼈째 썰어서 각종 채소와 함께 매콤새콤한 양념에 버무리고 얼음 띄운 찬물을 부어준다. 후루룩 마시듯 먹는다. 한치는 10개 다리 중 8개가 한 치(3.3㎝)밖에 되지 않는다고 붙은 이름이라 한다. 갓 잡은 한치를 가늘게 썰어 초고추장 찍어 먹으면 여름 바다가 입안에서 폭발한다.
제주 서귀포에 있는‘어진이네횟집’의 자리물회. / 유창우 기자
|
 
■ 선유도
 
전북 군산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이면 닿는 선유도는 여름이 제철이다. 유리알처럼 고운 모래가 십리에 걸쳐 깔려 있는 명사십리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섬을 둘러보면서 여름을 만끽하자. 하루 두 번 썰물 때 해수욕장 끝에서 갯벌이 드러난다. 바지락·생합·맛조개 등이 잡힌다. 그중 으뜸은 맛조개다. 작은 구멍에 고운소금을 솔솔 뿌리고 기다리면 조개가 고개를 내민다. 썰물 시간에 맞춰 한 번에 3시간가량 갯벌 체험이 가능하다. 조개 캐는 도구는 인근 상점과 음식점에서 빌리면 된다.
남악리 대봉은 선유도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선유도 최고의 전망대다. / 염동우 기자
|
 
 
■ 전어·송이
 
기름이 오를 대로 오른 가을 전어는 가을 별미의 대명사. 한반도 동·서·남해안에서 두루 잡히나, 수산시장 도매상들은 남해산 전어가 조금 더 낫다는 편으로 기운다. 경남 삼천포·남해산을 최고로 친다. 송이버섯은 가을철 최고의 미각(味覺) 사치다. 지표 온도 19도에서 일교차 10도 날씨가 열흘 이상 지속되어야만 발아하며, 인공재배는 안 된다. 하늘이 허락해야만 맛볼 수 있달까. 경북 봉화·울진·영덕, 강원도 양양·인제·삼척·강릉·고성 등에서 난다.
전어구이.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 막 솟은 햇송이. 유창우 기자
|
 
■ 평창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한 대목이 강원 평창군 봉평에서 그대로 펼쳐진다.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리는 9월 초는 메밀꽃이 가장 흐드러지게 피는 때다. 소설 속 허생원과 동이가 오가던 장돌뱅이 옛길이 궁금하다면 새로 정비된 ‘효석문학 100리길(5개 구간 53.5㎞)’을 걸어보자. 메밀로 만들어 소화가 잘 되는 국수와 전병도 여행객을 반긴다.
 
 
■ 낙지·대하
 
봄 낙지도 맛있지만 아는 사람은 가을 낙지를 찾는다. 제대로 즐기려면 연포탕을 끓인다. 맑은 국물에 낙지를 넣고 살짝만 익혀낸다. 낙지는 서해안 갯벌 어디든 산다. 그중에서 전남 무안이 유명하다. 무안 갯벌은 몸에 이로운 게르마늄 함량이 높은데, 그 갯벌에 몸을 비비며 자란 낙지가 맛도 영양도 뛰어나다 한다. 대하는 9월이면 잡히기 시작하나, 10월은 돼야 어획량이 늘어 값이 떨어지고 커져서 먹을 만하다. 충남 태안 백사장항이 국내 자연산 대하 최대 집하장이다.
여의도 전라도식당 '대방골' 낙지연포탕. / 김승완 기자
|
 
■ 설악산
 
전국에서 단풍이 제일 먼저 드는 곳으로는 강원 설악산 대청봉이 꼽힌다. 단풍은 설악산을 기점으로 하루에 15~20㎞씩 남하(南下)한다. 단풍을 보기 위해 굳이 대청봉을 올라야 할 필요는 없다. 내설악, 외설악, 남설악 어디에서도 설악산의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가을엔 단풍과 어우러져 찬란하게 빛나는 설악산을 보면 왜 이 산이 한국에서 제일가는 명산으로 꼽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단풍이 절정을 맞고 있는 설악산 주전골. / 이덕훈 기자
|
 
 
■ 굴·방어·한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굴을 먹어야 한다. 탱탱한 살을 씹으면 찝찔하면서도 달고 고소하다. 대표 산지는 경남 통영. 흔히 먹는 그 굴이다. 서해안 굴은 조금 다르다. 충남 천북면에서 많이 나 ‘천북굴’이라고도 한다. 통영 굴보다 작으면서 굴과 일반 조개를 합친 듯한 맛이다. 겨울 방어는 참치 뱃살 뺨치게 기름지면서 참치의 피맛이 없어 더 달다. 제주 모슬포에서 방어축제를 연다. 소고기도 철이 있다. 소가 겨울을 나려고 가을부터 영양을 몸에 축적한다.
보령 천북 석굴. 이경호 기자. / 붉고 두툼한 뱃살이 쫄깃하기 그지없는 방어회. 가을부터 절정의 맛에 오른다. 이경호 기자
|
 
■ 순천만
 
전남 순천만을 찾으면 사람 키보다 높은 갈대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5.4㎢(160만평)의 갈대밭 사이로 전망대 가는 길이 나 있다. 갈대밭으로 들어가는 순간 다른 세계로 떠난 기분이 된다. 갈대 아래는 갯벌, 게와 짱뚱어가 지천이다.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완만하게 S자 곡선을 그리며 조용히 흘러가는 물줄기가 반겨준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1만여 마리에 불과한 흑두루미 수백 마리가 매년 순천만에서 겨울을 보낸다.
순천만 갈대. / 순천시 제공.
|
 
 
■ 과메기·대게·대구
 
꽁치 또는 청어가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꾸덕꾸덕 말라 과메기가 된다. 미역이나 김에 말아 초고추장 찍은 과메기만 한 소주 파트너도 없다. 겨울이면 경북 포항은 신발 가게에서도 팔 정도로 과메기로 넘쳐난다. 대게 마니아들은 12월 1일이 되면 경북 영덕이나 울진으로 달려간다. 금어기가 11월 30일로 끝나고 대게 시즌이 시작된 탓이다. 대구의 ‘본산지’인 경남 진해만 일대에서는 대구탕을 맑고 시원하게 끓인다. 이 지역에서 설에 먹는 ‘대구떡국’도 별미다.
생김에 쪽파, 초고추장과 함께 올린 과메기. 홍어 삼합만큼 절묘한 맛 궁합이다. 생미역도 어울린다. 허재성 기자 / 경북울진과 영덕에서는 살 오른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양수열 기자.
우윳빛 국물이 특징인 경남식 대구탕. / 유창우 기자.
|
 
■ 석모도
 
인천 강화 석모도 보문사 뒤편 418계단을 오르면 낙가산(267m) 정상이 나온다. 마애석불이 새겨진 눈썹바위가 있는 곳이 산 정상이다. 해질 무렵 눈썹바위를 등지고 서면 그 앞으로 주문도와 아차도 등 여러 섬이 점점이 박혀 있는 황해 바다가 온통 붉게 물든다. 겨울바람에 차갑게식은 몸은 석모도 해수온천에서 족욕을 하며 덥히면 된다. 지하 700m 암반층에서 나오는 70도의 해수온천이다. 해수온천장을 개발하다가 공사를 중단해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다.
강화 석모도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 / 김영훈 기자.
|
 
구성= 뉴스큐레이션팀, ⓒ 조선일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