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의 꿈...

[박태호]

                                                       <위도 앞 바닷가에서>



   지난 9월 8일은 두 달 전부터 택일하여 예약해 놓은 날. 새 전북호를 타고 격포항을 출항하여 위도

로 향했다.

   그동안 계속 비가 오고 기상이 안 좋아서 12명의 출조 신청자들은 하나 둘씩 출조 포기 의사를 내게 알

려왔고 8명 만이 전날 격포 항에 도착했다.

   격포항에서 산전어 회와 전어 소금구이와 함께 참가자들과 소주를 마시며 내일 일정에 대해 설명해 주

었다.

   아침 6시에 출항하여 50분을 항해하여서 포인트에 도착했다. 육지를 떠나서 육지를 바라다 보면 육지

도 큰 섬처럼 보인다. 낚시를 하다 보면 낚시는 준비와 기다림이란 명제가 참인 명제인 것 같다. 약 20개

정도의 물품을 항상 빠짐없이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위도의 위 자는 고슴도치 위 자이다. 하늘에서 위도를 내려다 보면 고슴도치가 움추려있는 형상이어서

위도라 한다.

   예전에 위도는 영광군에 속해있어서 영광 굴비의 산지는 영광이 아니라 위도 였다고 한다. 성시를 이

룰 때 위도 파장금에는 여자 있는 술집이 즐비해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위도는 흑산도에서 회유하여오는 다양한 어종과 근처 왕등도에서 회유해오는 어류로 황금어장

을 이루므로 지금까지 50번이상 낚시를 갔어도 꽝은 한번도 없었다.

   지금 위도는 부안군에 속해있고 얼마 전 핵 폐기물 장소로 시끄러웠던 곳 이었다. 위도 주민수는 약

6,000명 이고 위도에 택시는 1대뿐이다. 해안선과 이순신 촬영지로도 알려져있고 위도를 가려면 격포항

에서 카페리호를 타고 가면 편도에 6,000원이고 차를 선적하여가면 26,000원 정도한다.

   위도를 자동차로 한 바퀴 일주하는 데는 약 40분 정도 소요되고  그 경치는 제주도 만큼 아름답고 한적

함에 반할 것이며 파장금에 있는 서울식당에 가면 자연산 우럭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위도의 밤하늘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스러운지 여러 번 매료된 적이 있다. 카시오페아 등 수많은 별

자리. 은하수 별들이 쏟아지는 별밤이다. 위도 해수욕장에서 캠프화이어 라도 하면 1970년대 잃어버린

낭만을 찾을 수있을 것이다.

   나와 가족처럼 지내는 위도의 선장은 세 사람. 낚시 아니더라도 겨울에 카훼리를 타고 선장집을 찾아

가면 선장이 직접잡은 삼치, 조기, 주꾸미 등을 내 놓는다. 선장과 마주 앉아 섬마을 음식에 흠뻑 취하고

한 잔의 술에 흠뻑 취해 위도에 하나뿐인 노래방에가서 이미자 노래 섬마을 선생님과 흑산도 아가씨를

한 곡 부르면 어느덧 일상에서 벗어난 듯 싶다.

   섬마을 밥상이란 풀치(갈치 새끼 말린 것)조림, 간장꽃게장, 주꾸미 전, 삼치튀김, 병어회무침, 전어내

장젓, 아구탕 같이 해물 위주의 식단이다.

   처음으로 도착한 포인트는 등대 부근 어초, 넣자 마자 30 cm  우럭이 입질을 했다. 요즘 잡히는 어종은

우럭, 장대, 백조기, 감팽이, 노래미, 광어 등이다.

   난 낚시를 레져로 생각하고 가지 않고 잡아서 일용할 식량의 비축의 목적으로 낚시를 간다. 양식과 중

국산이  판치는  세상에 자연산을 직접 잡아서 먹을 목적도 있다. 5년 전만해도 잡은 우럭을 손질해서 비

닐 팩에 두마리 씩 넣어서 냉동실에 넣고 꺼내어서 매운탕을 두달 정도 해 먹었는데 요즘은 그러지는 않

고 잡은 당일 직원이나 친구에게 가져와서  같이 먹고 만다.

   그러니 나에게 낚시란 먹거리를 조달하기 위함이고 낚시 경비는 교통비, 선비, 미끼, 용품, 숙비, 식비,

 잡비 포함하여 17만원 정도 드니 자연산 우럭 산지 경매가 가 1Kg에 약 20,000원 정도하니 최소한 5Kg

을 잡아야 투자 대비 경제성이 나오므로 죽기 살기로 잡으려 하지만 의지와 노력만으로 조과를 달성 할

 수는 없다.

   전날 술을 안마시고 조신하고 고기를 기다리면 조과가 높지만 술 마시고 취기가 있으면 우럭 내 미끼

를 잘 물지를 않는다.

                                                          <30cm 급 우럭> 

   우럭 한 마리가 또 올라왔다. 우럭(Rock fish) 은 조피볼락과로서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는 난태생

이다. 1년에 10 센치 정도자란다. 자연산 우럭은 사진에서 보듯이 색깔이 까맣지 않고 약간 갈색 빛깔을

띠고 있다. 마트 어물전에 있는 몸통이 시꺼먼 우럭은 양식이다.

   우럭은 회로서도 좋지만 매운탕으로도 훌륭하며 특히 우럭 내장인 위와 간은 별미 중 별미라 하겠다.

섬사람들은 우럭을 백숙으로 끊여 먹는다. 통마늘만 넣고 맑았게 푹 우려서 쑥갓 좀 넣어서 소금 간해서

먹으면 그들의 보양식이다. 우럭을 손질하여 소금 약간 뿌려서 우럭찜을 해서 먹어도 참 맛있다. 10센치

안팎의 잔챙이 우럭은 소금간해서 약간 말려서 부침가루 무쳐서 후라이팬에 부쳐서 먹으면 밥 반찬으로

도 맛있다.

   낚시꾼들은 이런 우럭의 가치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하나를 잡아도 우럭을 잡으려고 혈안이다.

   그러나 우럭으로 회를 뜨면 손실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예를 들어 우럭 무게가 1 킬로그램을 회를뜨

면 우럭 머리가 상대적으로 크고 몸통이 작으므로 400 그램 정도가 회로 나온다.

   반면에 광어 1 킬로그램으로 회를 뜨면 광어는 머리가 아주 작고 살이 두둑하므로 700그램정도 회가

나온다. 그러므로 회식할 때 양을 추구한다면 우럭보다는 광어나 도다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의 오랜 선상낚시를 통해 잡은 어종은 우럭, 조기, 광어, 장대, 감팽이, 노래미, 아나고, 갈치, 감성돔,

매탱이, 주꾸미, 삼치, 삼수기 등을 낚아 보았으나 5년전부터 민어 한번 잡아 보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민어는 매운탕으로 고급어종이고 내장이 맛있다. 5년전 대전 월마트에서 한마리에 4만원 주고 한마리

사서 매운탕 끊여 먹었는데 국물이 진하고 조미료를 전혀 안 넣어도 자체 맛이 뛰어나다.

                                                        <내 쿨러 엿보기>

   그런데 웬걸, 민어가 나에게 한마리 올라온 것이다. 정말 꿈만 같았다. 민어의 꿈이 이루어 진 것이다.

   선상낚시에서 민어를 잡을 확률은 매우 희박하여 0.01 이하이다. 그 날 한 배에서 민어는 나에게 한마

리만 올라왔고 다른 배에서도 결코 못 잡은 특이 어종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그렇듯 꿈은 도둑처럼 나타나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혀 눈치도 못채게 이루어 지는 것 같았

다.  난 꿈을 이루었기에 더 이상 낚시를 그만하고 접고 싶었지만 홍성에서 기다리는 직원들을 걷어 먹이

기 위해 더 낚시를 해야만 했다.

   위에 있는 것이 민어인데 크기가 족히 40센치는 되었다. 그 아래에는 장대인데 가을 장대는 살져있어

서 살이 단단하고 장대 배를 갈라 내장제거 한후 소금 뿌려서 꾸둑 꾸둑 2일간 말려서 개스 그릴에 구어

서  밥 한술 떠 먹고 구운 장대를 손으로 찢어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전라도 사람들은 장대를 차례

상에 올려 놓는다고 한다.

                                              <홍성 원주민이자 선배직원과 함께> 
  

   나는 우럭 7마리 장대 5마리 백조기 3마리 감팽이 2마리 민어 1마리 총 18마리를 잡아서 민어를 제외

하고 우럭은 회를 뜨고 장대와 감팽이 우럭 서더리는 매운탕을 하여 6명의 직원에게 봉사했다.

   민어도 직원과 같이 나누어 먹고 싶었으나 그 많은 미끼 중에서 내 미끼를 선택하여 준 민어가 너무 사

랑 스러웠다. 그래서 나를 사랑한 민어는 내가 먹어 주어야 민어에 대한 나의 사랑을 보답하는 것 같았기

에 내가 직접 손질하여 민어 매운탕을 끊여서 먹었다.

[윤민순]

바다에서의 선상낚시 ... 좋았겠다.. 취미를 한두개씩은 갖고 사는게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데... 여유를 갖고 삽시다요...

[송미현]

좋겠다.

[송미현]

민순아, 너의 말을 곰곰히 생각봤어. 너희 생각이 옳아, 같이 해보자. 방법론을 갖고 ....ㅋㅋㅋ 진지한 너의 모습이 감동이였다.

[윤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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