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2주 간 산행을 하지 못했다.
동네 뒷산길을 2시간 정도씩 다녀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오랜만에 금수산을 간다.
거의 10년 가까이 되었으려나...
상학에서 올라가 금수산과 망덕봉 그리고 소용아릉을 거쳐 능강계곡으로 내려오는 일정이 되겠다.
마침 엊그제 비도 내렸으니 시원한 알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고!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에 월악산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금수산은 북쪽으로는 제천시내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까지 뻗어내린 제법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 상에는 작성산(848m), 동산(896.2m), 말목산 등 700~800m 높이의 산들이 여럿이고, 서쪽으로 뻗은 지릉에도 중봉(885.6m), 신선봉(845.3m), 미인봉(596m), 망덕봉(926m) 등 크고 수려한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멀리서 보면 능선이 마치 길게 누워있는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어 미녀봉이라고도 불리는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다. 그러나 조선 중기 단양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이 단풍 등 산의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며 감탄, 산의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화장실 쪽으로 올라가면 금수산 암봉들이 보이며 다시 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보는 하늘은 청명하지만 오후에는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조망이 조금 우려스럽기는 하다.
도로를 따라 한동안 올라가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나무를 지나고...
직진해도 되지만 남근석공원을 보기 위해 우측으로 접어든다.
무더운 날씨에 바람도 없으니 벌써부터 등은 후줄근하고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흐르는 가운데,
남근석공원에 도착한다.
남근석공원을 지나면 입산시간제한을 적어놓은 표지판을 지난다.
국립공원이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이리라.
통제 표지판을 지나면 한동안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고...
샘터에 도착하여 시원한 약수를 한 바가지 들이키고...
등로는 조금씩 거칠어지는데 바람은 없고.
숲속이라 햇빛은 가릴 수 있지만 습도가 제법 높은 무더위 속을 오르려니 말 그대로 땀이 눈을 가려 앞을 보기가 힌들 정도이다.
다시 조금 진행하니 나무계단이 나오는데 등로 바로 좌측에 두번째 샘이 보인다.
잠시지만 쭉 뻗은 전나무 숲도 지난다.
다시 너덜지대가 나오는데 이 너덜길은 몇 군데의 계단과 함께 살바위고개까지 이어진다.
반복되는 계단과 너덜길.
다시 세번째 샘터를 지나고,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곧이어 금수산과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살바위고개에 이른다. 살바위고개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좌측은 금수산 방향, 우측은 망덕봉 방향이다.
우리는 먼저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는 금수산을 다녀와서 다시 망덕봉으로 향할 것이다.
금수산으로 가면서 바라본 망덕봉 능선 뒤로 조가리봉, 미인봉, 신선봉이 늘어섰다.
능강계곡은 망덕봉능선과 건너편 신선봉 사이에 위치한다.
금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금수산(1,016m).
원래 백악산(白岳山)이라 불리었으나 퇴계 이황 (先生)이 단양군수로 재임 시 가을 단풍의 경치가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 하여 비단 금(錦)자에 수 놓을 수(繡)자를 써서 금수산(錦繡山)이라 이름을 바꾸었다고 전해진다. 해발 1,016m의 주봉에 오르면 南西로 남한강의 충주호가 그림처럼 휘감아 돌고, 東으로는 小白山이, 南으로는 月岳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한 말(馬)의 목을 닮았다는 말목산은 깍아지른 듯한 암벽과 충주호의 비경이 어우러져 천하의 절경을 이루며, 특히 이곳의 단풍은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금수산은 산의 형상이 마치 미녀가 누워있는 것처럼 코, 입, 턱, 가슴, 발 등의 모습이 뚜렷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며 성리학의 대가인 역동(易東) 우탁 先生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한 12 품달촌(品達村)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신혼부부가 초야(初夜)를 치르면 귀인(貴人)을 출산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금수산에서 바라본 망덕봉과 충주호.
좌측에 옥순대교와 출렁다리가 희미하게 보이고, 가운데 약간 우측으로 월악산도 흐릿하다.
망덕봉으로 가기 위해 살바위고개로 돌아가며 바라본 경치가 참 좋다!
금수산에서 내려서는 계단.
살바위고개로 돌아왔다. 이제 망덕봉으로 향한다.
계단을 올라서면 곧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나오고,
잠시 후 얼음골재에 도착한다.
우측 출입금지 팻말이 달려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한양지얼음골이 나오는데 예전에는 없던 금줄이 쳐져 있다.
망덕봉. 사방이 막혀 있어 조망은 없다.
이어 소용아릉으로 간다.
숲속으로 한동안 내려서니 암릉이 나타나며 소용아릉 구간이 시작된다.
로프 구간의 시작.
거의 수직이다.
엄청난 암벽은 좌측으로 돌아가는데,
돌아서 오른 고개에서는 오던 방향처럼 보이는 우측 거대 암벽을 넘어가야 한다(마치 도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칫하면 그냥 바로 넘어가기가 쉬운데 이 길은 고두실 계곡으로 빠지게 된다.
거의 수직 가까운 암벽을 오르는데 중간 중간에 로프가 매여 있지만 낡아서 조심해야 할 것이다.
수직 암벽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바라본 충주호.
좌측에 옥순대교와 출렁다리, 그리고 우측 멀리 월악산도 보인다.
앞으로 진행할 능선. 맨 앞에 보이는 하얀 바위 끝 부분에 산부인과 바위가 보인다.
열심히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가야지.
걸려 있는 로프가 많이 낡아서 조심해서 내려간다.
소용아릉에는 꼬리진달래가 지천이었다.
내려가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산부인과바위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름은 산부인과바위로 불리지만 앞에서 바라보면 마치 코끼리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하다.
내려온 암벽을 뒤돌아보니 어마어마하다.
산부인과바위 밑에 있는 구멍.
해산굴이라고 한다던가...
밑으로 기어서 빠져나왔는데 해산의 고통을 느껴보라는 말이 그럴듯 하기도 하고...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
그냥 바위 위로 넘어와도 된다.
넘어온 암봉을 다시 뒤돌아보고,
너럭바위 위로 올라섰다.
너럭바위 위에서도 시원하게 열리는 조망을 즐기고 나서,
암벽을 내려서면,
소용아릉의 거친 구간은 거의 끝이 나지만 암릉은 한동안 이어진다.
비석바위.
멋진 나무인데 사진을 찍느라 하도 올라 앉은 탓에 나무가 반질반질하다.
그냥 그대로가 좋은데 나무 위에는 왜 올라가는지...
능강계곡에 도착했다. 비가 온 덕분에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계곡을 건너면 돌탑군이 나타난다.
등로 좌우로 돌탑을 많이 쌓아놓았는데 수 년을 걸려 쌓은 이의 정성이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허술하게 걸린 다리를 지나 멋진 곳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하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정방사 갈림길로 나오면서 산행을 마감한다.
능강교.
능강구곡(綾江九曲).제천시 수산면 금수산 심곡의 한양지 유곡 양편에는 기암괴석과 청산이 있고 청솔로 이루어진 숲 사이 십리계곡에 차고 맑은 계류가 굽이치고 돌아 흐르면서 천하절경의 9곡을 이루니 이곳이 능강구곡이다. 1760년대에 편찬된 '여지도서(與地圖書)' 청풍부에 능강동(綾江洞)의 형승을 수록하면서 주변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못과 폭포, 암벽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20세기 초 편찬된 '조선환여승람'에는 제천의 명소로 구곡을 나열하고, 구곡마다 이정표가 있으며, 전체 길이가 총 7리(2.8km)에 달한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구곡 양쪽에 그림 같은 병풍을 이룬 곳이 있는가 하면 꿈 속에 노닐던 도화원 같은 곳이 있고, 물이 고여 학을 이루고 폭포 쏟아지는 곳에는 흰 구름이 내려 앉은듯 계속을 감추었다가 절경을 살며시 드러내는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크고 많은 돌들은 갖가지 형상을 하고 구슬같은 물방울이 바래를 이루며, 산새소리와 어울려 골짜기마다 절승을 이루고 있으니, 밑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9곡을 꼽으면,
1곡 쌍벽담(雙璧潭), 2곡 몽유담(夢遊潭), 3곡 와운폭(臥雲瀑), 4곡 관주담(貫珠潭), 5곡 용주폭(龍珠瀑), 6곡 금병대(錦屛臺), 7곡 연자탑(燕子塔), 8곡 만당암(晩塘巖), 9곡 취적대(翠滴臺) 등이 그것이다. 현재는 구곡 중 1곡~4곡은 충주댐 건설로 청풍호 물속에 잠기었고, 6곡은 홍수에 떠내려와 계곡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능강교가 건설되면서 용주폭 또한 본래의 모습을 상실해 버렸다고 한다.
도상거리 11.7km, 5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느긋하게 진행했으니 시간은 의미가 없을 듯.
오랜만에 찾은 금수산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곳곳에 설치된 계단과 데크는 산행의 참맛을 조금은 없애 버리는 듯 했으며 정상에 설치된 데크 역시 생소한 느낌을 주었다. 망덕봉에도 없던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었고...
하지만 능강계곡에서의 시원한 알탕은 산행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시원하게 날려보내기에 충분했다!
첫댓글 작년 봄에 상천쪽으로 오름해 망덕봉으로 한바퀴 도는 원점회귀코스로 우중산행을 했었는데
가을쯤에 날씨 좋은날 소용아릉 구간으로 한번 다녀와야 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소용아릉 구간에 걸려 있는 로프가 많이 낡았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구간은 로프를 잡지 않고도 오르내릴 수 있으나 이는 숙달된 산꾼이 아니면
힘들겠지요.
건강 조심하세요.
금수산 ..가은산 ...제비봉...옥순봉과 구딤봉등
청풍호를 감싸고 있는 명품산들이죠!
삿갓거사님, 습도가 높은 여름날에 고생하셨습니다!^^
등로는 말라 있었지만 제법 습도가 높은 하루였지요.
은근히 땀이 많이 났습니다.
습기가 많아 만족할 만한 조망은 즐기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물론 가은산과 제비봉, 사봉, 옥순봉 등은 볼 수가 있었지만요.
며칠 전 비가 내린 덕에 능강계곡의 수량도 풍부했고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한편의 스토리내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능강교에서 능강계곡을 따라 한양지얼음골까지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것도 나름 괜찮습니다.
왕복 10km 남짓한 거리이니까 4~5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힘도 크게 들지 않고요.
와우
시원시원 눈에 피로가 가시네요
그런 맛에 산행을 하는 거지요.
비록 땀으로 범벅이 되긴 하지만 하산 시 시원한 알탕이면 산행으로 인한 피로도 싹 씻겨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