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기 힘든 건 맞음.
그런데 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못 타는 게 번역 때문이라고 하는 건 솔직히 변명임.
우리나라와 일본어는 유사한 어군을 공유함.
그 말은 즉슨 일본어 역시 유럽권에서 쓰이는 어군과 굉장히 멀다는 뜻임.
근데 일본은 이미 노벨 문학상을 두 번이나 받았고 이번 하루키도 후보에 오름.
<설국>으로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든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전 세계인이 알고 있는 '나스메 소세키'
중국 역시 비교적 최근에 노벨상을 수상한 '모엔 리'가 있고 아Q정전으로 세계가 알고 있는 거장 '루쉰'이 있음.
근데 한국은?
우리나 이육사, 이상, 윤동주를 알지 외국인 중에서 이런 문학인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차라리 외국인에게 한국인 '배우'나 '아이돌 가수'를 아냐고 하면 다들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더 많이 대답할 거다.
우리는 OECD통계 성인 독서량 꼴지인 나라임.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7~8배 정도나 낮음.
그런데 영화나 아이돌 같은 산업은 항상 해매다 신기록을 찍고 있고.
출판산업은 가파른 하락세임.
이게 뭐 굳이 '한국 사람이 질 낮은 여흥거리만 찾는다.' 하고 말할 일이 아니란 거 알음.
노래를 좀 더 좋아하면 어떠냐. 아니면 스포츠를 더 좋아하면 뭐 좀 어떠냐.
취향에 무슨 높낮음이 있다고. 조선왕조 500년 동안 시 즐겼는데 결국 식민지배나 당하고 말았잖냐.
시, 소설 많이 읽고 쓴다고 부국강병하는 것도 아니고 시민들이 각성하는 것도 아님.
근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인프라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그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적을 거둘 수는 없음.
니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출판사가 정말 정말 가난함.
고은보다 훨씬 더 재능 있고 글 잘 쓰는 작가? 분명히 있음.
근데 왜 노벨상 못 받냐면 번역이 안 되기 때문임. 단어나 서술어의 어려움을 말하는 게 아님.
말 그대로 훌륭한 현대문학인 번역해서 출판을 해야하는 데 그럴 돈이 없음. 제대로 된 번역사를 살 돈이 없다고.
현대문학쪽은 진짜 땡전 한 푼 없는 거지들이 널렸음.
니들 이번에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 수상했다고 했을 때 맨부커상이 뭔지 다들 처음 알았을 거라 생각한다.
무슨 서울시에 있는 한강이 조성 잘해서 건축상 받은 줄 알았겠지.
진짜 한국인들 중에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1000명 중 하나도 많다.
한강 작가도 출판사가 관심을 쏟아서 번역해준 게 아니라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가 한강의 순수한 팬이라서 빠심으로 번역한 거임.
국내에 한강만큼 훌륭한 작가들은 널려 있음.
편혜영, 김숨, 황정은, 김애란, 이장욱, 전성태, 은희경, 조해진, 윤성희.
이런 작가들 책 읽어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엔 리나 엘리스 먼로에 결코 뒤쳐지지 않음.
근데 이런 사람들 소설을 번역하고 출판 해줄 출판사가 없음.
지금 괜찮은 장르 문학도 못 팔아서 돗자리 접고 있는데 돈 안 되는 현대문학 번역할 여력이 어딨냐.
그나마 신경숙, 김영하 같이 좀 유명한 작가나 조금씩 번역해서 팔아넘기고 있지.
게다가 출판은 돈 들이고 공들여서 출판했을 때 예상만큼 안 팔리면 타격이 너무 커서 시도도 어려움.
문창과든 문헌정보학과든 국문학과든
다들 취직자리 없어서 울상임.
문과도 살기 어려운데 예체능은 어떻겠냐?
다들 도중에 자퇴하고 다른 일자리 알아보는 중임.
진짜 내가 보기에도 얘는 나보다 200배는 재능이 있는데 왜 포기하지? 싶은 애들도 많음.
아무리 축구를 메시만큼 잘 하고 농구를 조던만큼 잘한다고 한들,
메시, 조던이 한달에 수입 80만원이면 축구하고 농구할 거 같냐?
기능 배워서 땜장이를 하든 상하차 알바를 하든 하겠지.
도저히 괜찮은 작가를 뽑아낼 수가 없는 구조임. 입에 풀칠하고 살기도 어려운데 누가 작가 되려 하나?
그 작가들 번역해서 해외에 출판할 인프라가 없는데 노벨상은 누가 받고?
사람들이 너무 책을 안 읽는다고.
출판사 수입은 학습지, 문제지, 어학사전, 힐링도서, 자기개발서에서 나오지 현대문학에서 안 나옴.
당장 동네 서점가서 '현대문학 서적 어디있죠?' 하면 서점 주인이 현대문학이 뭐냐고 니들한테 반문할 거다.
시민들이 궁딩이 흔드는 아이돌 콘서트에 7,8만원씩 돈 쓰고 영화관에서 틀어주는 영화 주에 3회 보러 가면서도
책은 한 달에 한 권 조차 안 사는데 출판사가 돈이 어딨어서 번역을 하나.
결국 국민들의 취향 문제임.
우리 영화 산업이 크고 아이돌 산업이 커서 지금 세계에서 한류 일으키잖아.
그건 그쪽에 사람들이 돈을 어마어마하게 소비 하고 있으니까 좀 수월한 결과라고 생각함.
우리 문단도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이번에 맨부커 수상 같은 기적이 일어나긴 했는데.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없이는 결국 한 번의 요행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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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돼서 가져왔는데 문제시 삭제할게
요약
훌륭한 작가들은 참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안 읽기 때문에
이 분야가 도태되어 있어서 다들 선뜻 번역하려하지 않는다
첫댓글 맞는 말이지 뭐.. 돈이 안됨... 그래서 내가 책을 될 수 있으면 사려고 하는 것도 있는데ㅋㅋㅋ 나 혼자 산다고 될 일도 아니고ㅋㅋㅋ 옆니나 이런 커뮤니티 아니면 주변에서 책 추천하고 공유할 지인 1명도 찾기 힘든게 현실...
그렇구나 어릴땐 번역탓 그대로 믿었는데.
이거랑 별개로 나는 학교에서 받은 문학 교육 때문에 한국소설 꺼려지는 것도 있는거 같아. 정서적으로 조금 거부감 느껴져서
책 한권 읽을 여유조차 허락 되지 않는 것도 큰 것 같아. 삶에 치여서 쉬고 싶을때 사실 책 읽는 것 보다는 영화나 드라마, 예능, 음방 같은거 보는게 훨씬 나으니까..삶이 퍽퍽하니까 무념무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걸 찾게 된달까? 사회가 인문학 죽이기 하는 것도 한몫하고 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 난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단지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이것도 넘나 공감...
완조니 공감이야 진짜
맞아 너무 공감...
ㅁㅈㅁㅈ거슬리는 게 많아...
8888 나도 그부분 너무 불편해서 한국문학 꺼려져 문학성이니뭐니하고 포장하지만 한남마인드 풀충전이고요..
예전 소설 읽으면서 혐오감을 느꼈는데 무슨 상을 바래. 진짜 양심없어. 어렸을 때는 진짜 번역탓인줄 알았다. 남탓쩔어.
한국사회가 기형적이라서 그래. 고상하게 즐기는걸 전부 사치라 여기잖아. 사람갈아넣어서 키운 사회에서 여유를 바라는게 어렵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