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점차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 텅 빈 주차장에 가만히 서서 텅 빈 종이 봉지를 바라보는 사람은 어떤 이일까. 텅 빈 것을 연습하는 그 마음의 공허를 더듬어 본다. 어쩐지 그는 여기가 아닌 어딘가 먼 곳에 마음을 줘 버린 것 같다. 먼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누군가가 두 팔을 벌린 채 내 등을 안아주려고 서 있는 데까지 무사히 도착하고 싶다”는 고백. 텅 빈 종이 봉지처럼 뒤로 걸어서. 춤추듯 날아서.
얼핏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한 번 시작된 “문워크”를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멈춘 순간, 너 지금 뭐 하니? 뭐 하니? 아픈 물음이 맴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