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메스 메종 상하이에서 'Overwhelming Crash'라는 테마로 윈도우 협업 전시
- 11월 17일까지 진행
AUTUMN WINDOWS AT THE HERMÈS MAISON IN SHANGHAI 제공 BIENBIEN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지난 8월 24일, 에르메스 메종 상하이(Hermès Maison in Shanghai)는 채지민 작가가 디자인한 2023 가을 윈도우 'Overwhelming Crash'를 공개했다. 에르메스 메종 상하이에서는 계절마다 국내외에서 작가를 선정하고, 연간 총 4번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매년 특정 테마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 스토리를 이끌어 내는 것은 오로지 작가의 몫이다. 윈도우 프로젝트는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대중과 함께 예술적인 공감을 나누고 나아가 각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환원, 아티스트와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에르메스만의 가치 있는 시도이다.
에르메스의 2023년 테마는 'Astonishing Hermès! (놀라움을 주는 에르메스!)'로 채지민 작가는 'Overwhelming Crash' (압도적인 충돌)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벽과의 충돌 후, 일상공간에 나타난 낯선 변화와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비선형 구성을 통해 자연과 인공적 환경의 경계를 허물고, 그 안에 자연과 생명을 힘을 불어넣었다. 2차원과 3차원 사이에 존재하는 기묘한 공간을 통해 보여주는 놀라운 시각적 효과는 기존의 규범을 깨뜨리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여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채지민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입체 설치 작품이기도 하다.
AUTUMN WINDOWS AT THE HERMÈS MAISON IN SHANGHAI 제공 BIENBIEN
AUTUMN WINDOWS AT THE HERMÈS MAISON IN SHANGHAI 제공 BIENBIEN
여성 윈도우에는 초록의 벽이 무너지며 생긴 균열 사이로 식물들이 자라나고, 긴 시간동안 잊힌 ‘오래된 지하실’이 나타난다. 계단을 따라 들어가면 낯설고 혼란스러운 세계가 펼쳐지고, 그 안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청둥오리 떼’라는 제목의 남성 윈도우에서도 거대한 파란 벽이 나타나면서 공간 전체가 요동치고, 대혼돈이 일어난다. 일상의 질서를 상징하는 계단과 문이 산산조각 나고, 그 혼돈의 틈 사이로 한 무리의 청둥오리들이 지나간다. 청둥오리가 하늘을 날며 일으키는 자유의 바람은 혼란스러운 공간에 새로운 생명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정문 양 옆, 악세서리 윈도우의 ‘모험의 시작’에서는 이야기의 프롤로그가 되는 파란색 하늘과 초록색 땅을 표현해 전체적인 서사를 이루도록 했다.
AUTUMN WINDOWS AT THE HERMÈS MAISON IN SHANGHAI 제공 BIENBIEN
이처럼 채지민 작가는 그의 작품세계를 통해 한 화면 안에 서로 다른 속성들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며 일종의 괴리감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스스로 ‘이상한 장면’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자연적인 풍경과 인공적인 구조, 현실과 비현실, 평면과 공간의 경계에 존재하는 모호한 풍경을 연출하고, 그 안에 등장하는 오브제들 역시 서로의 관계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게끔 애매하게 배치되어 화면에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엣지 있는 화면구성과 명쾌하고, 과감한 컬러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평면과 입체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공간과 그 안에 혼재된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관객은 현실과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채지민 작가. 제공 BIENBIEN
채지민 작가는 이번 에르메스 윈도우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평면회화에서 설치 작업으로 작품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으며,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West Bund Art & Design과 Art021 아트페어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편, 채지민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런던 첼시 예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 예원학교 미술과에 출강한다. 갤러리EM, 노블레스컬렉션, 옵스큐라, 아뜰리에아키에서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한가람 미술관, 조선일보 미술관, 조은 갤러리, 런던 그리핀 갤러리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한 2018년, 아트 바젤 홍콩에 출품 및 솔드아웃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현대캐피탈 홍콩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장 중에 있다.
채지민 작가가 연출한 에르메스 메종 상하이의 윈도우 전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진행된다.
기사출처 : 아트코리아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