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다면 방송구성작가는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가..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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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건넨 질문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평범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행복하신가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이야기하고, 꿈꾸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던 간에 행복이 수반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이다.
‘나는 그때 행복했었나’, ‘지금 행복한가’, ‘이 일을 하면 행복할까’.
그렇다면 방송구성작가의 삶은 어떠할까.
수많은 인터뷰이를 만나 던졌던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자 한다
방송구성작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 방송구성작가, 어떨 때 행복해질까
사전을 펼쳐보면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구성작가로 살다보면 이러한 순간은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생전 처음 보는 아이템을 발견했을 때
절대 불가능할 것 같던 섭외가 극적으로 성공될 때
해 뜨기 전 탈고했을 때
시사가 끝난 후 수정할 곳이 한 군데도 없을 때
녹화장에서 패널이나 방청객들이 박장대소할 때
내가 쓴 원고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때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울 때
아무 이유 없이 원고료가 올랐을 때 등등
행복한 순간이 어디 이뿐이랴.
앞서 언급한 것들이 방송구성작가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행복의 순간이라면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때’는 대중의 부러움을 살만한 순간이다.
방송구성작가는 일반인으로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장소나 문화, 상황들을 체험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때의 희열감과 행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평생을 두고 꺼내볼 수 있는 행복한 추억거리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그 일용할 양식이 갖가지 메뉴로 차곡차곡 쌓여가니
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뜻밖에 순간, 삶의 지혜를 만나는 재미
방송구성작가의 또 다른 특권이라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이 시대에 많은 이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이다.
특히 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면
유독 우리네 이웃들과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그들과의 만남은 의외로 극적일 때가 많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행복하신가요' 이 통속적인 질문에
옆집 총각은 뜻밖에 깨달음을 전해준다.
"기차를 타고 갈 때는 직진한다고밖에 생각을 안 하는데
뒤를 돌아보면 길이 굽이굽이 되어 있다.
저도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뒤돌아보면 굽어 있고,
그게 인생인 것 같다."
- 촬영 중 만난 한 취업준비생의 인터뷰 中
이렇듯 촬영을 하다보면 주옥같은 삶의 지혜를 배울 때가 많다.
특히 그것을 가르치는 이가 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이웃일 때 그 감동은 배가 된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방송구성작가가 되길 잘했구나. 참 행복한 직업이구나’
삶이 고단할수록 그것을 받아들이고 견뎌낼 수 있게 하는 지혜가 생기는 법.
우리네 이웃들이 체득한 그 값진 삶의 지혜를 공짜로 배워나갈 때,
방송구성작가의 삶은 행복으로 채워진다.
다채로운 사람들과의 인연, 그들을 통해 얻게 되는 값진 경험, 그 안에서 배우는 지혜.
방송구성작가에게는 이 모든 것이 행복의 척도가 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이 질문을 던져본다.
‘방송구성작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나의 대답은 ‘yes'
첫댓글 멋지네요~^^ 맘으로 응원하며 함께 동참하고 싶네요.
제겐 그저 꿈이네요... 지방이라는 걸림이 있고 재능이라는 장벽이 있고..
어떻게 하면 할수 있을까요..
그 값진 경험과 지혜..진심으로 느껴 보고 싶으네요 ^^
꿈이 있다면 도전하셔야죠. 길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열정만 있다면... 힙내세요!
@최PD 감사합니다..늦은시간이지만..기분 좋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꼭 방송 작가 뿐 아니라 방송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 내 주위에 ... 아니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걸....깨닫게 되는 ....
그래서 방송이라는 건 참으로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