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주를 증류하여 이슬처럼 받는다고 해 노주(露酒)라고도 하고 화주(火酒), 또는 한주(汗酒), 기주(氣酒)라고도 하며 무색투명하다고 백주(白酒)라고도 부른다. 지역에 따라 아락주(arag), 아라기, 아랭이 등으로 불리는 것은 증류법이 중동지역으로부터 전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중세 페르시아에서 개발된 증류법은 12세기, 십자군을 통해 유럽으로 넘어와 브랜디와 위스키를 탄생시켰고, 칭기즈칸의 원나라를 통해 고려에 전래돼 소주를 선보였다. 조선시대에는 더욱 유행되어 이에 관한 기록이 많이 보이고 있다.
『단종실록』에는 문종이 죽은 뒤 단종이 상제노릇을 하느라고 허약해져서 대신들이 소주를 마시게 하여 기운을 차리게 하였다는 기록이 보이고 있고, 『중종실록』에는 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많아져서 쌀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소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기록이 보이고 있다.
1490년 성종 21년에 사간 조효동(趙孝同)은 “세종 때는 사대부 집에서 소주를 사용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는데 요즈음은 보통의 연회 때도 소주를 사용하고 있어 비용이 막대하게 드니 금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진언하였다.
『지붕유설』에서는 근세에 와서 사대부들이 호사스러워져서 소주를 많이 마셔 취해야만 그만두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갑자기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처음에는 약용으로 마시거나 왕이나 사대부들이 마셨던 술이었는데 점차 일반 서민에게도 보급되어 각 가정에서도 많이 빚어 먹게 되었다.
그 뒤 1919년에 평양에 알코올식 기계소주공장이 세워지고 이어 인천, 부산에도 건설되어 재래식의 누룩을 이용한 소주는 흑국소주로 바뀌고 1952년부터는 값싼 당밀을 수입하여 만들게 되었다. 1965년 정부의 식량정책의 일환으로 곡류의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우리 고유의 풍미와 정성어린 증류식 순곡주는 자취를 감추고 고구마, 당밀, 타피오카 등을 원료로 하여 만든 주정을 희석한 희석식 소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소주는 증류방법에 따라 증류식과 희석식 소주로 구분한다. 증류식은 예로부터 전해 오는 재래식 소주와 마찬가지로 단식 증류기를 사용해 만든다. 원료로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는 쌀보리, 옥수수 등 곡류와 감자, 고구마 등을 쓴다. 원료를 삶거나 쪄서 소화시킨 후 누룩 등의 곰팡이 효소를 이용, 당분으로 만든 다음 술밑을 첨가해 발효시킨다. 이렇게 만든 술덧을 단식 증류기에 넣고 한두 번 증류해 받아낸 것이 증류식 소주다.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주정에 물을 타 농도를 낮춘 것이다. 희석식과 증류식의 다른 점은 증류방법이다. 희석식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만들 때에는 연속식증류기가 쓰이는데, 단식증류기로 만들면 알코올 농도가 60%를 넘지 못하지만 연속식증류기로는 95% 이상의 고농도 알코올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증류과정에서 휴젤 유, 알데히드 등 술에 나쁜 불순물을 거의 대부분 제거 할 수 있어 주정의 생산비를 낮출 수 있다. 주정 공장에서 만들어진 원료 주정을 25% 안팎의 농도로 희석하여 희석식 소주를 만든다. 이때 사용되는 중성주정은 완전히 정제돼 불순물이 없는 대신 원료나 발효산물의 풍미도 없다. 따라서 첨가물료를 써 조미를 하는데 이때의 블랜딩 기술의 차이로 맛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에 개발되는 고급 소주엔 원료곡물의 풍미를 살린 곡물 주정이 사용되며, 자화수 처리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기도 한다.
- 동의어
- 한주(汗酒, hanju, distilled liquor), 화주(火酒, hwaju, distilled liquor), 희석식소주(soju made by dilution of spirit), 증류식소주(distilled liquor, distilled soju), 아라기(arak, aragi), 아락주(aragju), 기주(氣酒, distilled liquor)
- 참조어
- 노주, 단식증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