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많이변했다
한세대(世代)는 30년을 기준으로한다. 따라서 1937년생인 나는 세 번째 세대를 살고있는 셈이다.
어제와 오늘을 체험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는 것은 오늘을 성찰하고 내일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지금의 내 세대는 철이들어 6.25전쟁을 겪은 마지막 세대이며 약90만명정도가 생존해있다. 가장 큰 변화는 수명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환갑’만 되어도 큰 잔치를 열어 축하했었다.
평균연령이 4, 50세 였으며 환갑까지 사는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신문에 게재되는 유명인사들의 부고란을 보면 거의가 90을 넘었다.
무엇보다 옛날에 비해 섭생, 즉 먹는음식이 다양하고 좋아젔으며 의료수준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오래 사는 것이다.
지금이 평균연령은, 남자 79.9세 여자85.6세다.
섭생의 가장 큰 변화는 육류의 섭취다. 옛날에는 일년에 세 번 고기를 먹을수 있었다. 설과 추석, 그리고 생일이었다.
고기는 워낙 비쌌기 때문에 서민들은 사서 먹을수가 없었다. 계란도 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우리들의 육류소비를 보면, 연간소비기준으로 돼지고기가 1.869톤. 닭고기가 1.282톤. 소고기가 284톤. 오리고기가 14톤. 양고기가 2톤이며 1인당 연간 육류소비는 59.8키로다 어른 한사람의 무게다.
육류별로보면, 돼지고기가 30.1키로. 소고기가 14.9키로. 닭고기가 14.8키로다. 옛날에 비해 크게 늘어난게 닭고기의 소비다. 반대로 쌀은 거의 반으로 줄었다. 간식 때문이다.
얼마전 무인점포인 ‘간식창고’ 에 들어가봤다. 그수를 헤아릴수 없을정도로 간식의 종류가 다양했다. 내가 어렸을때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무를 깎아먹는게 전부였다. 혹시 여름철에 설탕물을 마실수 있으면 그건 특별한 날이었다.
6.15전쟁때는, 외출나온 미군들이 지나가면 따라가면서 ‘헬로 추잉검, 헬로초코렛’을 외쳤다. 그들을 통해 미제과자를 얻어먹었었다.
섭생이 좋아지고 간식이 풍부해진 것은 좋은일 이지만 그 대가는 비만이다.
지금 어른애 할것없이 비만문제는 보통일이 아니다. 비만은 각종질병과함께 수명을 단축한다. 옛날에 비해 지금은 빈부의 차이가 아주크다. 그때는 거의모두가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별로 수입의 차이가 아주크기 때문에 계층별 소외감이 크다.
상위20%의 연간소득이 9,891만원인데 비해 하위20%의 연간소득은 654만원으로 15배의 차이가 난다.
전체근로자의 평균연봉은 4,024만원이다. 시간이 갈수록 빈부의 차이는 심화될 것이다.
상위20%는 철따라 해외여행을 가지만 (인천공항의 하루이용객 20만명) 빈곤계층은 쪽방에서 고독사 할 수 있다.
특히 65세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은 47%로 자살율과 함께 OECD 1위다. 맞춤형 복지가 크게 요청되는 부분이다. 요지음은 영하10도만 되어도 한파주의보가 발령된다. 사실 지금은 3한4온도 없어진, 대단한 추위는 아니다.
25도의 소주가 얼고, 잠자리에 떠다놓은 자리끼가 얼만큼 추웠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이 자는방의 온도가 영하였다는 얘기다.
겨울이면 언제나 한강이 얼어 그위를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소 달구지가 지나다녔었다. 지금은 한강도 얼지않는 추위다.
그런데도 그때는 거의 외투도 없이 살았다. 외투가 비싸서 살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롱패딩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전자제품등이 고장나서 해당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는 경우, 젊은 상담원들이 하는말이 너무 빨라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내가 나이가 많으니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해도, 알아듣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왜 이렇게 말이빨라졌을까.
외국어도 아닌 우리말이 알아듣기 힘든 속도라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요지음 젊은이들의 말이 빨라진 것은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다급하고, 조급해진 것이다.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몸의 생체리듬에서 신중할수 없는 압력을 받고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가 온갖 경쟁이다. 어물어물 하다가는 낙오한다는 강박관념이 그것이다. 앞으로 말은 더 빨라질 것이다. 라틴계를 앞설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게 어디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똑같이 손에들고있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말 놀라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80평생을 살면서 대중이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자세를 취하는것은 처음보는 특이한 현상이다.
손바닥만한 모니터를 그렇게 계속 들여다보면 사람이 외소해질 수밖에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는 인생을 살게된다.
내가 휴대폰의 주인이 되어 종속에서 벗어나야하고 오히려 그것을 부리는 입장에 서야한다.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나는 휴대폰을 전화, 뉴스, 일기예보, 카톡, 문자, 검색외에는 쓰지않는다.
글을쓸때는 백과사전으로 활용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의 ‘인간성’ 은 변하면 안된다. 그건 노력으로 가능한 일 이기도 하다. 축구든 인생이든 운동장을 넒게써야한다. 그래야 행복하다.ㅡ김정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