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중국과 일본이 대격돌을 벌일 자세이다. 그동안 일본은 미국의 뒤에 서서 중국에게 삿대질을 하는데 그쳤지만 이번은 달랐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라는 주먹을 날리자 중국이 올 것이 왔다는 듯이 원투 펀치를 강하게 날리고 있다. 그동안 주로 미국과 중국이 링위에서 대결했다면 이번 후쿠시마 방류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대결을 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의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벼르고 나온 모습이다. 일본은 체급에서 중국을 당할 수 없다. 인구 14억명 대 인구 1억 3천만명의 대결이다. 10대 1의 규모이다. 체급뿐 아니라 그 영향력에 있어서도 일본이 중국에게 족탈불급이다. 1937년에 벌어진 중일전쟁에서는 일본이 망해가는 중국에게 이겼지만 지금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이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중국의 반발을 일본이 가볍게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성명 정도 내고 흐지부지 끝낼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중국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2023년 8월 24일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본격적을 방류하자 중국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왔다.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앞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일본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판단한 듯 하다. 큰 형인 미국이 묵인해주는데 무엇을 걱정할 것인가라는 자세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방사능 위험을 전 세계에 떠넘기고 인류 후손에게 상처를 물려주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와 도쿄 등 10개 지역에서 수산물 수입을 금지해 왔는데, 수입 금지 지역을 일본 전역으로 넓힌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과 마카오 정부도 즉각 일본 10개 지역의 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의외로 강경한 중국의 태도에 긴장을 하면서도 미국의 묵인을 받아냈으니 특별한 상황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내의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의외로 강경한 중국의 모습에 일본 어민들이 수심이 깊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본토와 홍콩 그리고 마카오까지 수입금지를 하면 일본어민들의 앞날이 어떨 것인가는 불을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와 도쿄 등지에서 일었던 어미들의 반발 목소리는 일본 전역으로 번져 나가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침묵하던 홋카이도와 이바라키, 구마모토 등지로 어민들의 반발이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민들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일본내에서 방사능 피해를 직접 입었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원자폭탄 피해지인 히로시마 도심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원자폭탄때문에 직접 방사능 피해를 입었던 피폭자 단체가 항의에 나선 것이다. 히로시마 피폭자 단체는 약간의 방사선도 인체에 들어오면 내부 피폭이 일어나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그들은 또 바닷물은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니 조속히 중지하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히로시마는 제2차대전 말에 미국에 의해 원자폭탄이 투하돼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곳이다. 또한 현 총리이자 이번 방사능 오염수 방류의 총책임자이기도 한 기시다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원폭 피해를 당했던 나가사키에서도 피폭자 2세들이 나서 오염수 방류에 반발하고 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주장은 당사자들이 직접 그 방사능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당했기에 더욱 강하게 의미가 전달되고 있다. 방사능에 의해 목숨이 없어지고 인생이 파탄난 사람의 후손 등 그 피해자들의 주장은 일본내의 양심세력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일본 총리 기시다는 예상치 못했던 반대 목소리의 증폭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생각보다 더 큰 규모로 반대여론이 조성되는 것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강한 펀치에 일단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는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측에 즉각 철폐를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그 말의 효력을 믿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쉽사리 자신들의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일본인들 상당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는 아베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오른 인물이다. 때마침 미국이 펼치고 있던 중국 이지메 작전에 투입돼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바이든의 든든한 조력자로 군림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얼마전 일본이 물에 잠기는 대폭우를 당했을 때도 그는 나토가 열리는 장소에 있었다. 국민들이 엄청난 폭우로 고난을 겪고 있는데 그는 나토에 가서 우크라이나 걱정에 온힘을 쏟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들의 반응이 좋을 리 없었다. 지금 기시다는 30%대 지지율로 고전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적 중국과 링위에서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하지만 장기전에 능한 중국 시진핑을 지금 일본 기시다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중국에게 미국의 훈수가 통할 리도 없다. 이것은 미국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된 지역인 일본에서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겠다는 데 어떻게 할 것인가.
기시다는 미국 바이든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묵인에 너무 고무된 듯하다. 그래서 강공을 폈고 그 결과는 중국의 대 역습 즉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이다. 이번 경기는 지금 상황에서는 기시다의 완패가 예상된다. 반전을 이룰 계기가 지금으로서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급할 것이 없다. 이번에 제대로 걸린 일본의 행위에 시진핑은 속으로 큰 웃음을 웃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브릭스 회원국의 확산소식에 고무된 중국 시진핑이 이번 기회를 일본의 건방짐을 확실하게 잡을 절호의 찬스로 삼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23년 8월 2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