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바를 떠나
러시아 제 2의 도시,
러시아의 베니스,
러시아의 베르사이유라고 불리는
상트 페트르브르크로 가는 길입니다.
810Km. 당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님에
중간에서 하루를 쉬고, 느긋하게 달립니다.
파주로 가는 자유로 일부 구간처럼
중앙분리대가 넓은 녹지대로 된 4차선 도로와
사진처럼 3차선 도로가 뒤섞여 있습니다.
오르막에선 편도 2차선이 되고
내리막에선 반대편이 2차선 도로가 되는
재미있는 구조입니다.
놀라운 것은 가로등입니다.
저 벌판에 거의 300Km 정도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야간에 점등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야간운행을 안했으니.
한 폭의 그림 같은 멋진 강을 보고
차를 세웠습니다.
이름 모를 들꽃이 만발하였고
산들바람도 감미로왔습니다.
저 장소에서 망설임없이 자리를 펴고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맛이 어땠냐고 어리석은 질문은 삼가하시길.
운전중에 급한 볼일이 생겨 차를 세웠습니다.
트럭을 이용한 물동량이 엄청 많은 러시아는
도로가에 저런 주차공간을 많이 만들어
트럭커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저 빽빽한 수목을 보세요. 부럽지 않습니까.
저런 삼림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걸 보면
넓은 땅만큼이나 자원이 부러워 집니다.
급한 볼일이 무엇이였냐는 어리석은 질문도
하지 마시길.
하루 머무른 보르스크라는 지방도시입니다.
러시아. 공산주의 국가라는
생각을 빨리 버리십시요.
공산주의 국가 소련은
1991년에 패망했습니다.
지구상에서 사라졌습니다.
러시아. 못사는 나라라는 생각도
빨리 지우시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트 페테르브르크에 들어섭니다.
모스코바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보이고
밝은 분위기 입니다. 사람들의 표정도
자유분방하고 부드럽습니다.
숙소를 정하고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약속장소는 '피의 사원' 매표소 앞입니다.
그렇게 급히 만나러 나간 사람입니다.
'바라미'라는 닉네임을 쓰는 김종한씨입니다.
만화가이면서 그쪽보다 바이크업계,
바이크 여행계에서
더욱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태전에는 그와 같이 팀을 만들어
일본의 시고쿠지역을,
재작년에는 알프스일대를 함께
바이크로 라이딩 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서 이렇게 만났으니
보툥 인연이 아닙니다.
그와 일행을 이루어, 바이크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1만Km를 달려
3주일만인 오늘 이곳에 도착한 분들입니다.
일흔을 훌쩍 넘기신 노익장이십니다.
재작년에 환갑을 지내신 분도 계십니다.
또 한 분 부산지역 모토라드사장님은
우리나라의 바이크 여행업계의 발전에
전부를 걸었다고 할만큼 열심인 분입니다.
모두들 열심히 사셨으니 여기까지 오셨다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이분들 오늘 오후에 도착하여 하루밤 쉬고
내일 이른 시간에 목적지 뭰헨을 향해
또 먼 길을 떠납니다.
안전운행을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우리 식구, 저녁식사도 잘 대접 받았습니다.
승낙없이 사진을 올려 죄송합니다.
모스코바의 양파사원과 무척 닮았습니다만
외모와는 달리 '피의 사원'이라는
끔찍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2세가 이곳에서 살해당했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저렇게 이목을 끄는 외모를 한 젊음들이
밤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젊음 아니겠습니까.
밤거리가 환하다고요?
그러니까 백야입니다.
6월 하순부터 7월 2일까지가
이 지역 백야의 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오늘이랍니다.
이 늦은 시간에(?) 시내를 활보하는
저 이탈랴 수제 고급 스포츠카를 보는 순간
그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S대학을 나온 수재답게
노래도, 춤도, 술도, 밤도 멋진
그 친구가 번쩍 떠올랐답니다.
이름으로 말하자면
자기보다는 내가 더 유명한데
내가 자기의 광팬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스도 부활 교회라는 이름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트 페테르브르크
최고의 건축물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건축물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눈물겹게 화려한 모습입니다.
차라리 '미의 사원'이라고
이름을 바꾸면 어떨까 합니다.
이 상트의 거리에는
제정러시아 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건축물들과 조각들,
운하와 다리들이 수없이 전개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러시아에서 가장 유럽스럽다는 것을
실감할 만큼 세련되고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은행의 지점 건물이 이 정도 모양새입니다.
본점은 어느 정도일까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러시아를 여행하며 자주 쓰는 말이
'어마어마'하다 입니다.
건물을 봐도 어마어마, 그림을 봐도 어머어마
벌판도 어마어마, 광장을 봐도 어마어마합니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니
먹고사는 방법도 재미있습니다.
저런 제복차림의 늘씬한 아가씨 셋이서
젊은이의 넋을 빼앗아 사진을 찍고선
돈을 요구합니다.
금액도 10루불에서 200루불까지 제각각입니다
삐에로차림, 황실의 무도회복장, 귀족 복장,
검투사. 군인정장, 별별 의상이 다 있습니다.
하긴 여행이니까 한 번 쯤은 재미삼아
사진 찍는 것도 좋은 경험일 듯 합니다.
청동 기미상도 너무나 훌륭하고 멋지지만
기단의 바위도 대단합니다.
무려 1,600톤의 무게라고 합니다.
400명의 장정이 1만키로 이상 떨어진 곳에서
4개월동안 옮겨왔다고 합니다.
한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의 안내를
우연히 공짜로 엿들었는데,
대략 하루 90키로를 이동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잘못 들었는지,
그가 대충 적당히 안내를 하는지...
카잔성당의 입장료는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내부 관람입장료, 또하나는
전망대 입장료입니다.
야간에는 물론 전망대 입장권만 팝니다.
올라가서 도시 전망을 보려다가
야경이 더 멋있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어
밤에 다시 와 보기로하고 그냥 패스합니다.
차를 뽑아 몇년 타고 다녔더니....,
몽골 비포장도로를 3천키로 이상 달리고,
키르기즈스탄의 고원지대랑
파미르와 카라코럼의 험난한 길을 지나서
이제 유럽으로 왔으니
내게 딱 어울리는, 좀 편안한 승용차로
바꾸고 싶어졌습니다.
이 가게에, 기가 막히게 내게 어울리는
차가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 팬텀 V...
근데, 재고가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빨라도 5개월 지나야
출고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5개월 이 도시에 머무를 여유가 없어
다음에 사기로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맛있는 삼겹살을 오랫동안 못먹었더니
별 희한한 헛소리 증세가 나타납니다.
1703년 표도르 대제가 이 도시를 만든 이래
200년간 로마노프 왕조의 수도였습니다.
스탈린 시대에 레닌을 기념하는 뜻으로
레닌 그라드로 도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91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다시 예전의 이름인 상트 페테르브르크로
불리게 되었으나
아직 내 입은 레닌그라드라 더 자주 뱉어내니
나는 구시대 사람인 모양입니다.
이 멋진 화강암 건물 역시
이탈리아의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이라고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이 도시에는, 여의도나 강남에서처럼
하늘을 찌를듯한 고층건물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건물은 5층 정도의 높이입니다.
19세기에 건축된 화려한,
예술성이 뛰어난 건물들은
외관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상태에서
현재도 상점이나 사무실, 거주지로
실제 사용되고 있기에
더욱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려고 전 세계에서 이 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왼쪽 흰 건물은 별다방과 사무실로,
오른쪽 연푸른 대리석건물은
백화점과 대형서점입니다.
옥탑부분과, 각 창문 부분을 꼭
확대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예술성이 뛰어난 건축물인지
느껴보시길.
역사는 훌륭한 관광상품입니다. 당연히
유적도, 유물도, 문화도 관광상품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운하도 관광상품이고
유람선도 관광상품입니다.
심지어 저렇게 넘쳐나는 관광객들도
뛰어난 관광상품입니다.
다녀 온 관광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못가본 사람들은 남들 다 가보았는데
자신은 아직 못 가보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더 벼르게 됩니다.
이 도시, 상트 페트르브르크.
꼭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시길 권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적 감각은 '심플'입니다.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고
거슬리는 부분도 없는 단아한 건물입니다.
외관, 색상, 장식...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만족스러운 건물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때마침 저 어울리지 않은 흉물스러운
자동차가 지나갑니다.
저런 훌륭한 건축물을 만든 것도 사람이지만
저 멋진 풍경을 망치는 것도 언제나 사람입니다.
나는 토막난 뱀같은 저 길쭉한 차가 참 싫은데
갈수록 더 자주 눈에 뜨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외곬수가 되어가는지,,,
세상이 점점 더 괴팍스러워지는지...
과연 러시아의 베니스라 불릴 만 합니다.
도시 구석구석 운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운하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늘어선 건물들,
운하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교각들,
운하를 운행하는 그 많은 유람선들.
모든 것이 관광산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음이
내같은 초짜 여행자의 눈에도 쉽게 보입니다.
여행 초반, 울란우데의 호스텔에서 만난,
제주도의 성 박물관이 가장 인상적이였다는,
한국이 그렇게 성개방된 나라인 줄 몰랐다는
그 독일인 여행자가 자꾸 눈에 되씹힙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자랑스럽게 배웠는데
그것도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되었고....
동방의 고요한 나라라고 배웠는데
그것도 이젠 아니고..
이런 왜곡된 우리 관광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누가 바로 잡아야 하는지 답답해집니다.
이 답답함을 저 네바강에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 간절합니다.
도시 곳곳에 멋진 정교회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하나 하나 전부 보물처럼 소중한 유적인데
워낙 뛰어난 걸적들이 많은 탓에 뒤로 밀려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곳도 관광객들이 넘쳐납니다.
이 정도로 관광객이 많을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럽습니다.
처음에는 거미줄같은 트램의 전선이
무척 거슬렸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걸 보면
사람은 확실히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그 소설의 주무대가 바로 이 도시입니다.
중학생 시절 그 명작 소설을 들었다가
몇 장 넘기다가 팽개쳐버렸고,
고등학생이 되어서 오기로 다시 도전했습니다.
소설속에서 이 도시는 광기와 환각의 도시로,
어둡고 음산한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오래된 낡은 트럭이지만 야채를 운반하는
든든한 현역입니다.
오래된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퇴출하기 십상인
우리가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의문이 자꾸자꾸 커지고 있습니다.
모스코바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어디를 가도
레닌의 동상이 가장 많이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 푸시킨의 동상이 많습니다.
러시아인은 누구나 그의 작품 한두편 쯤은
암송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의 작품을 귀에 익도록 들었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톨스토이와 고리키도 푸시킨을
가장 존경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38살의 젊은 어느날,
18세의 아내를 두고 벌린 결투에서
총을 맞아 숨을 거두었습니다.
결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레모네이드 차를
마신 카페가 숙소 근처라는 호스트의 말에
찾아 나섰다가 허탕쳤습니다.
이 도시 건물 1층은 대부분 카페입니다.
카페마다 이렇게 예술성이 뛰어난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 앉아 햇볕과 커피를 즐기며
종일, 지나가는 관광객을 구경하는 것도
아주 즐거운 관광이 될 것입니다.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30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지않던,
살지 못했던 늪지대였습니다.
그 늪지대에 돌덩이를 쏟아붓고
말뚝을 박아 만든 도시입니다.
황제는 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러시아 전역에 더 이상 석조건물을 짓지 못하게하고
모든 건축 자재를 이곳으로 옮겨오도록 명령합니다.
그렇게하여 강 하구 늪지대 100여개의 삼각주를
365개의 다리로 이어 이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30년이 넘는 공사기간동안
약 4만명의 노동자가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강제노역에 동원된 그들의 선조 덕분에
후손들은 관광산업으로 잘 먹고 살고 있습니다.
운하위의 다리 교각의 조각상입니다.
예의 그 표도르대제입니다.
말의 안장도 없는 것을 보아 야생마를 잡는 황제,
혹은 야생마를 길들이는 황제 시추에이션인 듯...
왜 홀랑 벗고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적나라하게 실감납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역동적입니다.
큰 길에서 건물안 마당을 들여다 보면
거의 이런 구조입니다.
기특하게 먼 길을 잘 달려온 우리 차는
이 도시에서 며칠째 잘 쉬고 있습니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있습니다.
운하를 연결하는 다리위로 보이는
사각 건물이 카잔성당입니다.
저래도 높이가 60미터가 넘습니다.
일부만 보입니다만 총 94개의 기둥이
타원형으로 둥글게 놓여있습니다..
이 성당을 건축한 사람은
유럽의 유명 건축가가 아니고
노비출신의 잡부라고 합니다.
천재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무슨 유명한 호텔이라는 데, 그 이름을...
당연히 잊어버렸습니다.
도시의 야경을 보기위해선
시티투어 버스를 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전날 낮에 들렀던 이삭성당입니다.
제법 비싼 전망티켓을 구입해 올라갔습니다.
자정이 임박한 시간임에도
티켓을 팔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도 관광 버스가 줄지어 옵니다.
승강기가 아니고 나선형 계단을 올라갑니다.
한밤중의 상트 야경입니다.
조명등의 위치가 아주 나쁩니다.
관람자 조차 눈이 부시니
사진도 옳게 찍힐리가 없습니다.
네바강의 모든 다리들은 밤 12시 반이 되면
큰 배들이 지나갈수 있도록
저렇게 교각 상판을 들어올립니다.
이걸 관광상품화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모든 관광안내서에도 대단한 행사인 것처럼
잘 포장되어 설명되어 있습니다.
심야임에도 인산인해입니다.
강위에 유람선이 넘쳐납니다.
얼핏 세어보아도 수백척이 넘을 정도입니다.
대형유람선, 영화에서나 보던 초 호화요트,
조각배.. 각양각색의 선박들이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을 태우고
도시의 밤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백야.
내가 초등학교때 배운 과학을
지금 옆에 있는 우리집 대학생은 잘 모릅니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서 자전하고 있는데
그렇게 기운 상태로라도 한바퀴를 돌면
그게 하루인데
지구의 북쪽에 위치한 이 도시는
거의 종일 태양를 바라보면서 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손짓 발짓 해가며 설명했습니다.
배웠는데 잊어버렸다거나,
수업시간에 딴 짓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학교에서 안배웠다고 하는데
씁쓸합니다.
여기는 백야 기간을 '국민 황혼기'라 합니다.
해가 지지 않고 오랫동안 노을이 있는 것이
인생의 황혼기와 닮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강건너, 다리 상판 사이로 보이는 건축물이
페트로파블로포스크 요새라나...
로마노프가의 황제들이
묻혀있는 요새라고 합니다.
죽으면 성당에 묻히거나 무덤에 묻혀야지
왜 요새를 지어 그곳에 있는지...
얼마나 나쁜 일을 많이 했으면 죽은 뒤에도
요새에 있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요새와 성곽을 짓는데도 얼마나 많은
자재와 인력이 동원되었을까요.
권력의 힘은 참 무섭습니다. 그러니
한번 권력을 잡은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하나 봅니다.
광장의 야경입니다.
얼마나 넓은 지, 얼마나 화려한 지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새벽 두시가 다 되어가는 데
춤추는 이, 노래하는 이, 마차 타는 이,
자전거 타는 이, 관광하는 이,
사진 찍는 이, 술 마시는 이...
불이 꺼지지 않는 이 도시입니다.
광장 입구 벽에 걸린 시계가
지금 시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잘 시간이면 자야하는 데 너무 훤하니까
술 한 잔 마시지 않으면
쉽게 잠들 수 없습니다.
그 핑계로 또 맥주 한 잔을 합니다.
맥주 참 맛있습니다.
0B나 카스가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와서 이곳의 맥주를 마셔보니
우리의 맥주. 맛보다는 광고쪽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트에 왔으나 아무리 일정이 짧아도
가장 유명한 곳은 빠뜨릴 수 없습니다.
러시아의 베르사이유라고 불리는
여름궁전을 향합니다.
러시아 황제와 귀족들의 여름 휴양지,
여름궁전 페레르고프(Peterhof)는
시내에서 이렇게 멋진 고속도로를 타고
30분쯤 가야하는 거리입니다.
8.5루불을 지불하는 유료도로였습니다.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도로통행료를 지불했습니다.
러시아의 모든 도로는 무료였으나
이제 곧 유로도로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모스코바에서 상트로 오는 길에도
곳곳에서 톨케이트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내에서 유람선을 타고
궁전 선착장까지 가는
호사스런 방법도 있답니다.
이 도시, 처음 와 본 주제에,
고작 나흘간 머물면서 본 이 도시를 표현하자면
도시 자체가 문학과 음악, 미술과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총 망라한 거대한 예술품입니다.
지금의 푸틴대통령도 이 도시 이름을
단 그 대학의 법대출신입니다.
차이코프스키, 푸쉬킨, 도스토예프스키.등등
우리 귀에 익숙한 이 도시 출신의
유명인들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더라도
여러모로 참 대단한 도시입니다.
그러니 찾아오는 사람이 넘쳐나나 봅니다.
이 여름궁전은 1700년대 초,
이 지역을 뺏기 위해 치룬
스웨덴과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 합니다.
그 전쟁에 이긴 것을 기념하고,
아내에게 선물로 바치려고
이런 궁전을 지었다고 합니다.
표도르대제가 베르사이유 궁전을 둘러보고
그에 뒤지지 않는 궁전을 요구했다고 하니
가진 자들의 욕심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수많은 조각상과 분수, 조경수 들을 감상하면서
아름답다, 멋지다, 훌륭하다, 대단하다,
그리고
예의 어마어마하다를 연발합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궁전 실내의
화려함과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실내 장식과 가구들을 찍을 수 없어
여기 올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중앙분수대 위쪽의 궁전 본관은
좌우 길이가 300미터에 이릅니다.
그 크기와 위용도 대단하지만
저렇게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온다는 사실이 더욱 부럽습니다.
파내어도 파내어도 마르지않는 샘물..관광업.
우리도 그런게 다만 몇 개라도 있으면 하는
부러움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궁전 내부의 정원 곳곳에 이렇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때 독일군의 폭격으로
철저히 파손된 이 궁전을
완전 복구한 1958년까지의
공사과정을 세밀히 기록한 사진들입니다.
궁전의 보존가치를 파악했다는 사실도
오래된 것을 귀하고 소중히 여기는
자세도 부러웠습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오늘의 이런 관광 부흥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종일 이런 숲속길을 걸으며
궁전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손을 꼭잡은 연인들도 부럽고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거니는 노부부도
부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많이 힐링을 한 여름궁전 관람이였습니다.
여름궁전 정원의 꽃밭 일부입니다.
블로그의 댓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같은 장소,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내가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똑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와서 보고 느낀 감정을 적었는데
공산주의를 좋아하는 빨갱이라는 댓글과,
그렇게 공산주의가 좋으면
러시아에 살라는 댓글을 올린
서글픈 사람이 있었습니다.
네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러시아는 벌써 25년 전에
공산주의를 버렸습니다.
러시아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애들도 아는 상식입니다.
또 하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지금의 현재의 활기찬 러시아이지
공산주의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 달라는 것입니다.
세번째, 이렇게 무례한 댓글은
비밀 댓글로 해 주길 바랍니다.
올린 이의 무례와 무식은
내 혼자 아는 것 만으로 족합니다.
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상식이 통하는 많은 분들의 기분까지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발 부탁드립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편을 가르지 마시길.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나라보다 작은 나라는 없었습니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 비비고 살면서
니 편 내 편 가를 여유가 어디 있습니까.
이념이 다르다고 좌익이니 우익이니
편 가르는 것은
빨치산이 설칠때나 써먹었던 수법입니다.
못된 정치, 나쁜 정치를 하는 이로부터 배운
몹쓸 버릇을 어설피 흉내내기 보다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주장하는지에
늘 귀 기울인다면
누구나 쉽게 따를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닙니다.
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닙니다.
나는, 내 차에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붙이고
세계를 여행중인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발트해 해안입니다.
저 바다를 곧장 건너면 핀란드에 닿습니다.
4월 19일 블라디해안의 태평양을 떠난 후
처음 만난 바다가 바로 이곳입니다.
70여일만에 반대편 바다에 다달았습니다.
상트 페트르부르크.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은 도시입니다.
다시 오게 된다면 겨울에 와 보겠습니다.
서울보다 물가도 싼 편이고,
음식도, 관광도, 쇼핑도 고급스럽고,
(차에 붙일 스티커 두장 산 게 쇼핑의 전부지만.)
별 걱정없는 치안상태도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차분히 여행하고 싶다면
이곳을 적극 추천하겠습니다.
단 관광객 붐비는 여름은 피하시는 편이...
여행은 계속됩니다.
발트해 3국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갑니다.
또 어떤 사연이 생기고 어떤 만남이 있을지
긴장과 기대가 뒤섞입니다.
좋은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나를 담금질하고 채찍질하여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http://blog.naver.com/feelyoume
첫댓글 즐겁게잘읽었읍니다
러시아를여행하고싶은한사람으로
화 이 팅!!!
엑박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대단하십니다
멋집니가 글도 참 잘쓰시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