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첫댓글 신경림시인의 명복을 빌면서 .........
지금 세상에서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사랑노래 올리면서
우리의 사랑을 돌아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지금에서야 읽게 되는군요 내일은 어떤 글이 올라 올까 기대가 됩니다
신경림 시인께서 이세상 소풍을 마치셨군요. 고임의 명복을 빕니다.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와 닿네요..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햐 한다는 것을...
가난해서 버려 본 사람들은 그 마음을 알지요..
구설수가 있었어도 이 분의 시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