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집이 최고야 !
스무날 정도 긴 여행을 마치고 처마에서 곶감이 꾸들꾸들 말라가고 청화 숙부쟁이가 만개하여 저를 반기는 망우헌으로 복귀하였습니다. 망우헌은 지금 가을이 한창이네요 !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오래 집 비운 사이 주문해 주신 망우헌표 <매실청> 을 택배 보내는 일입니다.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202622705
늘상 그렇듯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대빗자루로 앞마당의 낙엽을 쓸어 봅니다. 수북히 쌓인 배롱나무 낙엽과 은행잎을 대빗자루로 쓸다 보면 말끔해지는 잔디마당을 보는것도 기분 좋고 서걱 서걱 소리나는 대빗자루 소리도 참 듣기 좋거든요 !
올해는 날씨가 도와줘 처마의 곶감도 몇개만 홍시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고 대부분은 꾸들꾸들 잘 말라가고 있습니다. 조금 더 말려 새까만 갈색이 되면 다락에 보관해 겨울내내 새 하얀 분이 올라오기를 기다릴겁니다.
하얀분은 곶감이 마르면서 밀어낸 과당이나 포도당으로 옛날에는 곶감의 분을 모아다가 약으로도 썼다고 하지요 . 요즘 곶감은 살균 처리를 하여 홍시 색깔로 말라서 까만 곶감이 어색해 보이 겠지만 어렸을적 맛보던 곶감은 요즘처럼 주황색의 유황처리를 한 곶감이 아니라 까만 곶감에 하얀 분이 올라온 그런 곶감이었습니다.
주황색 곶감이 때깔은 고와도 맛은 까만 곶감에 못 미친다는것은 하얀 분이 올라온 곶감을 드셔 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
얼마전 수달이 다녀갔던 망우헌 앞마당 좌측 연당 두곳중 백연당에는 어린 미나리 새싹이 한창이고 홍연당과 고란산 올라가는 길목에는 떨어진 목백합 나무 낙엽들이 쌓여 가을 가을합니다.
9 년전 오늘의 망우헌
9 년전 오늘 망우헌
9년전의 일입니다만 주말에 망우헌으로 내려와 눈부신 가을 단풍을 보고 기절초풍하던때가 9년전 딱 오늘이네요 !
이런 환상적인 단풍모습은 무엇보다 날씨가 도와 줘야하고 하지요 !
이젠 나무들도 키가 컷고 단풍나무 한그루와 감나무도 없어져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언제 또 이런 장관을 연출할지 몰라 고란산 올라가는 낙엽들은 늘 쓸지않고 그냥 두고 보는데 매년 가을만되면 이런 화려한 단풍 모습을 안보여주나 ! 하고 기대하곤 하지요 !
*. 청화 쑥부쟁이 동산
고란산 올라가는 길목 우측에 조성중인 청화 쑥부쟁이 동산에는 꽃들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합니다.
올 여름 일부는 제가 구입을 하였고 충주와 부산에 계신 이웃께서 제가 청화 쑥부쟁이 동산을 조성하고 싶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고맙게 뿌리를 보내주셔서 나름대로 정성들여 가꾸고 있는 곳입니다.
고맙게도 경주에서도 가을에 청화 쑥부쟁이꽃을 본뒤 보내주신다고 하였으니 내년 봄 부지런히 삽목해 늘리면 내년에는 사진의 언덕을 가득 채울 수 있을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열포기 심어 놓고 올 한해 정말 정성들여 키우던 아스타는 이름 모르는 병에 대부분 말라죽고 딱 한포기가 이렇게 피어 제 수고로움을 위로해 주고 있네요 !
*. 빨강 구절초
주차장 정면에 조성중인 빨강 구절초 동산의 구절초는 이제 막 꽃이 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빨강 구절초 역시 2년전 완도에서 시집온것으로 2년 정도 열심히 삽목해 이 많큼 불려 놨으니 이달 중순쯤 새빨간 꽃들이 만개하면 제법 볼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월동을 기다리는 망우헌 초입의 파초
이제 <이가락 여행>의 들뜬 마음을 삭히고 즐겁게 일해야지요 !
우선 초입의 맥문동 씨앗도 거두어야 하고 고란산의 은행알도 조금 더 줏어 손질해 말려야 합니다. 울금과 토란도 캐야하고 메주콩도 수확해야합니다. 김장 할일도 남았네요 !
어디 일뿐이겠습니까?
분기별 한번은 <집 떠나는 이가락>을 즐기기로 했으니 3개월후 떠날 이가락의 여행지를 정하고 비행기편을 미리 예약해 주는것은 물론 그 나라 역사. 음악. 영화 공부하는것도 빼놓지 말아야 지요 !
자주 소식 전하겠습니다.
<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253350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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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보는 망우헌의
자태가 가을 빛을 맞이하여,
多情한듯 ,
無情한듯,
似無情이라 !
오늘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제대로된 가을날씨를 맛볼것 같습니다.
고란산 올라가는 길목에 발목깊이로 수북히 쌓인 낙엽이 너무 눈부신 나날이네요.
잘 지내시죠?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무딘 필력으로는 도저히 그려 낼 수 없습니다.
미국에 허리케인이 지나간것 같이 어수선한 돌네가 본 밭아야 할곳 망우헌,
이리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시골기차의 오아시스
정말 감사합니다.
산속 촌집인데 과찬이십니다. 오랜 건설현장 탓에 <정리정돈>은 직업병처럼 따라다녀 어수선한꼴을 못보는 성격이라서 그럴겁니다.
집주변에 나무와 화초를 많이 심어 감상하기보다는 망우헌 주변 고란산의 경치를 빌려와 감상하는 차경에 힘쓰는 편이라 산 가꾸기에 더 열심이고 싶습니다.
사과수확에 많이 바쁘시리라 생각합니다.
잘 다녀 오셨네요.
이란이 요즘 복잡하다던데
가을에 20일 이나 자리를 비울 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망우헌 모습이 주변까지 계획적인 아름다움으로 변화시키시다니 그것도
놀라워요..
아직까지 된서리가 없어 여기도 서서히 물들어가기에 단풍이 이쁩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분기별로 한번 정도는 나갈계획입니다만 여행도 중독성이 있는것 같습니다. 여행도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하지만 귀향후는 농한기를 고르는게 조금 어렵네요. 이번여행도 메주콩 수확과 일정이 겹칠것같아 걱정 많이 했거든요.
올해는 날씨탓인지 단풍이 예년같지 않네요. 오늘 내일 비가내리고 나면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봐야지요.
너무 청결하십니다.. 고양이 쉬는 너럭바위가 제맘에 딱 드네요
산밑이라 바위가 많은 편입니다. 집고양이가 된 길양이 가족이 있어 친구겸 말동무로 지내고있습니다. 워낙 조용한 마을이라 그나마 이 녀석들이 있어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