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동1위를 하고도 욕을 먹어야 하나요?"
공동 개최국 한국축구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공식일정은 모두 끝났다. 결과는 예선탈락. 또다른 개최국인 일본은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해서 상대조의 팀을 고르는 여유만만이다. 우리는 탈락이상의 아쉬움보다도 일본의 4강진출에 더욱 배아파한다.
한국은 첫경기인 프랑스전에서 0-5로 대패한 후 멕시코와 호주를 이겼지만 골득실에서 크게 뒤져 조3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성적은 2승1패. 프랑스, 호주와 공동1위의 성적이다. 절대로 못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 전의 대량실점만 아니었더라도 지금같은 혹평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사이버상에는 한국축구에 실망하는 글들이 또다시 올라오고 있다. 고질적인 수비문제를 다시 들먹이고 히딩크의 프랑스전 일정변경을 원색비난하고 있다.
한국축구는 지금 너무나 배가 불러있다. 욕을 너무나 많이 얻어먹었기 때문이다. 잘하고도 잘싸우고도 본전이다.
한국 월드컵호를 히딩크 출범을 기준으로 봤을때 일단은 성공적인 페이스로 가고 있다. 첫 대회인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1승1패로 3위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두바이 4개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고, 이집트 4개국대회에서 2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한국은 홈팀 어드밴티지를 살려 4강 희망을 불태웠다. 4강에는 실패했지만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그 어느 신문, 방송도 한국축구를 칭찬하는 곳은 없었다. 공동1위를 했음에도 득실차에 의한 순위로 아깝게 탈락했지만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국인 멕시코에 극적으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세계최강 프랑스를 꺾은 해외파 군단 '사커루' 호주에게도 1-0 완승을 했다. 프랑스에게 진 것을 두고두고 후회해서는 안된다. 비록 공은 둥글지만 불가능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월드컵에서 1승에 목말라 하는 한국이 이제는 진짜로 배가 부른 것일까? 2승을 거두고도 성이 안차 칭찬을 안해줄 정도이니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한국축구는 일본의 약진에 겁을 먹을 필요도 없고, 히딩크를 통해 1년이라는 남은 시간동안 유럽축구를 습득하면 된다. 올 초인가 한 언론에서 히딩크를 계속 지켜보자고 했다. 그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며 그를 조금씩 추켜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몇달도 안돼 다시 그를 깔아내리기 시작하면 감독으로서의 입지는 서지 못한다.
'칭찬합시다' '칭찬릴레이'라는 코너가 있다. 1년남은 2002월드컵, 채찍보다 칭찬을 통해 더욱 클 수 있는 한국축구를 좀 더 지켜보자.
동아닷컴 e포터 박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