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무기와 미래 전쟁 - 주요 국가 XLUUV 개발 현황
중, 재래식 전력 열세 극복 가장 적극
2024년 전후 1~2종 실전 배치 예상
러, 다양한 종류 운용하거나 개발 중
서방 제재로 첨단 장비 확보에 어려움
우크라, 3월 시연 통해 성능·위력 검증
영국·호주·일본 등도 속속 도입 계획
세계 각국의 대형 및 초대형 무인잠수정(Extra Large Unmanned Undersea Vehicles·XLUUV) 개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통제하는 XLUUV가 미래 해상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선두로 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독일 등 전통적인 군사 강국은 물론 우크라이나·이란·북한 등의 국가까지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XLUUV 개발
현재 미국 이외에 XLUUV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압도적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해군력, 특히 그중에도 기존 재래식 잠수함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국면전환자 성격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무인잠수정(UUV) 개발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본다. 현재 중국의 XLUUV 개발의 시발점으로 보는 863 계획은 해외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첨단기술의 무인잠수정 개발을 목적으로 1986년 3월부터 시작됐다.
베일에 가려진 중국의 XLUUV 및 LUUV 개발계획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 것은 2018년 7월이다. 2019년 10월에는 HUS001로 명명된 중국 최초의 LUUV가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과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은 길이 5m, 직경 1m, 무게 3톤 내외로 추정되는 HUS001의 외형을 통해 광역 정보·감시·정찰(ISR), 연안 기뢰 탐색, 수중 지형 탐색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새로운 관측장비나 정찰장비 혹은 무장을 장착해 HUS001을 공격 임무에도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 3월부터 4월까지 남중국해 하이난섬에 위치한 싼야(Sanya) 해군기지에서는 중국이 극비리에 개발 중인 새로운 형태의 XLUUV 2척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2년 7월 상업용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는 당시 촬영된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일반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2022년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개최된 ‘제14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2022 에어쇼 차이나)에서는 하이산(Haishan·영어 Poseidon) 6000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이산 6000은 수심 6000m까지 잠수가 가능한 수색 및 구조용 LUUV로 중국 선박중공업집단(CSIC)이 개발 중이며, 다른 LUUV 및 XLUUV 개발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전문가들은 2024년 전후로 1~2종의 XLUUV 및 LUUV의 실전 배치가, 2027년까지 최소 5종 이상의 무인잠수정을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발목 잡힌 러시아의 XLUUV 개발
러시아는 1990년대 말부터 해양 연구용으로 무인잠수정의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 다양한 종류의 LUUV와 XLUUV를 운용하거나 개발 중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전투용 UUV는 현재 핵탄두를 장착한 포세이돈(Poseidon)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종다양한 LUUV와 XLUUV를 운용하거나 개발 중인 만큼 단시간 내에 전력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유일한 공격용 UUV인 포세이돈은 지난 2018년 3월 1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연방의회에서 공개한 여섯 가지 슈퍼무기 중 하나다. 그 존재는 지난 2015년 러시아 방송에서 처음 노출됐으며, 당시 개발 코드명은 스테이터스(Status)-6였다. 길이 24m, 직경 1.6m에 소형 원자로를 갖춰 최대 사정거리가 1만㎞에 달하며, 러시아는 포세이돈이 수중에서 자율 항행이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핵탄두를 탑재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능형 어뢰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군사적 목적의 LUUV로 분류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전략무기로 분류되는 포세이돈은 2019년 4월 23일 진수됐고, 2022년 7월 러시아 해군에 인도된 프로젝트 09852 벨고로드(Belgorod) 특수임무 핵잠수함에서 운용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해군은 포세이돈 6발을 탑재·운영할 수 있는 프로젝트 09851 하바롭스크(Khabarovsk)를 2020년 6월 진수했다. 현재 러시아는 극지방 해저에서 운용 가능한 UUV 개발 경험이 있으며, 국제협력을 통해 보다 강력한 성능의 군용 UUV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세계 제재로 충분한 예산과 개발에 필요한 첨단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신형 톨로카 UUV
러시아와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최근 톨로카(Toloka)로 불리는 새로운 UUV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다양한 파생형이 확인되고 있으며, 용기+1(BRAVE+1) 전시회에서 공개된 파생형의 경우 사거리 2000㎞ 수준에 제한적인 전자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톨로카 파생형의 특징은 최대 3개월 동안 수중에서 대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3D 소나, 수중 음파탐지기·카메라를 활용해 자동으로 작전 지역의 입체 전자지도를 생성할 수 있다. GPS 항법 장치를 활용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사전에 입력된 작전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만약 GPS 신호가 교란되면 관성항법(INS) 장비를 활용해 오차를 수정하거나 별도의 임무가 하달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 수중에서 침묵을 유지하며 대기한다. 비디오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을 활용해 표적을 식별할 수 있으며 초음파 소나 등을 활용한 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 가지 파생형 버전이 개발 중이며,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TLK 150(2.5m급)과 복합추진방식의 TLK 400(4~6미m) 및 TLK 1000(4~12m급)이 있다. TLK 150은 사거리 100㎞에 최대 20~50㎏의 폭발물을, TLK 400은 사거리 1200㎞에 최대 500㎏의 폭발물을, TLK 1000은 사거리 2000㎞에 최대 5000㎏의 폭발물을 운반하는 것이 목표다.
방위산업체 주도 하에 다수의 민간인 전문가와 동호인들, 심지어 예비군들까지 자발적으로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2023년 3월 시연회에서 성능과 위력을 검증받았다.
XLUUV 개발을 서두르는 세계 각국
영국 해군은 세투스(Cetus)로 불리는 XLUUV를 도입할 계획이며, 지난 2022년 11월 주계약 업체로 플리머스에 있는 엠서브(Msubs)를 선정했다. 세투스 XLUUV는 길이 12m, 직경 2.2m, 무게 17톤급이다. 작전 심도는 400m 이상, 항속 거리는 1000마일(1609.34㎞)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BAE시스템즈의 경우 2022년 10월 유로나발(Euronaval) 2022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헤르네(Herne) 초대형 자율무인잠수정(XL-AUV)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호주는 중국 해군의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XL-AUV 전력화를 서두르고 있다. 2022년 12월 호주 해군은 시드니항에서 고스트 샤크(Ghost Shark) 명명식을 개최했다. 고스트 샤크 XLUUV는 미국 첨단 방위산업체 안두릴(Anduril)의 호주지사가 개발한 초대형 자율무인잠수정(XL-AUV)이다. 호주 해군은 2025년까지 개발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후고스트 샤크 XL-AUV 3척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23년 상반기부터 해상자위대 모가미급 호위함에 OZZ-5 기뢰대응(MCM) 무인수중차량(UUV)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OZZ-5는 미쓰비시 중공업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개발한 MCM UUV로, 2023년 3월부터 현역 모가미급 호위함 4척에 배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