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모임 관련 카페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그녀.
성향이 적극적이고 당당함이 느껴지는 그녀가 먼저 대화를 요청해 시작된 "채팅 대화"
서로 싱글인 걸 알게 된 후, 보름 정도 비대면으로 대화 나누며 "검증을 마친 후" 어렵게
첫 만남"으로 이어지게 됐다.
예의 상 첫 만남 장소는 그녀 거주지에서 가까운 참치 집으로 정했다.
차 댈 곳이 마땅치 않아 조금 헤매다가 부랴부랴 가게로 들어서 창가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조금 늦어 죄송합니다"
"아녜요...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을 거에요....호호호"
"J씨 이쪽으로 앉으세요"
환한 표정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그녀.
첫 마주친 1~2초 찰나에 상대의 표정에서 선수들은 오늘 만남이 어떻게 전개될지 금방 케취한다는데...
난 전혀 예측을 못하는 걸 보면, 선수는 아닌 것 같다.
그녀는 카톡으로 봤던 이미지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평범한 외모지만, 귀염성이 느껴지는 상냥한 미소가 사진보다 더 화사하게 보인다.
그녀 역시 참치를 아주 좋아한다며, 우린 싱싱한 참치에 주거니 받거니 쇠주를 3병이나 비웠다.
주량이 한 병인 난 이미 술기운이 도는데, 말 술인 듯한 그녀는 꿈쩍도 안 하는 기세다.
별로 코믹하지 않은 내 입담에도 언제나 밝고 웃음 끼 띤 얼굴로 맞짱구 쳐주는 그녀.
즐겁게 대화 나누는 중간 중간 간간히 톡을 보는 그녀...통화하러 자리를 몇 번 비워 "대화의 맥이 잠깐 끊긴"
것 외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저녁 대접받았으니 2차는 자기가 쏘겠다고 입가심할 겸 호프집으로 안내한다.
거침없이 당당한 그녀를 보며 자연스레 웃는 모습, 내숭 없는 솔직함이 살갑게 느껴진다.
맥주는 약하다고 한 잔만 하겠다는 그녀는 이미 세 잔을 비웠다.
10시쯤 됐을까.
여기서 헤어지긴 좀 아쉬워 약간 취기가 오른 듯한 표정의 그녀에게....
"저기 봉녀 씨...이 건물 지하에 노래방이 있던데 술도 깰 겸 잠깐 들르는 게 어떨까요?"
"그래요 좋아요. 우리 가요"
내숭 없는 털털한 스타일의 그녀.
거침없는 그녀의 표정은 "지금 어딜 가자고 해도" 다 OK할 것만 같았다.
첫 곡은 자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이은하의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을 선곡하고 능숙한
행동으로 마이크를 잡는다.
캬...정말 감칠맛 나게 부르는데, 프로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나는 노래를 부를 땐, 혼자 템버린을 쳐가며 꽉 낀 청바지 차림에 엉덩이를 가볍게 흔들어 대는데...
순간,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살랑살랑 앙증맞게 흔드는 튼실한 그녀의 엉덩이를 몰래 훔쳐보며 캔맥주를 마시는데...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 가는지 모를 정도다.
라스트 곡으로 내가 감미로운 노래를 부를 땐, 내 옆에 바짝 붙어 내 팔을 잡고 어깨에 살짝 기대는 게
아닌가...취기가 돌아 그런 걸까...아님 뭔가 "신호를 보내는 걸까"
긴박한 이런 상황을 예리하게 케취 못 하는 걸 보면, 난 선수가 아니란 걸 또 한번 알게 됐다.
잠시 "음흉한 갈등"이 생겼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뭉그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하는 표정의 그녀도 어쩔 수 없이 백과 겉옷을 챙긴다.
"봉녀 씨 오늘 진짜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네....저도 J씨 덕분에 좋은 시간이었어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의 묘한 눈빛에, 잠시 주춤했지만...
꾹 참고 돌아섰다.
우린 그렇게 서로 "묘한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졌다.
집에 도착해 그녀에게 잘 들어갔냐고 톡을 보냈다.
톡 확인은 했는데, 답이 없어 술이 많이 취해 잠들었나 싶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에게 가볍게 안부톡을 보냈다.
톡 확인을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점심에도, 저녁에도 그녀는 톡을 씹었다.
뭔가 싸~한 느낌이 온다. 뭐지?...지금 이 기분.
하루가 지나고 마지막으로 톡을 보냈지만, 답이 없다. 그리고...톡이 차단된 걸 알게 됐다.
아....톡을 차단했다는 건 그녀가 "날 찼다는 의미일까"
그녀는 내 전화번호을 알지만, 난 그녀의 번호를 모른다.
왜 톡을 차단했는지 이유나 들어보자는 맘이 강했지만, 전화번호도 모르고 톡도 차단 돼 궁금증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처음엔...톡에 답이 없는 그녀에게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겠지...곧 답이 올 거로 기대했지만,
톡을 차단 당한 후 하루 이틀 지나며 점점 내 맘에 열불이 일기 시작했다.
첫 만남 참치집부터 노래방에서 까지 매너 있게 행동했고, 3차까지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보냈는데...
날 갖고 논 건가?....
혹시 가정이 있는 유부녀? 남편한테 들통나 차단했을까....아님, 다른 남자가 있었던 건가, 첫 만남 장소에서
수시로 톡이 울리고, 여러 번 통화하러 들락거리고, 노래방에서 스스럼없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아...혼란스럽다.
첫 만남에 보인 그녀의 여러 가지 행동이 찰나로 스치며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그녀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차였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전 퇴근길에 라디오 음악프로에서 첫 만남에 대한 사연을 들으며..."오래 전 어느 여인과" 독특했던
첫 만남의 "빛바랜 기억"이 떠올라 끼적여 봤다.
지금도 의문이 남는, 마음 쓰린 첫 만남을 겪은 후...
작년까지 한동안 누군가와 만남에 두려움, 불안감으로 기피했었다.
이젠 제법 상처가 아물어, 다시 내게 첫 만남 기회가 온다면...
"내 삶에 마지막 첫 만남"이 되길 기대하며...^^
첫댓글 반드시,꼭 이루어지시길요 ^^
맨날 차이고 댕기다 보니, 차였을 때 "쓰라린 마음"은 충분히
알겠는데...
작은 바람이 있다면...나도 언제 누군가를 한 번 차 봤으면
어떤 기분일까?...그런 궁금증, 호기심이 생기는군요...ㅋㅋ
집에 보낸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ㅎㅎ
음..고수의 포스가 느껴집니당...ㅎㅎ
제가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1. 상내 여인이 취해 야릇한 표정과 행동을 보였을 때 끝까지 매너 있게 지키느냐...
2. 아니면, 감정의 흐름에 맡기고, 어차피 넘어야 할 선이라면, 때가 왔을 때 넘느냐..ㅎㅎ
3. 상대 여인이 어떤 돌발 행동을 한다해도, 보수적으로 수도승 처럼 견디느냐...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 아재개그라 봐 주셔요...ㅋㅋ
수시로 톡이 울리고 여러번 통화하러 들락거리고
이런 점으로 미루어 그녀는 남친이 있었을거 같네요
그럼에도 나인힐스님이 궁금하여 한번 만나는 보자 했을거고
나일힐스님이 남친을 재낄만큼은 아니었다는 거죠
결론은 둘은 인연이 아니었다는 것
다음에는 남친이 있는지 먼저 확인 후 시작하세요~
역시 여성의 날카로운 촉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지금도 의문이 남지만, 저 역시 바람소리 님 생각과 얼추 비슷합니다.
유부녀든지, 남자가 있든지...
유추해 보면...
그녀는 오래 교제한 남자가 있는데, 자주 다투며 헤어질 생각을 하든 참에
절 만난 것 같아요.
만약 저와 만나 보고...교제하던 남자와 비교해 제가 더 낫다고 판단되면
절 선택했을 거고...
반대로 교제하던 남자보다 제가 못하면, 그 남자에게 돌아가거나, 둘 다
포기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당...ㅠㅠ
술에 취했는데 대리기사를 안불러줬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 못해서가 아닐까요.^^
웃자고 쓴 말이구요
성공담도 들려주셔야
나인힐스님이 맨날 까이기만 하는 남자가 아니란걸 알려주세요.
제 느낌은 위 답글에 남겼습니다.
스토리카페에서 가끔 차였던 글만 올렸었는데...
"제 작은 소망은"...
언제 한 번 신나게 "연애 성공담"을 올려보고 싶습니당...ㅎㅎ
스토리카페 여인 중에서요...^^
성공담도 곧 올려주세요^^
근데 오프모임에서 여회원님들을 많이 만나야 성공확률이 높아질텐데요
어떤 루트, 어떤 방식이든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확률적으로
자신과 잘 맞는 상대 만날 확률이 높다는 데 공감합니다.
여하튼 올해 안에 성공담 꼭 써보고 싶습니당...ㅎㅎ^^
글 그룻이
작가 빰치네요
가심 조이며 읽엇어요
박수 짝짝짝
과찬의 칭찬..감사합니다..^^
카페 게시글에 칭찬 댓글 다신 분은 곧 잊을 수 있지만,
칭찬 받은 사람은 한동안 칭찬 해주신 분을 기억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