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늦게 집으로 뚤레뚤레 걸어오던 밤길에
트럭에 부딪힌 호박벌 한녀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까만 몸둥이에 뽀얗게 흙먼지만 뒤집어 쓴체로 있더군요.
특히 밤기온이 추워서 죽은 듯이.......
제 경험으론
달리는 차의 속도가 시속 60킬로만 넘어서 80킬로만 되면
여타 곤충이 부딪히면 바로 즉사하더군요.
그러나 70킬로 아래에선 다행히 살아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상처로 봐서는 외양은 없었지만
녀석의 살아날 가망은 있어 보였지요.
그래서 슬그머니 호주머니에 집어 넜었습니다.
물론 따뜻해지면 깨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참을 걸어 왔을까?
손을 주머니게 넣었더니
뭔가 손끝에 따금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녀석이 깨어나서 손가락이 귀찮았는지 침을 쏘았거든요.
물론 호박벌의 침도 아프지만
다른 벌보다는 그렇게 아픔은 없음을 너무 잘 압니다.
어린시절 벌들의 종류에 따라서
침의 세기가 어떤지 느껴보려고 쏘여 본적이 있었거든요(그땐 제정신이 아니라서).
그래서 어떤 녀석의 침이 아픈지 잘 압니다.
녀석을 집에 데리고 와서
아카시아 꿀을 주고
또 귤꽃이 만발한 배란다의 꽃송이를 따서 넣어 주었습니다.
지금도 원기 회복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몸이 다 낳았는지, 한밤중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마치 휴대폰의 진동모드처럼 "후두둑 후두둑" 거립니다.
녀석은 너무나 잘생긴 암컷입니다.
조만간 산비탈에 구멍을 만들고
그속에 둥지를 만들 것입니다.
이제 몸도 다 나았으니
내일 비가 그치면 녀석을 보내 주어야겠습니다.
호박벌이 많아야 좋은 열매와 채소가 생겨납니다.
녀석이 하는 일이 인간과 식물에겐
더할 수 없는 소중한 역할임을 알기에.......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user.chollian.net%2F%7Eculent%2Fbublebeeho-1.jpg)
[Internet Fig. - 호박벌]
첫댓글 유난히 앙증맞아 보입니다. 값진일 하셨고 주머니에 담겨있었을 벌을 생각하니 애처로웠겠지만 따뜻했으리라봅니다. 이렇게 가끔 들러도 한가지씩 일러주시니 넘 감사합니다. 윙윙아~ 많이 많이 번식해라잉~~
난 벌이 무서분데```` ^^:
반디님의생명사랑이지극정성이군요요즘곤충이나동식물들이공해와물의오염특히농약의중독이심각하지요그호박벌이달리는차에부상이가벼운데기온이떨어지면동사하더군요요즘같은이교차가클때는일하러나갔다가갑작스런온도와바람에동사하는벌이많던데요집입구에간신히착륙하여서도기어오를힘이없어얼어죽으려는벌을불때는아궁이
앞에쫴어주면깨어나서기운을차려무사히귀소하고전혀움직이지않던벌도온도를맞춰주니역시소생이되어남은삶을다하더군요모든생명체는온도가중요하더군요 좋은봄날되세요
침의 세기가 어떤지 느껴보려고 일부러 쏘여 보았다?.. 이 정도면 거의 미친(?) 경지가 아닌지.. ㅎㅎ
반달님도 뵙지는 못했지만 곤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대단하신 것 같네요.. 잘 하면 반디님 못지 않을 듯.. 반씨(?)들은 모두 그런가? ㅎㅎ.. 근데 반달님, 글을 좀 띄워서 써 주시면 보기가 훨 나을듯 싶네요.. 시력이 안 좋아서리..
ㅎㅎㅎ....반달님 아마도 독수리타법?
한뫼님이 찝게 시네요 ㅎㅎㅎ 왕 독수리 지요 쥔장님 시력을 악화 시켜드려 죄송 ....... 다음부턴 시정 하겠 읍니다 오늘 이곳은 바람이 대단하네요 건강하세요 !
곤충사랑 나라사랑! 그렇군요! 호박벌 뱃속의 꿀을 뺏어 먹기 위해 잡았었는데..처마 밑 지붕을 받치는 나무에 구멍이 뚫려 있으면 병을 대고 나무를 두드렸지요! 그려면 그 속에서 호박벌이 기어나오곤 했습니다. 근데요. 벌이 침을 쏘면 죽는다고 하는데 정말인지요?
꿀벌만 죽습니다. 꿀벌은 침이 낚시바늘 끝처럼 생겨서 침이 동물의 피부에 박히면 그대로 박혀서 침에 연결된 뱃속 내장이 빠져나옵니다. 그래서 죽습니다. 침은 암컷의 산란관이고, 침 사용 후 죽는 것은 꿀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