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머무는 곳
요양원 창가에는 늘 같은 햇살이 앉아 있습니다.
아침이면 커튼 사이로 스며든 빛이 어르신들의 얼굴을 조용히 어루만집니다.
누군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빛을 맞이하고,
누군가는 아직 덜 깬 꿈을 붙잡듯 이불을 조금 더 끌어당깁니다.
식사 시간은 하루의 가장 또렷한 시간입니다.
따뜻한 죽 한 숟갈에,
“예전엔 내가 더 잘했는데…” 하는 말이 따라옵니다.
그 말 속에는 젊은 날의 부엌,
아이들 웃음소리,
분주했던 손길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복도 의자에 나란히 앉아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나누는 순간도 있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세월을 지나왔다는 것,
비슷한 그리움을 품고 있다는 것.
오후에는 작은 웃음들이 피어납니다.
텔레비전 속 옛 노래 한 구절에
손이 먼저 박자를 타고,
기억은 늦게 따라옵니다.
이름은 잊어도
노래는 잊지 않는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저녁이 되면 하루가 천천히 접힙니다.
창밖이 어두워질수록
마음속 풍경은 오히려 또렷해집니다.
어디선가 누군가를 기다리던 시간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
그리고 밤.
작은 숨소리들이 모여
조용한 파도가 됩니다.
누군가는 꿈속에서 다시 젊어지고,
누군가는 오래전 사람을 다시 만납니다.
요양원의 하루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의 긴 인생이
잔잔히, 그리고 단단히 흐르고 있습니다.
첫댓글 문장 한줄 한줄 엮어진
단어들이 흔하지 않은
고급스런 단어들이 역시 문학소녀 출신답게 내면이 단단함을 알수있네여.
고맙고 글이 이쁩니다.
지난겨울 요양원 다녀와서 생각이 많아졌어요.문학소녀 출신도 아닙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 입니다
낭주방장님 최고 든든합니다 감사드립니다♡♡
나 이화님
생활 속 수필이
가지런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이 이쁘네요
베베님감사 감사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 거죠?
늘 한결 같기를 바랍니다.
요양보호사들의 마음엔 따스한 온기가 ~
그 손길엔 엄마손 약손 되겠지요.
김동현님 시니어방에 늘 매일 들려주십시요
살아온 기억의 설합이 닫혀지고
숨만쉬는 공간에서 긴 하루에
생명을 저당 잡힌채 세월속에
흘러간다
지워지는 아련한 생각속에
때로는 그네들도 우리와같은
젊은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도 지녔으리라
살다보면 나이들어 가고싶지 않아도
가야하는 마지막 선택지
꽃피우느라 몸살앓는 봄이건만
나는 백세되는 울엄마 때문에
올 봄은 그냥 시린가슴에
눈물바람이 인다
은빛꽃님 제가 오랜만이지요 은빛꽃님 감사드립니다
기억은 사라지고 숨쉬는 공간 속에서도 작은 세상이 있더라고요.
그 작은 세상에서도
행복도 있고 슬픔도 있고
괴로움도 있어
바깥세상 처럼 살만하니~
딸 있는 엄마는 행복합니다.
나 이화님 덕분에 시니어방이 돋보이게 도며 5060의 아름다운 감성과 글이 호감이
가네요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나 이화님 감사합니다
이화는 '배 꽃' 같이 맑음이신가요
넵 배꽃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날은 장담할 수 없지만
요양원은 안가고 싶어요 ^^
맞아요 호태님 자유가 없잖아요
요양원 가실 정도가 되면 인지기능 대부분 상실 되었을때 일겁니다 최후의 선택이겠죠.
잔잔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요양원은 본인의 뜻이
아니고 자식들 손에
이끌려 가게 된다네요. 😭
입소 후엔 속수무책
이고 내가 할 수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겠구요.
자식들 입장에선 부모를
갖다 버릴순 없는거고
돈주고 그 곳에 묶어
두는거 같습니다.
핑계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방이없다는,
직장 땜에 힘들다는,
그런거 겠지요.
강아지 줄 방은 있어도
부모한테 줄 방은 없답니다.
부모는 어려워도 자식을
고아원 보내는 일은 없지만
자식은 쪼매 힘들면
요양원이 있으니까요. 🫤
제가 요양원 봉사를 가보고 느낀점 입니다.
요양원 갈 정도가 되면
이미 인지능력도 떨어지고
기저귀 착용도 해야하고
집에 있으면 자식은
자기인생 포기하고 매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집에 있으나 시설에 있으나 행동반경은 같습니다.
요양원은 그래도
프로그램이 있고
여러 동기들도 있고 요양사들도 있지요.
집에선 방한칸에 고립되기 싶고 또 자식들 불화가 생길 수도 있지요.
끝까지 스스로를 책임지다 못할땐 세상을 등져야 하는데 요양원이란게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요.
그리고
노인학대
1위가 아들
2위가 딸
3위가 며느리 사위
5위가 시설 이래요.
읽으며
조용이 생각에 잠겨봅니다
요양원의 숨소리가
들리는듯
엄마생각을 떨칠수가
없네요
고맙습니다 나 이화님~^.^
엄마 요양원에 계시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서 얼굴 보여주는게
효도 입니다.
거기서도 행복합니다.
요양원
이 단어, 세글자..
보기만 해도 왠지 가슴이
아려옵니다
하루빨리 요양원이 밝고 살만한 곳이라는걸 알았으면 합니다.
전부
멍한 모습의 노인들만 모아 놓았으니 비참하게
느껴져서 그럴겁니다.
나름 멋도 부리고 거기도 또 다른 사회 입니다.
여러모로 자유롭고 풍요로워진 세상입니다
이 시대는 우리가 태어나고 살이가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때 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손자들까지 이어갈 수 있는 문화의 토대를 만들어가는게 우리세대나 미래세대에게도 희망적인 일이라 봅니다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사는게 맞나?
아니였고
이게 맞나? 또 아니였습니다.
연습 없이 처음 사는 인생이고 선배님들의 가르침도 아닌것이 많았습니다.
지금 사는법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지나고 보면 또 아니였어 일거 같습니다.
어떡해 살아야 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늘 변하고 있으니..
저는 그 답을 수 천년 동안 이어 내려오는
고전에서 그 지혜를 찾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을 만나
그 길을 가고 있는 중입니다 ^
아직 요양원에는 한번도 안 가봤는데,
나 이화님을 통해 그려봅니다.
감사해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시네요.
@광우 님은 어떤 길을 가시는 중일까요? 궁금합니다^^
숙연해지더라고요.
우리의 마지막 모습
요양보호사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곳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