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역에 내리니 금방이라도 시커먼 함박눈이 쏟아질듯 하늘이 캄캄하다.
길들이지 않고 제멋데로 커 올라간 역전의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를 지나서니 희미한 어둠이 시작된다.
역에서 집에까지는 시오리길
막차를 타려면 한참을 걸어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삼거리 까지 걸어야 한다.
가까운길을 놓아두고 일부러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시장통 가운데길 로 들어선다.
갓난이를 등에 업고 가게앞에 진열된 옷을 정리하는
앳된 새댁과 시선이 마주친다.
그러나 그뿐
갓난이를 업고있는 앳된엄마의 모습에서 우리는 더이상 서로에게 아는척 할 이유가 없어졌다.
막차 시간을 보니 걸어서 집에 도착할 시간과 얼추
같은 시간이다.
그냥 걸어서 집으로 가자.
안방 한쪽 귀퉁이 작은 항아리 속에 감주가 가득하다.
내가 집에 내려간다는 기별을 하면 집에선 내가
좋아 하는 감주를 해서 작은항아리에 가득 담아놓는다.
저 뒤껕에 영수기 있잖냐 ?
시집 갔어야 충청도 로
부잣집어로 시집가서 갸네 어머니 맨날 동네방네
자랑허로 댕긴다.
밥헐때도 지푸락 않때고 솔가지만 때서 밥허고
군불도 맵저 않때고 장작으로만 땐다고 헌다
부잣집으로 시집 가서 얼매나 다행이여.....
갱수기도 시집갔어야 ,갸네 아버지 어린나이에
시집간다고 아랫목에 자리깔고 누워 버렸어
곳간쇳대 손에 꽉쥐고 않내어 놓응께 결혼식도
제대로 못혔당께 쌀을 않내 주는디 먼돈으로 결혼식 을 할거여....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성께
그나지나 너도 인쟈 다 컸성게 집으로 올때는 이렇게
혼자 오는것이 아녀
아.넘들은 공장 댕김서도 이쁜 시악시 잘만 데리고
오도만 너는 대학교 까지 댕김서 맨날 요런다냐..참말로 ....
방문을 열고 마루에 나왔다.
커다란 함박눈이 쏟아 내린다 너무나 하얘서 마당이
환하게 보인다.
동네 아이들이 요리저리 뛰어논다.
영수기도 갱수기도 봉근이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함박눈을 깡총 거리며
받아 먹는다.
울타리 메마른 호박잎을 비벼서 호박담배를 피워보려고 하였지만 눈에 젖은 호박잎은 그냥 뭉쳐버린다.
그해 겨울은 그렇게 지나갔다.
첫댓글
그해 겨울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 새해엔,
예쁜 색시 데리고
집으로 가셨나요.
'다음 편이 있으면~' 하고,
무악산님의 비밀 이야기가 나올텐데요.^^
다음편을 쓰면 애절한 마음에 글을 읽는 분들
밤잠 설치실거 같아서 못쓰고 지나갈것 같습니다 ^^.
여태까지 아름문학을 그냥 지나쳤는데
올해엔 5편미만 써보려고 작정하였지요.
제가 쓰는 글은 무대가 옛날시골 이어서
도깨비 도 나오고 귀신도 등장하고 그럽니다^^.
호박잎을 비벼서 호박담배를?
첨들어 봤습니다.
맛있는 감주를 만들어
아들 주려고 준비해 놓으신 어머니
며느리를 빨리 보고 싶어 채근 하시는 어머니
그 어머니를 모시고 사시는가 봅니다.
어머니 말씀이 겁나 정감있어요.
겨울 울타리 나 담장에 시들은 호박넝쿨에
달라붙은 호박잎을 따서 손바닥으로 싹싹 비비면
담배가루 처럼 되었습니다.
요거를 신문지에 말아서 피웠지요.
담배라기 보다는 어렸을적부터 어른들 흉내
내느라 호박잎 담배 피웠습니다.
습기에 젖으면 담배 가루처럼 않 되지요.
지금도 감주를 엄청 좋아합니다 ^^.
사먹는 거 말고 집에서 만든 감주~~~○.
시골풍경이
정감있게
구수하니 느껴지게 하는
글 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골태생 이고 객지에 나가도 항상 시골집에
가야하는 생활 이었지요.
고맙습니다.
어머나 ㅎㅎ 오래 살고 볼일입니다 죄송, 무악산님께서
글을, 그것도 제가 너무나 좋아 하는 이문열 필 나는 문체로 말입니다
그 해 겨울 ..제목도 그렇고요
무악산님 기다려도 되는 거죠?
목빼고 기다릴게요 함께 가봅시다요!
이문열 작가 글을 저도많이 읽어 보았습니다.
글재주도 없고해서 응모같은 일은 엄두도
못내다가 이번엔 용기로 밀어붙였습니다. ㅎ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5편 출사가 목표인데 잘 쓰여질지
염려는 됩니다.
고맙습니다.
참 감칠맛 나는 글입니다.
그 옆에 김주도 있고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달치지요.
김제 라면 이문구의 고향과 가깝지요.
운선님이 이문구와 이문열을 헷갈리게 표현했네요.
더위때문이겠지요.ㅎ
잘읽고 갑니다.
아닙니다 이문열과 이문구 왜 헛갈립니까 이문구 관촌수필 그리고 자신의 고향 사람 모델로 쓰신 김씨 1 2 3 이문구 잘압니다 김동리 작가 문하생이죠 먼 그대 작가 서영은씨와 함께 말예요 전 이문열 그해 겨울 소설 자전적 소설이라고 그 작품을 말했습니다 그 작품이 무악산님 글 속에 엿보였습니다.
그랬군요.
저는 또~~
이문열은 영남 정서요
이문구는 호서 또는 호남 정서인데
무 악산 님 글이 호서 호남 정서를 품고 있어서 그렇게 오해했네요.ㅎ
그해겨울을 검색하여 보니 많은 작가들이
이제목의 글을 썼네요.
사실 저는 글을 잘 읽지 않기에 그해 겨울.과
그해 여름 ..을 기록한거를 첫글에 그해 겨울을
올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주가 기다리는 고향집, 어머니.
눈은 내리고
항아리속 감주도 살얼음이 얼어있겠지요.
계속 그리움의 글,
기다립니다.
운선님 댓글 쓰다가 동네집에서 저녘 먹으러
오라해서 저녘먹고 담소하고 왔습니다.
감주에 대한 진짜 맛을 잘 아시네요.
살엄음 살짝이 얼어 있을때의 감주맛 정말
죽여줍니다.
먹어 봐야 맛을 아는 살어름 살짝이 감주가
먹고 싶어 집니다.
감주 항아리가 눈에 선하네요.
감주가 기다리는 집.
그 집을 향해 설렘안고 걸으셨군요.
감주는 익어가고
눈은 내리고
무악 산님의 글은 계속되겠지요.
커다란 가마솥에 감주를 해서 담으면 작은항아리
가득 됩니다.
우리 식구 11명 밥을 짓는 큰솥에 감주 를 합니다.
추운 겨울엔 길다란컵에 감주를 담아서
뿔젓가락 꽂아서 뒷마루에 놓아두면 아침에
감주 아이스케키가 되곤 하였지요.
참...잊지못할 그맛~~~☆.
정말 감칠맛도 나고 구수한 사투리가
너무 정감나는 글입니다
꼭 단편 소설 한편 읽는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지금은 귀향하여 가장 촌스럽게 그리고
가장 고향스럽게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런 추억의 그리움이 없었다면 귀향도 없었을
것 입니다.
고맙습니다.
무악 산님 글을 읽으며
저도 그 자리에 함께 있는 상상이 듭니다.
저는 대학 3학년 때 쯤 담배를 피웠던 걸로 기억 합니다.
잘 사는 집 아들이었던 친구 하나가 학교에 올 때, 청자라는 고급 담배를 가지고 와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는걸 보고 나도 하나 얻어 피운게 담배를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겨울 방학 때 시골에 내려가면 친구 녀석들이 콩 잎을 호박잎 처럼 비벼 가루 내어 피우는건 보았습니다..
어렸을적 부터 어른들 봉초 말아서 피우는거
보고서 흉내 내곤했었습니다.
청자 담배 저도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 청자담배 살려고 새볔에 담배가게
갔던 기억이 있는데 100원 이었던 것으로
제일 고급담배 였지요.
겨울에 바싹 마른 호박잎을 비벼서 담배가루
처럼 되면 신문지나 슬쩍 훔쳐온 담배종이에
말아서 피우곤 했습니다.
콩잎도 아마 그런용도로 비슷하게 썼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