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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터에 4명의 아이들이 모여있다. ]
오늘은 나, 미키, 켄지, 파루, 피코 이렇게 다섯이 모여서 놀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파루는 약속 장소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그때 미키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손바닥을 볼 따귀 옆에 가져다 대고 다른 손으로는 어딘가를 가리키며 크게 소리쳤다.
< "얘들아 이것 봐봐~!" >
우리는 다 함께 미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 "파루가 나무가 됐다고~!!" >
< "뭐어~?!" >
"뭐어~?!"
그곳에는 성인 남자만 한, 가운데에는 얼굴이 새겨져 있는 나무가 있었다.
나무의 뚱한 표정은 확실히 파루와 유사했다. ㅣ -__- ㅣ
< "에에... 이게 뭐야..." >
다들 당황스러운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나 역시도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었다.
< "파루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피코가 나무를 손으로 잡고 흔들어댔다.
나무는 실눈을 뜨며 입꼬리를 찡그렸다. ㅣ -ㅅ- ㅣ
< "뭐라 말 좀 해봐! 아니면 말을 할 수 없는 거야?!" >
"얘들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다들 당황한 건 알겠는데 조금만 침착해 봐!"
왜 파루가 나무가 된 거지? 나무는 정말 파루는 맞는가?
만약 정말 파루라면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바이러스 같은 건가?
그렇다면 피코도 위험하다. 방금 나무를 손으로 만졌으니까.
< "유토 말이 맞아, 지금은 침착하게 생각해야 해." >
미키가 팔짱을 끼며 내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그래, 아무래도 이 상황을 빨리 어른들한테 알리는 게 좋겠어.
파루의 부모님이라던가, 경찰이라던가... 빨리 신고를 해야 해.
어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 "이젠 어쩔 수 없어, 파루는 나무가 되어버렸다고!" >
< "그러니까 앞으론 우리가 파루를 정성스럽게 돌봐주자." >
에?
"뭐라고?"
내 상식을 뛰어넘은 말에 나는 미키를 쳐다봤다.
< "그래 맞아! 파루는 이제 움직일 수 없으니까 굶어죽지 않게 우리가 매일 물과 밥을 챙겨주는 거야!" >
켄지가 미키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 "이 바보야~!! 나무는 밥을 먹지 않는다고!" >
피코가 검지 손가락으로 켄지를 가리키며 태클을 걸었다.
< "아마 곤충이나 과일 같은 걸 먹을 거라고!" >
< "아이...~! 켄지, 피코 너네 둘 다 바보 멍청이들이야!" >
미키는 두 주먹을 꽉 움켜쥐며 둘에게 화를 냈다.
그 후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 "나무는 광합성을 하니까 물만 주면 된다고 수업 시간에 배웠다고! 그렇지 유토?" >
"아니, 아니, 너네들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이건 우리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어른들한테 알려야 한다고!"
나는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내 안의 답답함을 목청껏 토해냈다.
< "에...? 유토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
< "그 사실을 알았다간 파루네 부모님이 큰 충격을 받을 거야!" >
< "유토! 어른들도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이젠 우리가 파루를 돌봐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어!" >
미키, 피코, 켄지가 순서대로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한마디씩 하였다.
섬뜩함이 느껴졌다.
이건 뭔가 잘못됐어.
"너.. 너희들 다 이상해!"
< "이상한 건 우리가 아니라 너야! 정신 차려, 유토!" >
< "유토, 너까지 왜 이래?! 너도 저 둘처럼 바보가 된 거야?! 백번 양보해서 광합성은 모를 수 있어도 이건 상식이라고!" >
"우으...."
바이러스, 바이러스 같은 걸 거야...!
얘들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나라도 도망쳐서 어른들한테 알려야 해!
황급히 등을 돌려 집을 향해 뛰었다.
< "어디가 유토!" >
"으아아아!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
.
.
.
.
.
헐레벌떡 뛰어서 집에 돌아오자 엄마가 마중 나왔다.
< "유토, 다 함께 저녁때까지 놀다 들어온다더니 벌써 들어온 거니?~" >
< "아니면 혹시 친구들하고 싸우기라도 했니??" >
"헉... 허억... 엄마 큰일 났어요!"
"친구들이 이상해요! 파루가, 파루가, 나무가 됐는데 다른 애들도 이상한 짓을 해요!!"
< "얘, 얘, 좀 천천히 말해보렴. 파루가 뭘? 걔가 뭘 잘못했니?" >
숨을 고르고 엄마한테 천천히 다 설명했다.
< "유토, 엄마한테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
< "어른을 속이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 >
엄마는 양손을 허리춤에 갖다 대며 미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다행이야.
엄마가 아직 정상이라는 거니까.
"믿기 힘들겠지만 진짜예요! 저랑 같이 그곳으로 가봐도 좋아요!"
< "좋아! 그런데 만약 네 말이 거짓말이면 앞으로 한 달간 용돈은 없어." >
< "엄마를 속이는 나쁜 아이는 벌을 받아야 하니까." >
엄마는 손가락 도장을 내게 내밀었다.
"거짓말 아니라고요! 빨리 따라와봐요!"
허둥지둥 손가락 도장을 찍고는 엄마를 끌고 파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솔직히 우리 엄마라고 이걸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어른이니까, 적어도 나나 다른 아이들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높아
세상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말보다는 어른의 말을 더 믿어줄 거니까!
< "세상에, 정말이니?! 파루야!" >
"엄마, 다가가면 안 돼요!"
나는 혹시라도 나무에 바이러스 같은 게 있을까 봐, 양 팔을 활짝 펼치며 다가서려는 엄마를 막아섰다.
< "유토, 많이 놀랐겠구나. 이제 괜찮아, 엄마는 다 이해해" >
엄마는 그런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 "앞으로 친구들이랑 파루를 잘 돌봐주렴, 너희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거야." >
"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엄마?"
< "얼른 집에 돌아가자. 엄마도 저녁밥을 차려야 하니까" >
"엄마! 이대로 그냥 가는 거예요?!"
< "무슨 소리니...?" >
"사람이 나무로 변했다고요! 경찰에 신고하던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하다못해 파루네 부모님한테라도 알려야 한다고요!"
< "유토! 정신 차리렴! 친구가 나무로 변한건 슬픈 일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해!" >
< "파루는 앞으로 너희가 돌봐주면 될 거야. 엄마도 도와줄게" >
< "그리고 파루네 부모님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파루가 저렇게 된 걸 보면 분명 가슴 아파하실 거야." >
< "유토는 똑똑한 아이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엄마도 이상해진 거야?
큰일 났어. 큰일 났어. 엄마까지 이상해젔어.
어떻게 해야 하지?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쳐야 하나?
그런데 내가 집 말고 갈 곳이 있을 리 없잖아!
아빠, 아직 아빠가 남아 있어.
퇴근 후 아빠가 돌아오면 아빠한테 이야기하면 돼!
아마 파루를 직접 보게 되면 다들 이상해지는 거 같아.
아빠라면, 아빠라면 괜찮을 거야.
아빠는 파루를 보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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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이 이야기가 다 사실이야?" >
< "네, 여보. 제가 오늘 유토랑 같이 가서 봤어요. 거짓말은 아니에요." >
< "그래. 많이 놀랐겠구나." >
아빠, 제발 믿어줘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이건 내가 장난치는 게 아니에요.
< "그래, 유토. 파루는 앞으로 친구들이랑 함께 잘 돌봐주렴" >
<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아빠도 같이 도와줄게." >
설마, 아니, 아니야.
아빠는 이 이야기를 애들 장난쯤으로 생각해서 저러는 거야.
"네? 아빠, 거짓말이 아니에요! 이건 엄마랑 내가 장난치는 게 아니라고요!"
<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유토, 아빠는 네 말을 믿고 있어." >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해요?! 세상에 알리던가 해야 한다고요."
< "나무로 변한 친구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어." >
<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
< "그 아이는 이제 움직일 수 없으니까 너희가 도와줘야 해." >
< "그것이 상식이니까." >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큰일 났다.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그래서 모두가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거야.
내가 방법을 찾아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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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책상에 턱을 괴고 유토가 앉아있다. ]
세상이 이상해젔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괜찮은 거 같아.
나무로 변한건 파루 한 명뿐이고...
하지만 역시 너무 걱정돼,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떠드는 친구들이 보여온다.
미키, 켄지, 피코, 너희는 어떻게 그렇게 태평한 거야?
우리까지 나무로 변하거나 잘못될 수 있다고.
[ 드르륵- , 앞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선다. ]
어?
"잠깐... 선생님이 어딘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미야코 선생님의 얼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있었다.
아니, 사람 얼굴이 저렇게 부풀 수 있는 건가?
< "맞아, 맞아, 미야코 선생님 얼굴이 왜 저래?" >
미키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속삭이듯 말했다.
< "선생님이 어제 술을 먹은 게 분명해...!" >
켄지가 조용히 말했다.
< "이 멍청아~! 술을 아무리 마셔도 저렇게 얼굴이 안 커진다고!" >
< "선생님은 성형수술 부작용이 온 게 분명해!" >
피코가 주먹을 불끈 쥐며 켄지의 말에 태클을 걸었다.
그 소리에 미야코 선생님이 우리 쪽을 바라봤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피코와 칠판을 계속하여 번갈아 가며 가리켰다.
"피코... 너보고 문제 풀라는 거 같은데...?"
< "그러니까 조용히 말했어야지, 피코 이 멍청아!" >
< "에에... 큰 소리 내서 미안... 나가서 문제 풀고 올게" >
피코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나가서 문제를 풀었다.
< "에... 다 풀었다구요. 선생님." >
< "앗! 피코 문제 틀려버렸다!" >
옆에서 미키가 말하는 순간, 미야코 선생님의 풍성 같은 얼굴이 커젔다.
의자만큼? 컴퓨터만큼? 책상만큼? 텔레비전만큼? 아무튼 엄청 거대하게...!
칠판의 절반을 가려버릴 만큼 커져버린 선생님의 얼굴은 커다란 입을 쩍 벌려 피코를 한입에 삼켜버렸다.
"에...?"
또 한 번 몸이 얼어붙었다.
< "으아아아-!" >
< "꺄아아악-!" >
몇몇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 비명을 질러버렸다.
미야코 선생님은 소리를 지른 아이들과 칠판을 번갈아 가리켰다.
< "흡...!" >
나와 친구들은 순간 입을 막으며 새어 나올 거 같은 비명을 억눌렀다.
<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유토, 켄지...! 미야코 선생님이 괴물이 되어버렸어...!" >
미키가 두 주먹을 볼에 가져다 대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 "어이, 어이, 진정해 미키...! 큰 소리 내면 미야코 선생님한테 잡아먹힐 수 있다고!" >
도망쳐야 해.
역시 세상에 재앙이 닥친 게 틀림없어...!
파루도 그렇고, 미야코 선생님도 그렇고...!
이대로 있다가는 모두 죽고 말아...!
노비타가 앞으로 나서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노비타, 저 녀석 뭐 하는 거야?!
방금 피코가 잡아먹히는 걸 봤잖아!
너도 잡아먹힌다고, 도망쳐야 한다고!
노비타가 문제를 풀었다.
< "아, 정답이다." >
미키의 말과 동시에, 선생님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노비타를 돌려보냈다.
그 후, 미야코 선생님은 < 수업 끝! > 을 칠판에 적은 뒤 교실 밖으로 나갔다.
< "그렇구나! 정답을 맞히면 잡아먹히지 않는 거야!" >
미키는 꼭 움켜쥔 양손을 가슴팍에 모아 들썩거리며 말했다.
< "아하~! 그럼 똑똑한 미키랑 유토는 마음껏 떠들어도 괜찮겠다!" >
< "나는 바보니까 앞으로 조용히 지내야 하는 건가!" >
"너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피코가 죽었잖아.
친구가 잡아먹혔다고.
"너네 둘 다 뭐 하고 있냐고!"
< "왜 그래? 유토, 우린 지금 새로운 규칙을 찾은 거라고." >
"피코가 죽었어! 너희는 아무렇지도 않아?!"
< "피코가 죽은 건 나도 슬퍼, 눈물까지 흘렸는걸" >
< "하지만 울고만 있어선 친구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
"선생님이 괴물로 변한 걸 봤잖아."
"도망쳐야 해! 이 학교에 있다간 죽을지도 모른다고!"
"너희들! 지금 당장같이 도망치자, 미키, 켄지, 그리고 모두!"
양손을 펼치며 모두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수많은 눈빛들이었다.
< "유토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 "유토! 학교를 땡땡이 치면 분명히 엄마 아빠한테 혼날 거야!" >
< "맞아, 그리고 그랬다가는 중학생도 될 수 없어." >
< "그래, 이제부터 학교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규칙을 하나씩 찾아나가면 돼!" >
"... 아... 아"
다들 이상해진 거야. 세상에 재앙이 닥친 거야.
두려워, 나라도 혼자서 도망칠까?
하지만 나 혼자서 움직이면 더 위험할지도 몰라...
빨리 찾아내야 해,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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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후 엄마와 아빠한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그래서 미야코 선생님 얼굴이 이따만해져서는 피코를 잡아먹었다고요~!"
"엄마! 아빠! 듣고 있어요?!"
< "그럼, 듣고 있지" >
"내일부터 저 학교에 안 갈래요!"
"너무 위험하다고요!"
< "유토!!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니!" >
< "고작 그런 이유로 학교를 관두겠다는 게 지금 말이나 되는 소리니?!" >
아빠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빠의 호통에 가슴이 복받쳐 오르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빠는... 아빠는 내가 죽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엄마 아빠는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아무렇지도 않냐고요!"
그때, 엄마가 나를 꼬옥 끌어안아주며 말했다.
< "괜찮아, 유토." >
< "너는 죽지 않아. 왜냐하면 유토는 똑똑하잖니?" >
< "수업 중 문제를 틀리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어." >
이건... 이건 우리 엄마 아빠가 아니야.
< -띵동- >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아빠가 현관 문을 열고 나갔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무슨 일인지 벽을 손으로 잡고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현관에는 초췌한 몰골의 파루네 부모님이 서있었다.
아저씨와 아줌마는 우리를 향해 울먹이며 말해왔다.
< "어제부터 파루가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데 혹시 못 봤나요?" >
< "글쎄요. 저희는 잘..." >
엄마, 아빠, 왜 아저씨 아줌마한테 말해주지 않는 거야?
"파루는 나무로 변했어요!"
"우리랑 놀기로 한 날 갑자기 나무로 변했다고요!"
"지금도 나무로 변한 파루는 놀이터에 혼자 있을 거라고요!"
목청껏 이 미칠듯한 심정을 토해냈어
< "아..." >
파루네 부모님은 내 말을 듣고는 크게 휘청거렸다.
그러더니 곧장 놀이터 방향으로 뛰어가셨다.
눈앞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 철썩-! >
볼에서 후끈거리는 통증이 밀려들었다.
아빠는 얼굴이 붉게 변해 내 뺨을 때렸다.
"..."
< "유토!!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 >
엄마도 나를 야단치기 시작했다.
< "유토! 왜 이런 짓을 한 거니?! 파루가 그렇게 변한 걸 알면 아저씨 아주머니 심정이 어떻겠어?!" >
< "대체 왜 이런 비 상식적인 행동을 한 거니?!" >
알려줘야 하는 거잖아.
파루가 그렇게 됐는데, 아저씨 아줌마한테 알려야 하는 게 상식 아니야?
간신히 집어넣었던 눈물이 다시금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렸다.
호통치는 부모님을 뒤로 한 채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 "유토-!!" >
< "유토!" >
다들 미첬어.
다들 미친거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차라리 나도 미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너무 힘들어
너무 외로워.
.
.
.
.
.
.
학교가 끝나고 우리는 파루에게 물을 주러 왔다.
< "파루야, 기분 좋아?" >
미키가 묻자 파루는 입을 동글게 말아 웃었다. l ^o^ l
< "얘들아. 근데 저 나무 파루를 닮지 않았어?" >
켄지가 가리킨 곳에는 파루랑 비슷한 얼굴을 가진 나무가 두 그루 더 있었다.
"어..."
< "진짜네, 얼굴이 묘하게 파루랑 닮았어...!" >
< "에에~? 이거 설마 파루네 부모님 아니야~?!" >
미키가 입을 크게 벌리며 놀라 했다.
< "아무래도 파루가 이렇게 된 걸 아줌마 아저씨가 알아차린 거 같아!" >
< "켄지~~!! 설마 네가 파루네 부모님한테 알린 거야~~??!!" >
미간과 눈썹을 찡그리며 미키가 켄지를 쏘아봤다.
뭐?
< "아니 아니...!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그런 짓은 안 한다고, 미키짱!" >
두 손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켄지가 부정했다.
"에... 그 어제 파루네 아저씨 아줌마가 우리 집에 왔는데...."
< "...?" >
"내가 파루가 나무로 변한 걸 말해주긴 했는데..."
< "뭐어~?!" >
둘 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를 쳐다봤다.
< "유토~~!!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너 때문에 아저씨 아줌마가 나무가 되어버렸다고!" >
미키는 처음으로 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 "어이, 어이, 유토! 너답지 않게 왜 이래!" >
< "너까지 바보짓 할 필요는 없다고!" >
켄지도 적잖이 당황한 듯 내게 말했다.
"아니...! 당연히 파루가 사라졌으니까...!!"
"아줌마 아저씨가 걱정하시면서 찾아다녔으니까!"
"나는 ... 아줌마 아저씨를 생각해서...!"
이 말도 안 되는 추궁에 양팔을 벌렸다 닫았다 하며
나는 온몸으로 내 억울함을 호소했다.
< "이건 상식이잖아~~!! 유토~!" >
< "유토, 정신 차리라고. 피코가 없다고 네 녀석이 바보짓 할 필요는 없다고!" >
< "피코도 이런 짓은 안 해 켄지!" >
< "파루 표정 좀 봐봐! 파루도 화내고 있잖아!" >
ㅣ ㅡㅅㅡ ㅣ
"우으..."
내가... 내가 대체 뭘 잘못한 거야.
정말 이게 내가 잘못한 거라고?
나는 나무로 변한 파루네 부모님을 바라봤다.
아저씨... 아줌마....
이게 정말 내 탓이라고?
이상해.
세상이 너무 이상해져 버렸어.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가.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 따위 찾지 못하겠어.
나는 그저 어린아이일 뿐인걸.
누가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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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아빠의 자동차를 타고 학원으로 향한다 ]
창밖을 멍하니 내다봤다.
지금 이런 세상에서 시험 따위가 의미가 있는 걸까...
그때, 횡단보도 앞에 서있던 남자의 머리가 쩍-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후, 남자의 몸속에서 수십 개의 촉수가 달린 검은 괴물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또다, 또 재앙이 닥친 거다.
"아빠! 엄마! 저기 좀 보세요!"
< "꺄아 아악! 저게 뭐야! 경찰에 신고해!" >
엄마는 눈을 질끈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 "이런-! 당신! 유토! 안전벨트 꽉 매!" >
아빠는 인상을 쓰며 서둘러 엑셀을 밟아 괴물로부터 도망쳤다.
이런 걸 보면 아직까진 희망은 있어 보여.
엄마 아빠도 저 괴물이 위험하다는 걸 인지하고는 있으니까!
"빨리 도망쳐야 해요! 저 괴물이 쫓아오기 전에!"
그런데 이상해.
이 방향은 학원으로 가는 방향인걸?
< "그래 유토, 빨리 학원으로 가자." >
< "조금 늦었지만 괜찮을 거야. 오늘 중요한 시험이 있었지?" >
< "잘 치르고 오렴, 끝나면 데리러 올게" >
언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두 사람은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네?"
"엄마, 아빠! 지금 학원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방금 도시에 괴물이 나타났다고요!"
"사람들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단 말이에요!"
< "유토! 제발 상식대로 행동해라!" >
< "시험 성적이 좋아야 중학교도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어! 지금 괴물이 문제가 아니잖니!" >
아니야.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사람이 죽는 걸 눈앞에서 보고도 이렇게 행동하는 건 말이 안 돼.
"도망쳐야 한다고요!"
< "호들갑 그만 떨어라, 유토. 시험 끝나면 아빠가 데리러 올 테니까." >
< "시험 잘 치르고, 엄마가 집에서 맛있는 음식 해 놀 테니까~" >
"집이요? 집도 위험할지 몰라요!"
"적어도 지금 해야 할 건 경찰이라던가...! 군인이라던가...!"
"우릴 지켜줄 수 있는 안전한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고요!"
"그게 상식이잖아요!"
< 빠앙- 빠앙---!! >
아빠는 거세게 클락션을 울리며 내게 화를 냈다.
< "사내새끼가 호들갑 좀 그만 떨어라 유토!!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니! 너야말로 상식적으로 좀 행동해라!" >
경적을 울린 뒤, 굵직하고 묵직한 호통을 내게 내지르셨다.
< "유토! 아빠 말이 맞아! 게다가 경찰이나 군인이라니! 이럴 땐 집이 제일 안전한 거야!" >
< "정말~! 요즘 안 그러던 애가 대체 왜 이러니?!" >
부모님의 표정을 보고, 그 어떤 말도 안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눈물조차 나오려 하지 않았다.
그저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내가 시험이 끝날 때 까지 엄마 아빠가 괴물에게 습격당하지 않기를
우리 가족이 아무도 사라지지 않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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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지는 저녁, 얼굴 달린 나무 옆에 유토는 쪼그려 앉아 있었다. ]
"파루, 있잖아."
"세상이 너무 이상해져 버렸어."
파루 옆에 앉아,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파루는 멍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는다. ㅣ 'ㅁ' ㅣ
"아무도,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듣지 않아."
"피코가 잡아먹혔는데도, 반 아이들은 계속해서 수업을 들어"
"이런 세상이라면 엄마 아빠는 내가 죽어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릴까?"
"엄마 아빠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파루가 대답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미칠 거 같았으니까.
"있잖아,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해"
"어쩌면 지금 세상에서 나만 상식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내가 이상하게 변해버린 세상을 구할 열쇠라던가, 그런게 아닐까 하고"
슬그머니 파루를 흘겨봤다.
파루는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ㅣ -__- ㅣ
"귀찮아도 들어줘, 내가 이야기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
"아무도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질 않아..."
"있잖아... 내가 만약에 정말 세상을 구할 주인공이라 해도..."
"이건 너무 가혹해."
"비상식적인 사람들 사이에선 상식인이 비상식인이 되어버린다고!"
"나도 알아, 세상엔 분명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
"그래도 세상 어딘가를 뒤져보면 한 명은 있었어."
"한 명쯤은, 반드시 나랑 같은 상식을 지닌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그런데 지금은 한 명도 없어!"
"이 세상에 나 홀로 외톨이인 느낌이라고!"
파루는 입꼬리를 찡그리며 좋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ㅣ ㅡㅅㅡ ㅣ
"제발... 파루야..."
"너까지 나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지금 너를 생각해 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잖아...!"
"하아..."
ㅣ ㅡㅅㅡ ㅣ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날 때, 파루의 나무껍질이 검붉게 변해있는 게 보였다.
"이게 뭐지...?
내일 친구들한테 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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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토는 교실에 앉아있었다. ]
삼십 명이 넘던 우리 반 아이들이 이제는 이십 명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캔지랑 미키는 죽지 않았어
< "있지, 있지, 얘들아 우리 정말 대단한 거 같아!" >
< "이제 학교에서 지낼 규칙도 거의 다 찾아냈고, 이대로면 아무도 죽지 않을 거야!" >
미키가 신이 나서 주먹을 하늘로 뻗으며 외쳤다.
아니야.
학교는 원래 죽음의 위험을 감수하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고. 애초에
"내년에 4 학년으로 올라가면?"
방긋 웃고 있던 미키에게 질문을 던젔다.
< "어?" >
"학년별로 규칙이 다 다르다면?"
"그러면 또 누군가 죽어가면서 규칙을 찾아내야 해?"
정신 차려, 다들.
어려울 거란건 알고 있어.
내가 파훼해야해.
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그리고 만약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규칙이 다르다면?"
"고등학교는? 대학교는? 직장은?"
"매번 누군가 희생해서 규칙을 알아내야 하면 우리 중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는 거야?"
< "그렇네...?" >
내 말에 아이들은 충격에 휩싸인 듯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이상한 궤변으로 반박이 들어오지 않았다.
설마 먹히는 건가?
이제 다들 정신을 차리는 건가?!
< "아!" >
미키가 손바닥으로 주먹을 탁! 치며 이야기했다
< "나 방법이 생각났어!" >
미키는 검지 손가락을 쭉 펴 천장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 "선배들한테 물어보면 되는 거야!" >
< "분명 선배들도 우리랑 같은 과정을 겪었을 거야!" >
< "그리고 살아남는 규칙을 알아냈겠지!" >
< "서로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면 돼!" >
여자아이들이 꺄- 꺄- 거리며 양손을 모아 흔들어댔다.
< "역시 미키! 진짜 똑똑하다!" >
< "그럼 오늘 학교 끝나고 선배들한테 물어보러 가자!" >
"뭐어...?"
"아니, 아니, 아니...!"
"애초에 학교에 목숨을 걸고 다니는 이 상황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왜 다들 알아차리질 못하는 거야!"
"학교는 사람이 죽어가면서 규칙을 찾는 장소가 아니라고!"
< "유토! 갑자기 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 >
< "너, 요즘 너무 이상해! 우리가 알던 유토가 아니야!" >
친구들은 그런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익숙해.
이젠 익숙해.
"하아..."
한숨을 쉬며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차라리 나도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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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켄지, 유토 셋이 함께 파루를 살펴보러 왔다. ]
방과 후, 나는 미키와 켄지에게 파루의 검붉은 반점에 대해 말하고 함께 왔다.
파루는 뚱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ㅣ -__- ㅣ
< "아앗! 유토가 말한 검은 반점이 설마 이거야?!" >
미키는 무언가 안다는 듯 입을 양손으로 가리곤 놀라 했다.
< "어이, 어이, 이 반점이 대체 뭐냐고" >
"나도 몰라, 미키 너는 아는 게 있어?"
< "이건 나무가 걸리는 전염병이야!" >
< "헤에~ 나무도 전염병에 걸리는구나" >
나무가 걸리는 전염병...?
"그게 확실해?"
< "응! 책에서 봤어" >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해?
< "파루를 불에 태우면 돼." >
"아, 그렇구나. 파루를 불에... 뭐?"
파루는 나무잖아.
아니 아니, 사람이라 해도 불에 태우면 죽는 거잖아
"미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랬다간 파루는 분명 죽고 말 거라고!"
< "아니야, 유토! 불에 태운 후 그 자리에 씨앗을 심으면 돼!" >
미키는 검지 손가락을 시계 추처럼 흔들며 설명했다.
< "그러면 파루는 새로 자랄 거야!" >
< "아하, 그렇구나. 상식적으로도 그게 맞긴 해!" >
켄지는 맞장구를 친다.
대체 무슨 소리야.
애초에 그렇게 새 나무가 자란다 한들 파루가 아니잖아.
"너희들 지금 미친 거야?"
"이건 살인이야! 사람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 "유토, 너 정말 요새 너무 이상해! 내가 알던 유토가 아니야!" >
< "나무가 전염병에 걸리면 불태우고 새로운 씨앗을 심는 게 상식이라고...!" >
< "유토, 바보짓은 나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그리고 나도 그런 비상식적인 말은 하지 않는다고..." >
안돼, 안돼, 안돼
파루마저 죽고 말 거야.
파루,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왜 그런 표정으로 멍하니 있는 건데!
ㅣ ' ㅇ ' ㅣ
나는 온몸으로 파루를 가로막았다.
미키와 켄지로 부터 파루를 지키기 위해.
< "아잇, 정말! 내가 설명하고 어른들을 불러올게!" >
미키는 어디론가 뛰어가고, 켄지가 나한테 주먹을 날렸다.
< "유토! 이 자식 적당히 좀 해!" >
퍼억-!
< "네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
"이... 씨"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너희야말로 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나도 켄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미키가 어른들을 불러올 때까지 우린 서로 주먹을 날려댔다.
어른들의 힘에 의해 내 몸이 강제적으로 끌려 나온 후,
나무는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파루...! 파루...!"
눈물을 흘리며 발버둥 치던 그때, 파루의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ㅣ ^ ㅇ ^ ㅣ
불에 타오르면서도 환하게 웃고 있는 파루의 표정이...
파루, 너까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왜 웃고 있는 거야. 네가 불타고 있는데...
이러면 정말로 미키랑 켄지가 맞고 내가 틀린 게 되잖아.
"흑... 흐윽..."
정말 내가 비상식적인 거라고?
미키가 맞고 켄지가 맞고 내가 틀리다고?
아니야... 이건 아니야...
그때, 나를 놔두고 미키랑 켄지가 공원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둘을 쫓아갔다.
"잠깐..."
"얘들아 같이 가..."
< "그만, 유토!" >
< "더는 따라오지 마!" >
미키가 소리첬다.
그 말에 내 발걸음이 멈췄다.
< "너는 너무 이상해젔어! 너무 비상식적으로 행동한다고!" >
< "다른 애들도 모두 널 이상하게 생각해! 이래서는 함께 다닐 수 없어!" >
미키가 등 돌린 채 울먹이며 말했다.
< "미안, 유토. 나도 이젠 좀 지쳐" >
< "나도 여기까지인 거 같아... 이젠 같이 못 다닐 거 같네, 미안" >
켄지도 등 돌린 채 허탈하게 말했다.
땅에 주저앉은 나를 뒤로한 채, 둘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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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 지는 저녁 길, 유토는 홀로 걸어간다 ]
"어쩔 수 없어~ 더 이상 내 혼잣말을 들어줄 친구조차 없으니까."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세상에 가득하면 상식적인 사람이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는 거야~"
"세상 모두가 하늘의 태양을 달이라 부르는 세상에선..."
"햇님을 태양이라 부르는 사람이 이상해질 테니까~"
"아니면 정말로 나만이 이상해진 걸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적응하고 사는데 나만 올바르지 못한 걸까?"
"음~ 그럴 수도 있어."
"정말로 이상한 건 남들이 아니라 나일 수도 있어~"
춤을 추다가, 냇가에 비추어진 내 모습을 바라봤다.
"어쩌면 하늘이 내게 시련을 주신 걸까"
"세상의 주인공이란 어린아이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야"
"내가 마지막까지 버티면 세상이 원래대로 되돌아올까?"
"그 열쇠를 유일한 정상인인 나만 쥐고 있는 걸까?"
풍덩-! 냇가에 비친 내 모습을 향해 돌을 집어던졌다.
"미안, 엄마, 아빠, 친구들아... 설사 그렇다 해도 나는 더 이상 못할 거 같아."
"나... 너무 힘들고 외로워"
"그만둘래"
"나 혼자만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 거, 포기할래..."
"세상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일들 보다 혼자가 되는 게 더 무서우니까"
"죽는 거보다 외톨이가 더 싫으니까"
"내일부터는 나도,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거야...!"
나는 마음속 다짐과 함께 주먹을 꼭 쥐며, 집을 향해 나아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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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아빠의 자동차를 타고 학원으로 향한다 ]
더는 마음이 복잡하지 않았다.
친구들한테도 사과해야겠다.
그동안 내가 너무 비상식적으로 행동했다.
이제는 무엇이 상식이고 무엇이 비상식인지 충분히 인지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창밖을 내다보던 그 때
사람 머리가 갈라지며 수십 개의 촉수를 가진 검은 괴물이 튀어나왔다.
"아"
이 상황 알고 있어.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거야. 상식적으로
< "꺄아아악! 저게 뭐야! 경찰에 신고해!" >
엄마는 눈을 질끈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 "이런-! 당신! 유토! 안전벨트 꽉 매!" >
아빠는 인상을 쓰며 서둘러 엑셀을 밟아 괴물로부터 도망쳤다.
그래, 그래, 익숙해
여기서는...
"저런 괴물이 돌아다니니 큰일이에요."
"다행히 아직 시간이 남았어요. 시험에 늦지 않게 어서 학원으로 가야겠어요."
< "무슨 소리니 유토?! 지금 저런 괴물이 돌아다니는데 학원이 문제야?!" >
< "그래, 유토! 학원 시험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
...?
에?
"어?"
상식적으로...
"하지만, 그러다가는 좋은 중학교에 못 간다고요."
< 빠앙- 빠앙-! >
아빠는 내게 화를 내며 클락션을 울렸다.
< "장난하니?! 유토!! 지금 목숨이 달린 일인데 중학교가 문제야?!" >
< "도망쳐야 해, 도망쳐야 해! 괴물이 나타났다고 유토!" >
< "시험 같은 거 보다 네 목숨이 더 중요해!" >
...?
어라...?
"그럼... 집으로 가나요? 집이 가장 안전하니까..."
< "집도 안전하지 않아, 지금은 경찰서나.. 군인이라던가,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해!" >
< "어떻게, 어떻게 해, 유토가 이상해졌어. 유토...! 제발 상식적으로 행동해...!" >
아
아
아,
나는 동공이 풀린 눈으로 두 사람을 쳐다봤다.
아
이것은 세상에 재앙이 닥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오직 나의 재앙이다.
첫댓글 와씨... 끔찍하잖아...
ㅁㅊ암담하네
와..
그냥 무조건 주인공이랑 반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거야.?
와 진짜 끔찍하다…
어쩌란말이냐 트위스트추면서ㅠ
하...ㅠ 존나 암담하다
와 시바 어쩌란말이냐...........
유토 어떻게 되려나 ㅠ
아 진짜 끔찍해 ;;;;; 숨막혀 ㅠ
개킹받아 ㅜㅜㅜ
우짜라고요ㅠㅠ
와…. 미쳐돌아버릴듯
와,, 충격
와… 진짜 깝깝해진다
와 진짜 미칠것같겠다
미친….어쩌라고ㅠㅠ 걍 입다물고 살라는거가
유토야 우짜냐
오 내용 신선하다
와 시바 어쩌란 말임 ㄹㅇ
유토 억까 심하다 불쌍 미쳐버릴듯..
유토 너무 불쌍 ㅠㅠㅠㅠ 저런 식으로 살다가는 그냥 미쳐버리고 말거야 ㅠㅠㅠㅠ
미치네
어떡하라고, 어풍하라고, 어떡과라고, 어뜨카라고, 억떡 하라 고, 우뜨카라고, 모루카라고, 오픈카라고, 엉뜨켜라 고, 엉뚱 하라고, 오또카라고 어떡하라고, 어뜰하라고, 어 떡콰라고, 어뜨카라고, 어떡하라고, 우뜨카라고, 모루카 라고, 오픈카라 고, 엉뜨켜라고, 엉뚱하라고, 오또카라고
와 뭔가 이런 류의 주변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주인공 빼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게 일본식 전체주의랑 잘 맞긴 하다..
유토 개불쌍해
유토ㅜㅜ
유토 존나 불쌍하다 ㅠ
ㅠㅠ너무괴롭다
ㄷㄷㄹㅇ개기괴하다 존잼ㅜㅜㅜ유토불쌍해
너므재밋다
와 ㄷ ㄷ 어카냐
씨바 유토야 어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