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강지혜
봄 내린 뜰
메주를 찬찬히 펼쳐 놓으시는 할머니
콤콤한 몸이 햇볕을 쬐는 동안
흙 배긴 항아리를
짚으로 말갛게 닦으신다
오금 한 번씩 펼 때마다
햇볕이 불룩
장독마다 햇살이 튄다
항아리 안에 푸른 하늘이
먼저 둥그렇게 들어 앉고
볕이 잘 들어야 장맛이 좋은 거여,
할머니의 머리칼이 은실로 반짝인다
개집 속에 개밥 그릇도
볕 잘 드는 곳으로 나간다
햇볕을 따라 나간 누렁이
햇살에 버무려진 밥을
참 맛나게 먹는
따슨 바람과 햇발이
마당 그득 널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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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시인
충북 진천군 출생.
경기문협 제1기 수료
<머니투데이> 신춘당선 <시인의 시선> 사진시 부문. 윤동주문학상 외 다수.
현 청암문학 화성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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