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교체

별 것도 아닌 것이지만, 고민을 참 많이 했네요. 

전에 어떤 분이 '요즘 휴대폰은 오버스펙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고스펙이 필요한 몇몇 게임을 하는 경우나, 사진/영상 촬영을 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몇 년 전 휴대폰을 계속 사용해도 별 문제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쓰던 건 샤오미의 홍미노트 종류였습니다. 중국폰답게 유십칩 2개 꽂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외장메모리도 끼울 수 있게 되어 아주 편리했지요. (유심칩 2개짜리 폰을 구한 이유는 미국에 갔을 때에 한국 전화 유심칩과 미국 전화 유심칩을 동시에 꽂기 위함이었습니다. 꽤 편리하게 잘 썼지요.) 가성비가 참 좋아서 아마 기본메모리가 꽉 차지만 않았다면 계속 사용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중국은 번호이동이 어려워서 여차하면 다른 통신사에 새로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휴대폰에 유심칩 꽂는 자리가 2개인 경우가 기본이라고 합니다. 삼성 갤럭시 폰도 중국용은 유심칩 2개 꽂도록 되어 있지요.

이번 샤오미 폰은 햇수로 6년째 쓰던 것이라 가장 오래 써 온 스마트폰이고, 미국 여행다닐 때에 함께 했던 폰이라 더 각별한 느낌이긴 한데, 내장메모리가 꽉 찬 상태라 웹브라우저 속도 저하는 물론이고 일부 앱들이 버벅거리며 느리게 실행되다가 급기야는 카메라 앱이 메모리 부족으로 실행이 안 되어 버리더군요. 

이미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건 외장메모리에 저장하도록 설정해 놨기에 내장메모리를 확보하려면 사진/문서/동영상 외의 뭔가를 더 지워야 하는데, 지울 파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폰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폰을 바꾸기로 결심한 건 사진 촬영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취미 아닌 취미가 생겼다면 그건 사진찍기일 테지요. 아내의 아이폰을 보면서 사진 화질이 꽤 잘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삼성폰도 최근 달 촬영사진을 놓고 아이폰보다 더 잘 나온 부분이라든가 공연장에서 배우 촬영하기 좋다고 광고했던 내용들이 떠올라 결국 삼성 폰으로 샀네요. 이번에 새로 나온 갤 24 울트라입니다. 

휴대폰은 지난 금요일에 구입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자급제폰(통신사 제휴가 되어 있지 않은 '공기계'를 말합니다)을 사서 알뜰폰 가입을 하고 있기에 이번에도 같은 식으로 진행했지요. 쿠팡이나 몇 군데 인터넷 쇼핑몰 가격을 비교해 봐도 삼성닷컴에서 직접 사는 게 더 싸거나 별 가격차이가 없네요. 그래서 삼성닷컴에서 자급제폰으로 구입했습니다. 서울 강남점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는 특별 색깔로 선택해서 비용 결제하니, 바로 다음날인 토요일 점심때쯤 물건을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삼성닷컴로지텍' 이라는 자체 배송업체로 배송하더군요. 

주말에는 귀찮아서 놔 두고 어제 새 폰으로 옛 폰의 자료를 옮겼습니다. 삼성폰에서는 Smart Switch 라는 앱으로 자료를 옮기곤 하는데, 샤오미 폰에서 삼성 폰으로도 잘 옮겨질까 걱정했지만 대체로 잘 옮겨지네요. 설치된 모든 앱(증권앱 제외,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도 제외)과 전화번호,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사진, 문서, 동영상 등은 다 잘 옮겨졌습니다. 다만 항상 그러하듯, '메모'(노트)에 적은 내용은 전혀 옮겨지지 않네요. 이건 어쩔 수 없죠. 

그런데 앱이 옮겨졌다고 해도 앱은 초기 상태로 깔리기만 했을 뿐이라 각 앱들의 로그인, 사용자 등록 같은 건 다 다시 해 줘야 합니다. 금융앱 쪽은 공인인증서 옮기거나 등록하는 작업을 다 다시 해야 하고, 자주 사용하는 앱들도 다 다시 로그인 해서 자동 로그인을 걸어두거나 간편로그인을 다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톡의 경우 톡서랍에 따로 가입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폰에서 각 대화 백업을 하고, 새 폰에서 백업된 대화를 다운로드 하는 과정을 거치셔야 할 겁니다. 

이 작업을 다 끝낸 게 어제였지요. 작업 다 끝낸 뒤, 구형 폰에서 기존의 알뜰폰 유심칩을 뽑아 새 폰에 끼웠습니다. 곧 알뜰폰 통신사에서 문자가 오네요. 듀얼심 이용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며 링크를 클릭해 동의해 달라는 문자인데, 나를 낚으려는 피싱 문자가 아닐까 살짝 의심했지만, 잠깐 찾아 보니 정부 방침에 따른 사용자 보호정책인가 봅니다. 그래서 링크를 클릭해 동의했습니다. (저는 통신사로 KT 가 아니라 KT 계열의 알뜰폰 통신사를 이용하고 있는데, KT 계열 알뜰폰 통신사도 아래의 KT 본인인증 문자가 날아오는가 봅니다. 그런 식이면 SKT 계열의 알뜰폰 통신사는 아래의 SKT 본인인증 문자가, LGT 계열의 알뜰폰 통신사는 아래의 LGT 본인인증 문자가 날아올 것 같습니다.)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새 폰 구입 시에 쿠팡으로 주문했던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도 이미 폰과 같은 날 배송되어 준비되어 있으니, 새 폰에 액정보호필름 붙인 뒤 케이스에 넣었습니다. 

새 폰 사용 준비가 다 끝났네요. 

오늘 가볍게 동네 산책을 다니다가 벚꽃이 많이 핀 곳이 있어서 폰 카메라 성능테스트 겸하여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그늘이라 좀 어둡게 나왔네요. 

p.s.

삼성폰은 통화 중 음성 녹음을 할 때에 별다른 소리가 안 나서 좋긴 하네요. (좋은 건가??) 샤오미 폰 쓸 때에 통화 중 실수로 음성 녹음 버튼을 누르면 '통화 녹음을 시작합니다' 식의 메시지가 음성으로 큰 소리로 나와 당황한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알뜰하시군요. 저는 아이폰을 죽 썼는데 아이폰 7을 4-5년 쓰고 재작년에 바꿨습니다.

울트라 24면 통역이 된다는 AI폰 같은데 나중에 시험해보고 여기 알려주시죠.^^

네, 쓸 일이 생기면 사용해 보고 감상을 적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의 초창기 AI의 성능에 대해 대단한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카메라 때문에 산 폰이나 다름없어서요.....

최신형폰을 구입하셨네요.^^
요리사진, 야간옥외사진등 한번 찍어서 비교해보심 어떨까요?
그리고, 저도 동시통역 기능이 가장 궁금합니다.

저는 그냥 쭉 아이폰만 쓰는데 사진이 잘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달 찍은 것 보니 갤럭시가 더 좋더라고요.

최신폰 교체 축하드립니다
상세한 경험기 잘 읽었네요
저는 앱생활 위주라 갤럭시 와이드
만족중입니다
알뜰폰 유심도 잘쓰고있네요
벚꽃이 많이 공원에도 피었네요
한컷 남겨봅니다 실시간컷

이 글을 다 읽은 제가 기특합니다. 자세한 설명 도움 되었어요.
알뜰폰이나 샤오미폰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괜찮아 보이네요.

저는 처음 스맛폰을 아이폰으로 시작해서 안드로이드가 제겐 불편해서
쭉 쓰는데 사진은 남편 갤럭시가 훨씬 이쁘게 나오더라구요 ㅎ
아이폰이 갬성 사진이니 뭐니 하던데, 제가 보기엔 갤럭시 사진이 훨 좋아요.

축하드려요 갤럭시 앱이 쓰다 보니 편하긴 합니다 갤러리 들어가서 여러 보정기능을 쓰다보니 좋더라고요 지우기 기능 강추합니다 그나저나 S23FE 업그레이드는 언제 해줄라나요? 저도 번역기능 써보고 싶어요

생생하고 자세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는 만6년 넘게 7년째 쓴 엘지폰v30 바로 지난주에 갤럭시퀀텀으로 바꿨어요.
엘지폰 더 쓰고 싶었는데 너무 느려지더라구요. 원래5년째에 바꾸려했는데 쓰다보니 정들더라구요.

휴대폰 교체 이야기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거에 놀라고 갑니다. 쿨럭.

전 종이전화기, 유선전화기, 휴대폰, 스마트폰 이렇게 밖에 구별 못함ㅡ.ㅡ

사진 때문에 갤럭시 s23 이나 s24로 바꿀까?..를 한참동안 고민했던 입장에서
제법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결국은 바꾸지 못하고 '내년에 바꾸지 뭐 ~' 이러고 말았는데,
s24 울트라로 바꾸셨다는 내용을 보니 조금 부럽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