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제선 씨가 시인이라고 얘기했는데, 우리 젊은 시인이 하나 또 등장했어요. 이번 '니'를 읽어보시면 조수아(22세)가 아주 좋은 시를 시를 썼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한제선 씨가 협력해서 다음 세대와 같이 쓰면 좋겠어요. 아주 좋아요. 수아가 우리한테 왔을 때 두 살이었거든요? 아까 자기 소개를 하는데 스물두 살이라고 얘기해서 수아가 온 지도 20년이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여기, 동화하고는 10년. (오늘 얼굴) 봐서 너무 좋고.
지난 총회한 날 내가 한 말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우리 서로 다른 사람임을 축하하자는 말을 했더군요. 똑같은 말을 또 하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들 다 다른 얼굴을 보면서 우리 또 똑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사람을 축하하려면 그 다른 사람을 잘 알아야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부모 품에서 태어나고 다른 사람으로 자랐으니 서로 알아주고, 품어주며, 사랑하기가 쉽지도 간단치도 않습니다.
윤들 모람의 제안으로 지나간 '니'를 읽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갈등합시다', '몇 째로 태어나셨어요?', '질투', '버티기 작전. 고집' 이런 책들을 되 읽어보고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가집니다. 여기 모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웃되어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절히 쓴 니들의 마음을 다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 쓴 글인데 이제 읽어도 아직도 절실합니다. 이제까지 나온 예순 권 넘는 '니'의 특집 제목들을 훑어 보아도 함께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정말 간단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모두 다르게 창조하셔서 이 땅에 보내주신 뜻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임이 애쓰고 있습니다. 모임마다 모람들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모아 건강하게 서로 믿어주고 부추기며 사랑하려 했습니다. 녹음해서 자료집을 만들고 '니'와 소식지에 글을 쓰고 같이 연구하며 카페에서 서로 가슴 울리는 대화를 나눕니다. 우리는 서로를 아프게 하는 경쟁을 하지 않고 서로를 살리는 관계를 지키며 함께 숨을 돌리고, 바뀌고, 자라고, 영글어 가려 합니다. 서로의 바뀐과 자람에 공감하며 박수 보내고 같이 자랍니다.
한 미생물학자의 글에서 응원의 함성을 듣습니다. 36억 년 전부터 길게 살아온 미생물 화석을 소개합니다. 36억 년이에요. 오래 살아남는 미생물은 경쟁을 강조하는 '여왕설'보다 협동을 강조하는 '나눔의 원칙'으로 살아가는 종이라고 합니다. 넉넉하게 아미노산을 만들어 자기한테 필요한 것 이상으로 아미노산을 만들어 몸 밖으로 내보내서, 다른 이웃 개체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종들입니다. 경쟁보다 호혜 정신으로 살아 개체 사이의 유대관계를 맺으며 다양성을 가지게 되고, 변신을 거듭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자꾸 variation이 생기잖아요. 그게 자기로서는 건강하게 사는 거거든요.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다고 믿는 험악한 세상에서 오히려 친절하게 이웃과 서로 사랑하며 사는 남다른 각오로 살기로 합시다.
코로나로 생긴 지난 두 해를 지나오면서 우리가 협력해야만 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며 우리 여기 살아남았습니다. 이 돌림병에 걸려 고생한 많은 사람들과 삶을 마감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아픔을, 우리가 얼마나 무감각하게 지나쳐 왔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저립니다. 여기 최 회장님 올케 되시는 분도...
우리의 무감각함을 반성합니다. 그냥 숫자라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무도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살 길은 오직 이웃 사랑하는 길뿐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냉혹한 무관심 속에서 난민이 되고 전쟁에서 죽어가는지. 사람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물이 멸종되고 있는지. 우리 삶의 터전이, 지구가 얼마나 고통당하고 있는지, 멀고 가까운 우리의 이웃을 심각하게 살피고
사랑하는 일에 우리 모두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합시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호의 정신'이 아니라 '호혜 정신' 입니디
웃음이 납니다. 수정했습니다. 녹취 앱을 통해 텍스트 자료를 만들고 어색한 부분은 녹음을 확인해서 정리했는데요, 호의 정신이 약간 어색했는데 알트루사에서 '호의'를 강조하는 터라, 그런 맥락인가 하고 넘겼어요. 이 부분도 확인할 걸! 후회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