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사진
알트루사 여성상담소가 문을 연 1999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수요정신건강상담공부방(집단상담) 녹취자료집이 처음 발간됐습니다. 행사 전 모람들에게 배달되었고요. 아직 배달이 되지 않은 지역도 더러 있습니다만 모람들이 첫 자료집을 들고 첫 발간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보고 - 정신건강상담공부방 담당 이사 한제선
자료집 편집팀 - 최미리 소감
정신건강공부방 첫 자료집 작업을 하고 나서
2019년 수요집단상담 모임 때 참여자들이 녹취 푼 원고를 제가 수합했는데, 올해부터 책 발간을 위해 녹취 작업 정리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잊고 있었던 녹취 원고를 찾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는 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두 달 전만 해도 저는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풀지 못하고 오해만 쌓여가고 있을 때여서 많이 힘들었는데 1강 ‘마음이 건강하게 살고파’란 제목의 여는 글을 보면서 내 틀로 다른 이들과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 만들기를 위한 녹취 풀기 작업에 나도 참여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꼬여있는 내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중 알트루사 모람의 제안도 받아 함께 일해보기로 했습니다.
함께 작업할 사람들과 줌회의를 열고 서로 의논하며 녹취 푸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녹취를 다시 풀기 위해 녹음 파일을 들으니 낯익은 목소리들이 반가웠고, 모습도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간혹 아기 우는 소리, 웃음소리, 시끌벅쩍한 소리가 들려 마치 그때로 돌아가 있는 듯 생생했고, 녹음 파일 속 문선생님과 모람들이 궁금하고, 그리워져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습니다.
문선생님 말씀과 여러 모람들 대화하는 내용에 귀기울이며 웃고, 눈물도 흘리는 나를 발견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현장에서 했던 얘기들이 새롭게 들리기도 했고, 제가 수요모임에서 많은 얘기들을 놓치고 잘 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2강 여는 글에서 “살면서 걸리는 여러 가지 문제를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순조롭게 풀어가는 품을 길러야 한다”는 내용은 현실이 힘들다는 이유로 도망가 있는 지금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녹음 파일을 10번 이상 듣다보니 모람들 각자 풀지 못한 문제를 함께 얘기나누는 것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를 다르게 해석하게 되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람을 발견하니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저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기도 했고, 몰랐던 모람들을 알아가기도 하고,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끊임없이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애쓰는 게 새삼 느껴졌습니다. 또, 현재 내가 무얼 놓치고 무엇에 걸려있는지 확인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2강 소제목 ‘아이의 환상 이상적인 부모’에서 “누굴 사랑할 때 완벽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부족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에 걸려 녹취를 풀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습니다. 내게 충족되는 조건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면 살았다는 게 괴로웠습니다. 제가 있는 그대로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내 틀이 견고하고 남을 믿지 못해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게 부끄러웠고 안타깝지만 이해되었습니다. 그 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이 뒤늦게 와닿아 제겐 참 다행이었습니다. 비록 작업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제가 놓친 것을 일깨워주고, 걸린 문제들을 조금씩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작업이 완성된 서문 1강과 2강 자료집을 내기 위해 회의도 많이 했습니다. 윤문으로 바꾸는 작업을 할 땐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제 식대로 발화자의 말을 해석할까봐서이기도 했고, 발화자의 특징을 살려 마음과 생각을 살려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반복해서 읽어가며 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전문가도 아니니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고 같이 힘을 북돋우며 진행했습니다. 서로 바쁜 와중에도 마음을 공유하며 성의를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했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마음을 알기 위해 많은 얘길 나누었습니다. 함께 부족한 부분을 도와가며,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믿는 마음이 있었기에 재미있고 뿌듯했으며 고마웠습니다.
마침내 문선생님과 여러 모람들하고 협력하여 만든 정신건강공부방 첫 책이 나와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과 협력의 맛을 느끼며 함께하고 싶습니다.
자료집 편집팀 - 마리아 김희정 소감
세련된 촬영, 목소리 좋은 인터뷰어! 어찌된 일인지, 그는 누구인지 물었더니 마리아희정님 부군이시랍니다. 목소리가 좋아서 결혼하셨다나요? 유머가 넘치는 나눔이어서 모두가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