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전화 상담을
30여 년 전의 어느 날 늦은 오후. 보건진료소에 근무하던 시절의 어려웠던 응급상항을 가끔 떠올리면서 우리주위에서 일어 날 수도 있어서 글로 남기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날 다녀간 대상자들의 서류 등을 마무리하고 컴퓨터 앞에서 일어서려는데 밖에서 출입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계절에 따라서 농사일로 바쁜 농번기에는 자주 있는 가벼운 근육통 등으로 밤에도 진료 받으러 오는 주민들이 있다. 그날도 밤 10시가 조금 지나서 승용차 한대가 방문 했다. 방문자는 문이 미처 열리기도 전에 가뿐 숨소리를 내면서 “숨이 멎을 것 같다”고 호소(呼訴)하는 것이다. 진찰용 침대에 눕게 하고 혈당과 혈압을 쟀다. 혈당수치는 정상이었으나 혈압이 180/110mmHg. 동시에 163/min의 빈맥(빠른 맥박)이나 다행히 부정맥은 2/min 이었다. 평소에는 감기나 위장장애도 없이 건강한 30대의 젊은 청년이다. 관활 지역 내의 대상자에게서 이런 증상은 처음 인 응급상태 이다. 아니 마취과에서 근무 할 때도 만나보지 못한 위급한 상항이다. 그러나 당황한 모습을 대상자가 눈치 채면 상태는 더욱 악화 될 수 있어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숨기려 얼마나 노력 했던가. 승용차를 운전하고 온 동생도 많이 당황했는지 긴장 된 표정이었다. 밤 시간이라 조심스러워서 구급차를 부르고는 입술이 마르지 않도록 거즈에 물을 적셔서 덮어주는 등의 처치를 하는 시간이 5분정도가 지났을 때 다시 혈압을 쟀더니 130/80mmHg이고 맥박도 85/min이다. 혈압과 심장박동 수가 정상이다. 스스로를 의심 할 정도였다. 안정 된 상태임을 확인하고 대상자에게 물 1 cup을 마시게 하고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자초지종을 듣기로 했다. 사연을 듣고는 교과에서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아하 가정문제로 온 panic attack 즉 ‘공황장애(恐惶障碍)’ 이구나. 하면서 나도 안심이 되었다. G병원에서 보낸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의뢰서를 작성해서 응급실로 보냈다. 그리고는 응급시로 상태를 전화 했다.
대상자는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보건진료소 마당에 세워 둔 차를 가져갈 겸 들렀는데, 병원에서도 특별한 처치가 없었고 먹는 약만 조제 해 줬다는 것이다. 약을 확인 했다. 비타민과 소화제가 전부였다.
의뢰환자. 특히 응급환자를 의뢰했을 경우엔 환자상태를 유선을 통하여서라도 알려오는데, 회신도 없었다.
며칠이 지났는데 또 같은 증상을 갖고 내소하였다. 이번에는 안정시킨 뒤 의뢰서를 작성해서 연세대병원 신경정신과 의사인 K 교수님이 개업한 병원으로 가게 했는데, 내가 내린 진단명과 같았다. 즉 ‘공황장애‘라는 것이다. 그 후 부터는 약물처방은 K 교수님의 몫이고, 상담은 보건진료소장인 내가 담당 했다.
대상자가 상담하러 오면 먼저 래소한 대상자들이 모두 귀가 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했었다. 어떤 내용이든 터놓고 이야기 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고, 동시에 그가 가지고 있는 가정 및 정신문제가 혹시라도 지역사회의 이곳저곳으로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것을 막아주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약물은 신촌의 K교수님께 맞기고 멘토(mentor)로서의 역할만을 보건진료소에서 한 것이다.
맨티와 멘토의 대화내용은 특히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 된 내용은 반드시 그 비밀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대상자의 가족에게도 대상자 스스로 말 하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상담에 임 한다. 대상자의 할머니께서는 주말마다 무 한 개. 배추 한 포기. 때로는 과일 몇 개를 나무에서 따가지고 오셔서 손주의 상담내용을 알고 싶어 하셨다. 그리고는 "숨이 막힌 듯 괴로워 할 때 어떻게 해 줘야 하는지" 묻기도 하셨지만 대답 해 드릴 수 없어서 안타깝든 기억이 난다. 가족임에도 …… 그렇게 8년 정도 지내고 정년을 맞았다.
20여년이 지난 요즘도 그는 심리적인 문제나 공항증상이 발생하면 전화를 한다. “후임자에게 부탁할 테니까“ 라고 했을 때 그는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치 울먹이는 듯한 어조로 간곡하게 상담 해 줄 것을 부탁 한다. 자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아무에게나 터놓고 이야기 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귀찮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뢰 해 주는 그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 주기도 하면서 걸려온 전화엔 마치 가장 소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때처럼 진지하게, 아주 진지하게를 다짐 해 본다.
첫댓글 올려주신 소중한 작품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망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작품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빛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잘 보고갑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좋은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세요.
올려주신 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작품 올려주셔서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추위에 감기조심하십시요!
고운 작품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심과 행복하심을 기원 드립니다.
올려주신 소중한 작품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어디선가 기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늘 수고하신 좋은 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행복 하세요. 감사합니다.
훌륭하십니다. 행복하세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름다운 고운 마음 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고맙고 감사 합니다.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이 가득 하시기를 ....
부족한 솜씨의 작품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수고하신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