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텃밭이었던 시절에
참외랑 오이심던 고랑을 2개를 합치고 높여 만든 화단입니다.
이것저것 심고 아래쪽에 오니소갈룸을 심었어요.
오니소갈룸 움베라툼
요렇게 예쁜 꽃을 4월말부터 2주 정도 피워줘요.
이쁘고 월동 잘~ 하고 번식력이 무지무지 왕성합니다.
몇 년 전에 달빛노을님이 아이스박스 한 판을 주셔서 심었는데 진짜 혼자서도 잘 크는 착한 순둥이였어요.
올해도 예쁘게 아니 튼튼하게 잎을 올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봄에 잦은 비가 내렸고
보름만에 이런 상태가 되었습니다.
잎이 누래진 상태로 일부가 꽃을 피웠지만
누런 잎은 손으로 당기니 그냥 쑥 뽑힙니다.
그리고 꽃이 피는둥 마는둥 열흘만에 이런 지경이 되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짐작되는 화단의 작은 변화.
지난 겨울 화단 경계에 처음에 댓던 방부목이
낡아서 부서지는 것을 합성데크재로 교체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뼘쯤 화단을 넓혔어요.
화단은 중앙이 더 높아 아래쪽까지 자연스런 경사가 졌어요.
화단을 넓어지니까 메꿀 흙이 필요했는데
그때 준비된 모레가 없어서 그냥 밭에 황토로
채웠어요.
깊은가? 싶긴 했지만 잘 자랄것이라 생각했지요.
이게 패착이었던 것 같아요.
밤톨만한 오니소갈룸 입장에서 보면 생매장 당한 셈이에요.
구근 식재깊이는 2~3배라고 하는데
이거는 10배쯤 됐을려나..
그러면서 물도 안 빠지는 황토로요.
게다가 데크재를 정리할 때 화단쪽이 낮아지면서
빗물이 모이는 현상도 생겼구요.
그치만 아무리 물이 고인대도 그때 구근을 캐서 위로 조금만 올려 심었다면
비 몇 번 왔다고 저렇게 되진 않았을 거에요.
구근이 남은 것이 있다면 장마 전에 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캤었어요.
양파 썪는 냄새 ㅠ
구근이 녹아서 캔다는 단어를 쓸 수가 없었어요.
흙도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아 삽으로 파서 들통에 담았습니다.
괜찮은 구근이 보여서 모종판 펴서 말리고 있어요.
큰 구근이 녹아 뭉그러지고 겉에 자구가 남았거나
뿌리만 엉킨 것이 보여요.
가을 전에는 정리를 해야할텐데 말이죠~
오니소갈룸이 생매장 되었던 곳은
이후에 모래 많이 깔고 살균제도 뿌려 뒀어요.
한쪽 라인에 심어두니 봄철 화사하게 장식해서
나중에 틀밭이 만들어진 곳에 조금씩 나누려 했는데
계획이 앞당겨졌어요.
이번 오니소갈룸 사태를 보면서
물빠짐과 물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알았어요.
그리고 또하나!
의심스러울 땐 좀 번거로워도 손도 봐야지
아님 그 책임을 꽃들이 집니다.
첫댓글 서운하시겠네요
물빠짐 구근에게는 필수지요
고생하셨네요
워낙 강하서 잠시 안심했었는데
이제는 조심해야겠어요.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아...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실제로 접해보면 모두가 아는일이 가장 어렵네요... 방심하게 되기도 하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성희은아빠 올림
초보에겐 시행 착오가 약이 되지요^^
저는 20년을 심고 옮기고해도 아직도 늘 초보예요
아직도 모르는게 더 많거든요
이렇게 사진과 글로 설명해 주시니 많은 회원들이 이 글을 읽으며 큰 도움을 받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