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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한 명화 |
| 겨울을 살아 내는 법 피터 브뤼겔, <눈 속의 사냥꾼들>, 1565년, 패널에 유화, 117×162센티미터, 빈 미술사 박물관. |
12월이면 마음이 변덕이다. 눈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첫눈을 기다리게 된다. 하얀 풍경을 그리다 보면 자연스레 브뤼겔의 <눈 속의 사냥꾼들> 이 떠오른다. 1565년 그림이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 현대 일러스트를 보는 줄 알았을 정도로 오늘날 동화책처럼 따뜻한 촉감이 살아 있다. 왼쪽 언덕 위로 사냥꾼 셋과 개들이 고개를 떨군 채 걷는다. 앞사람 등에 걸린 여우 한 마리가 이번 사냥은 신통치 않았다는 사실을 말없이 전한다. 흐린 하늘과 앙상한 가지 끝에 앉은 새 그리고 눌린 색조가 공기 중 불길함을 더한다. 그러나 언덕을 따라 내려가면 풍경이 달라진다.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팽이를 치는 이들이 보인다. 몇몇은 얼음 구멍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다. 오른쪽 마을 굴뚝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아이들은 추위를 잊은 듯 뛰논다. 모두 제각각 나무를 패고 물을 길어 올리고 아이를 챙긴다. 사냥의 성과와 상관없이 마을은 제 리듬을 잃지 않는다. 이 작품은 실제로 보면 놀랄 만큼 치밀하다. 멀리서 볼 때는 하나의 겨울 풍경인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저마다의 온기가 뚜렷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풍경화인 동시에 겨울 생활 백과에 가깝다.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추위를 견디고 무엇을 해 먹으며 하루를 보냈는지가 촘촘히 기록돼 있다. 이 그림은 '한 해의 달'을 주제로 한 연작 중 '겨울' 장면이다. 교역 도시 상인에게 계절은 장사와 농사 그리고 축제의 달력이었고, 브뤼겔은 이 달력을 영웅담이 아닌 생활의 움직임으로 번역했다. 높은 시점에서 사선으로 이어지는 언덕길과 냇물로 시선을 유도하고 앞쪽 어두운 실루엣과 뒤쪽 밝은 평야를 대비시켜 겨울빛의 깊이를 자아냈다. 당시 겨울은 유난히 매서웠다. 16세기 중엽 유럽을 덮친 소빙하기 초입, 스페인 통치와 종교 갈등으로 네덜란드 사회가 흔들린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브뤼겔은 비극을 과장하지 않는다. 허탕 친 사냥꾼의 느린 걸음, 연못 위에서 균형을 잡는 아이들의 몸, 장작을 옮기는 팔과 등의 묘사를 이어 붙여 살아 내는 기술을 담담히 보여 준다. 이 그림이 오래도록 따뜻한 이유는 거창한 다짐이나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화면 곳곳에서 많은 이가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들은 주인 곁을 떠나지 않고 사람들은 서로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작은 실패가 곧 공동체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빈틈을 메우는 생활의 연쇄가 풍경의 온도를 만든다. 지금 우리의 겨울도 다르지 않다. 경제는 무겁고 들려오는 소식은 차갑다. 뜻대로 되지 않아 고개 숙여질 때가 많다. 그럴수록 이 그림을 떠올리며 겨울을 건너는 방식이 이미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가족과 친구, 이웃과 동료와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작은 온기를 이어 붙이면 이 계절은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 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브뤼겔은 그 장면을 한 화면에 모아 우리에게 건넨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때로 가난하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 속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다. 필요한 만큼의 장작을 모으고 제 시간에 불을 지피고 얼음 위에서 균형을 잡듯 하루를 다시 세우면 된다. 개인의 실망이 하루를 삼키지 않기를. 어둑해지는 하늘, 멀리 이어지는 발자국, 저녁을 준비하는 손놀림을 차례로 바라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곁에서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이 조용히 우리를 일으켜 세운다. 눈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차디찬 눈 속에서도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기에 행복한 계절. 이것이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아닐까. 정우철 | 전시 해설가 피터 브뤼겔, <겨울 풍경>, 1565년, 패널에 유화, 39×57센티미터, 빈 미술사 박물관. |
Last of the Mohicans - Emily Burak, Violin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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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고운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쌀쌀한 날씨
감기 유의하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1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감동방에 좋은 글 고맙습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어요 따뜻하게 여미세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고운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겨울을 맞이하는 환절기,
감기 유의하시고 건강한
12월 보내시기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