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플리안 및 안똔체홉극장을 사랑하는 여러분!
이래저래 안똔체홉극장이 내년이면 10년째 되어가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로비를 아고라 북클럽으로 리모델링,
작년엔 빌딩 창고를 애플개러지 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하며 점차적으로 대기공간의 편의와 연습공간을 확보하였습니다.
올해는 우리 공간에서 계륵과도 같은 야외 주차장을 공사했습니다.
일단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5년전 사진입니다만 바로 얼마전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주차풍경입니다.
대학로 어딜가도 늘 주차난이죠.
얼추 보면 건물에 6대가 주차 가능합니다. (사진상엔 주차비 내고 쓰는 사람, 몰래 댄 사람, 극장에 잠깐 들른 사람이 섞여있습니다. )
물론 건물주에겐 월주차라는 수익이 들어오는 공간이죠. 돈을 받았으니 건물주는 방치입니다.
한 9년을 이곳에서 상주 공연을 하다보니 이 주차공간의 복잡함을 극장이 떠안게 됩니다.
관객분들이야 잘 모르고 주차를 한다고 쳐도, 근처에 잠깐 온 사람도 비어있으면 대충 주차하고, 극장 관계자도 무단주차를 하곤 합니다.
그러면 건물에 주차비를 내고 주차를 하는 사람들과 시비가 벌어지죠.
연락처까지 없으면 아주 분노가 치밀죠.
사실 많은 무단주차는 관객반 배우반입니다. 공연중에라도 차를 빼달라고 하면 서로 불편해졌던 시절이 바로 엊그제죠.
이거 98%가 배우 집단인 우리 중 누가 24시간 주차관리를 하겠습니까? 말도 안돼는 얘기죠.
게다가 극장을 리모델링하고, 애플개러지 스튜디오를 만들고 하다보니 건물외관이 그럴듯 해졌는데 차들이 가려버려서 유명무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렇게 극장이라는 것이 있는 건물앞에 넓은 공간을 차여섯대를 위한 공간으로만 쓰인다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전손해가 아닌 정서손해)
저 공간을 퍼블릭한 공간으로 만들어서 누구나 쉴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라는 취지로 주차장을 가든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우선 지난 겨울, 주차공간의 월세를 떠안았습니다.
주차시비로 살인사건도 일어난다는데, 막상 확보하고 보니 진짜 주차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관리가 힘든 주차공간을 하루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마 이주환선생과 지난 봄, 자체 회의를 거쳐 벚꽃동산 공연 이후 6월에 객석리모델링 공사에 맞춰 바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객석 리모델링의 무산과 이른 장마로 인해 8월로 미뤄졌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전체적으로 데크를 까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예산문제 그리고 맨홀뚜껑 문제와 체홉동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우선 1차 데크작업만 올해 하기로 결정했죠.
장마이후 본격적인 데크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이 매시간마다 바뀌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묵묵히 들어 준(속으로는 혈압오른) 도마선생의 꼭 다문 입술과 팔뚝 잔근육에서 깊은 **이 느껴집니다^^
주차장 바닥이 평평하지않은데다가 경사가 있어 뼈대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요즘 순살자이 아파트가 많다는데 아마도 이런 부분에 소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기도 마찬가지죠,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 잔재주로만 연기력을 쌓으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죠.
마무리 작업 기념 타임랩스 남기기.
타임랩스로는 고작23초인데 반나절 작업분량입니다.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시간은 애초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E=MC2(상대성 원리) 하나로 영화를 완성한 인터스텔라가 생각나는 싯점입니다.
후에 데크 한켠에 '데크명장도마명장' 도마 이주환선생의 친필사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완성!!!
38도의 불볕더위와 씨름하며 공사를 끝낸 도마선생의 숭고함을 기리며 저 데크를 늘 즈려밟아주시기 바랍니다
기쁨도 잠시, 태풍이 곧 온다는 소식에 나무 보호를 위해 부랴부랴 오일 스테인을 칠합니다.
여기까지 1차공사의 완성입니다.
아직 애플가든의 공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141년이 지난 지금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스페인의 '속죄의 성가정 대성전' 완공보다는 빨리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차가 쉬는 곳이 아닌 사람이 쉬는 곳으로" 1부 끝!
*ps: 이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건물주님께 감사드리고 음으로 양으로 도움주신 유태균이사님, 정인범 극장장님께도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2차 공사 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