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때문인가. 봄꽃이 피는 오뉴월에도 이른 더위가 서둘러 찾아오곤 한다. 돌아가신 엄마의 생일날 아버지와 약천사를 오른다. 팔순을 훌쩍 넘은 아버지에게 가파른 오르막은 꽤 버거워 보인다. 관세음보살, 아버지는 가다 서기를 여러 번 반복하며 숨을 몰아쉰다. 노인의 이마에 그새 땀이 흥건하다. 집 뒤로 ..
이 너른 세상에 열 평이 대수일까마는 내 느낌으로는 테니스장만 한 공간이다. 매일 새벽 이 공간에서 간밤의 무사를 감사하고 새로 주신 하루를 기쁨으로 맞는다. 촘촘한 주택가 끄트머리 여기는 지붕 없는 집, 이름하여 솔밭집, 땅만 있지 건물은 무형이다. 3년 전 새벽이다. 걷기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