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속 우주.hwp84.50KB 세탁기 속 우주영설 노이, 어디까지 갔어?리유저블 백을 왼팔에서 오른팔로 바꿔 든 노이는 그제야 휴대폰을 제대로 들고 카메라 화면을 전면에서 후면으로 전환했다. 무인세탁소의 간판이 보였다. 류는 행거에 걸어둔 모자도 들고 갔는지 물어보려다 이어폰 너머로 넘어가는 잡음 때문에..
세탁기 속 우주.hwpx88.96KB세탁기 속 우주 비어 있던 옆방에 사람이 들어온다는 말을 고시원 총무에게 우연히 전해 들었다. 키가 작은 일본인 여자라고, 한국에 가족이나 친구가 아무도 없다니 저번처럼 소란스럽게 굴지는 않을 거라고. 고시원에서 지낸 삼 년 동안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간엔 새로 오는 ..
세탁기 속 우주.hwpx87.05KB세탁기 속 우주우안향 “길가에 똥을 싼 인간과 길 한가운데 똥을 싼 인간 중 누가 더 나쁘냐?”고요한 적막 속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렸다. 시간에는 움직임이 있어서, 시간이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고요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제일 느릿하게 걷는 점심시간 후의 윤리 수업은 ..
세탁기 속 우주.hwp88.00KB 세탁기 속 우주나권 플러그를 꽂고 물이 차길 기다려. 통의 반 정도 높이가 되면 정지 버튼을 눌러. 심장에서 먼 순서대로 차근히 물을 발라. 천천히, 놀라지 않게끔 다독이면서. 순서는 미리 설정해 두어야 해. 세탁과 헹굼과 탈수. 과정들의 횟수가 중요해. 목이 잠길락말락 하는..